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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24시간 유기동물 지킴이, '브레멘캐스트'

입력 2018-01-03 07:00   수정 2018-01-03 20:10
신문게재 2018-01-03 12면

브레멘캐스트
브레멘캐스트 직원들과 길고양이 ‘으컁’. 홍의환 대표(오른쪽 아래 사진 가운데)가 자신의 반려동물인 으컁이를 안고 최용태(홍 대표 왼쪽), 권오성 대표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속 강아지는 스타트업캠퍼스 반려동물.(브레멘캐스트 제공)


독일 동화작가 그림 형제의 ‘브레멘 음악대’는 당나귀·개·고양이 등 버림받은 동물들이 브레멘 음악대원이 되기 위한 여정을 떠나며 자신들이 쓸모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감동적인 사연을 담고 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신을 아껴주던 사람에게서 버려진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은 물론이고 말 못하는 동물의 경우라도 자신이 버려졌다는 슬픔과 상처로 인해 치유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한다. 이런 동물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뜻을 함께 한 청년들이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창업 교육을 받다가 의기투합한 홍의환(33)·최용태(30)·권오성(27) ‘브레멘캐스트’ 공동 대표가 새해 첫 스타트업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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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받은 동물들을 ‘캐스팅’하다

브레멘캐스트는 동화 브레멘 음악대에서 ‘브레멘’을 따왔고, 뒤에 연기자나 배우를 뜻하는 ‘캐스트(Cast)’를 붙여 브레멘 음악대처럼 버려진 동물들을 새롭게 캐스팅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브레멘캐스트의 맏형인 홍 대표는 한때 자신도 마치 브레멘 음악대의 버려진 고양이와 같은 시련을 겪었다고 한다. 원래 요리사였던 그는 오랜 기간 음식을 하고, 세제 등과 물에 접촉할 일이 많다 보니 어느 날 손에 심한 수포가 발생하는 한포진(汗疱疹) 진단을 받았다. 대학병원까지 찾아갔지만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고, 요리를 중단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의사의 권유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너무나도 막막했어요.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었죠. 몇 개월 방황하다가 ‘안되겠다’ 싶어 일단 집을 내놨어요. 그때 운명처럼 ‘으컁’이를 만났죠.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을 따라서 길고양이 한마리가 저희 집에 온 거예요.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워낙 예쁘고 저를 잘 따라서 그때부터 함께하게 됐죠. 벌써 5년 전의 일이네요.”

이후 홍 대표는 평소 사회봉사에 관심이 많고,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것에 착안해 창업 교육 동기생인 최 대표, 권 대표와 브레멘캐스트를 창립하게 됐다.

“으컁이를 보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창업 아이템으로 정하자는 용기를 냈어요. 이후 모든 일이 술술 풀렸죠. 지난해 6월 창업을 하고 지난달까지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크라우드 펀드 및 동물보호 정보 미디어 공유에 힘썼어요. 특히 유기묘를 보호하기 위해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에서 진행했던 ‘꽃길고양이 캘린더’가 큰 반향을 일으켰죠.”


◇ 고양이들아~꽃길만 걷게 해줄게…‘꽃길고양이 캘린더’

 

브레멘캐스트 꽃길고양이 캘린더
브레멘캐스트 꽃길고양이 캘린더(브레멘캐스터 제공)

 

브레멘캐스트는 홍 대표가 대외협력 사업과 기획을 주도하고, 최 대표가 영상편집 및 마케팅, 권 대표가 제품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는 구조다. 아직 단일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활동을 하지는 않고,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다양한 동물보호 영상과 사진, 카드뉴스, 유기동물 보호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활동하고 있다.

그중에서 고양이가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시작한 ‘꽃길고양이 프로젝트’는 대학생과 청년들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 5마리의 유기묘를 꽃길고양이로 만들기 위해 캐릭터를 입히고, 이를 캘린더와 스티커 등으로 제작해 얻은 판매수익을 다시 유기묘 보호에 쓰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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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캐스트 꽃길고양이 캘린더(브레멘캐스터 제공)


“이화여대 입구 쪽에 가면 ‘지구별고양이’라는 카페가 있어요. 이름은 카페지만 학대받고 버려진 길고양이를 구조해 보호하는 일을 하는 곳이죠. 길고양이 구조 봉사를 해오던 조아연 대표가 사람들이 자유롭게 고양이를 보고 입양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4년 전 자신이 운영하던 카페를 유기묘 카페로 전환했어요. 참 쉽지 않은 결정이죠.”

지구별 고양이는 현재 조 대표와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카페 수익금은 고양이의 치료, 중성화 수술, 예방접종 등 고양이를 위한 일에 사용된다. 홍 대표는 꽃길고양이 캘린더를 제작해 치료가 필요한 고양이를 위해 절반을 기부하고, 나머지 절반은 스타트업 활동에 필요한 경비로 쓴다. 이 같은 취지에서 시작한 꽃길고양이 캘린더 프로젝트는 12월 한달에만 258만원이 넘는 펀드에 성공, 캘린더 제작이 마무리됐다.


◇ 혼자가 아닌 고양이·강아지…“너희들은 절대 버려진 게 아냐”

홍 대표는 오는 19일부터 강남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3회 국제캣산업박람회에 부스를 꾸려 브레멘캐스트를 알려낼 예정이다. 버려진 동물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타트업의 성격상 자신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도 꾸준히 홍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부터 전단지부터 홀 서빙, 주방, 카운터, 이마트 야채판매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요리사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첫 직장인 조선호텔 베이커리에서부터 쉐라톤 인천호텔 요리사 시절까지 다양한 경력을 쌓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죠. 그런데 창업을 한 뒤 자주 느끼는 게 ‘우리의 일이 소중하다’는 것을 더 알려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반년 동안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많이 알려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브레멘캐스트를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수익이 뒤따르지 않으면 스타트업이 유지되기 힘드니까요.”

홍 대표는 ‘베풀면 돌아온다. 마음가짐이 모든 걸 결정한다’는 말을 자주 되새긴다고 한다. 큰 이익을 얻는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새해 소망을 묻는 질문에 “기부를 많이 하고 싶고, 소외된 동물을 더 많이 도울 수 있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고 서슴없이 말하는 가슴 따듯한 사람이다.

개인적으로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5년째 자신의 곁을 지켜주고 있는 여자 친구와 올해 꼭 결혼을 하고 싶다”며 쑥스럽지만 진심 가득한 속내를 털어놓는 순박한 청년이기도 하다.

“현재는 정말 힘들고 죽을 것 같아도 주변에 항상 친구, 지인, 가족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브레멘캐스트 역시 언제나 버림받았다고 슬퍼할 고양이와 강아지 등 유기동물이 다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보살핌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작지만 소중한 정성을 보태주세요.”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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