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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두 손’에서 나오는 노동의 소중함

박찬재 두손컴퍼니 대표, 노숙인들에게 일자리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입력 2017-12-27 07:00   수정 2017-12-26 15:01
신문게재 2017-12-27 12면

“가난하다는 이유로 내쫓기는 노숙인들을 목격하면서, 그분들을 위한 일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시작됐습니다.”

2011년 7월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 사건을 지켜보며 평범했던 청년은 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길로 서울역을 찾아가 노숙인들을 직접 만났고, 몇 개월간 다양한 사연이 담긴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졌다.

결국, 노숙인들이 노숙을 할 수 밖에 없는 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청년은 이들 역시 일을 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는 것에 공감하며 함께 일할 수 있는 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박찬재(30세) 두손컴퍼니 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2012년 취약계층에게 ‘두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이념으로 삼고 스타트업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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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재 대표는 최근 풀필먼트 서비스 ‘품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 두손컴퍼니 제공

 


◇ 종이 옷걸이 개발로 수익 창출

박 대표는 처음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면서 서울역장을 찾아가 노숙인을 고용한 헌책방 사업을 제안했다. 하지만 평범한 대학생의 제안에 선뜻 응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휴대폰 분해, 가구 재활용 등 노숙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계속해서 찾아 다녔다. 여러 시도 끝에 종이 옷걸이를 제작해 세탁소에 무료로 제공하고, 그 옷걸이에 기업체 광고를 넣어 수익을 얻는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옷걸이를 조립해서 세탁소에 공짜로 제공해주는 B2B(기업 간 거래) 방식으로 일을 하게 됐습니다. 두손컴퍼니와 연계된 쉼터의 노숙인들이 종이 옷걸이를 만들고, 수익은 옷걸이의 틀을 감싸는 종이 지면에 기업이나 단체의 광고에서 나올 수 있도록 했고요. 노숙인들이 제작한 옷걸이가 판매되고 수익이 되어 돌아오면서 노숙인들도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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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재 대표. 사진: 두손컴퍼니 제공

박 대표는 ‘2013 대한민국 인재상’ 대통령상을 수상할 만큼 옷걸이 제작 사업에서 의미있는 결실을 냈다. 두손컴퍼니와 협력해 종이옷걸이를 제작하는 노숙인 쉼터가 점점 늘었고 2013년 당시 연매출 1억5000만원을 달성하는 등 고용창출과 매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옷걸이 제작은 주문량이 매달 달랐기 때문에 노숙인들에게 안정적인 급여를 제공하기에는 아직 부족했고,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3년간 제조업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10명 이하의 직원들이 일하는 소기업의 경우 물류 파트에 배치하는 인원이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3명까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핵심 분야로 분류되지 않는 물류 영역에 지나치게 투자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 소기업들은 물류대행사에 아웃소싱하기를 희망했죠. 당시 두손컴퍼니는 제조업을 하면서 물류 노하우를 축적한 상태라 이런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면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해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류업으로 전환, 풀필먼트 서비스에 방점

박찬재 대표는 2015년 3월 물류 사업에 발을 들여놨다. 그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이나 영세기업을 대상으로 한 물류시장에 주목했다. 작은 회사들의 경우 보통 포장과 발송 업무를 직접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이를 전문적으로 대행해 줄 업체가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결과는 좋았다. 물류업에 진출한 첫해인 2015년 물류 관련 매출액만 약 2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는 약 7배 이상 껑충 뛴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 목표액은 20억원이다.

직원 채용은 취약계층 직원들의 경우 연계된 쉼터에서 추천한 사람들을 뽑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들은 수습기간을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되며,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사업이 잘 되면서 직원 채용도 점점 늘고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최근 박 대표가 집중하는 사업 분야는 온라인 셀러를 위한 풀필먼트 서비스 ‘품고(poomgo)’다. 풀필먼트 서비스란 미국의 아마존에서 태생된 개념으로 이커머스 전용 물류대행 서비스를 뜻하는데, 늘어나는 이커머스 업체들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풀필먼트는 카카오나 네이버 해피빈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들과 연계해 중소형 온라인 셀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한국에서 제대로 된 풀필먼트 서비스를 완성하는데 방점을 찍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현재 많은 스타트업들이 IT인력이나 경력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더 많은 인재들이 스타트업계로 뛰어들어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태동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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