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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13억 IT 인구 '슈퍼코끼리' 잡아라

[권기철의 젊은 인도스토리] 기회의 땅 인도, 제대로 알아야 백전백승

입력 2018-01-15 07:00
신문게재 2018-01-15 13면

최근 중국을 대신할 수 있는 시장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인도 시장이다. 모건스탠리는 인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7.5%, 내년에는 7.7%에 이를 것이고 2028년에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 국가로 도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 모디 총리는 집권 후 ‘Make in India(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을 통해 그간 1차와 3차 산업에 치우쳤던 기형적 산업구조를 2차 산업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법, 제도 그리고 정책들을 차곡차곡 정비해 나가고 있다. 그 결과 최근 세계은행이 발표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가 30단계이나 올라섰고 경제 성장에 따른 소득 증가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 인도 시장의 변화, 젊은 인구 증가 및 세계화

 

gst-launch-pti (사진=PTI)
2017년 7월, 인도 독립 후 가장 큰 조세 개혁으로 기록되는 GST(상품용역세법) 통과 기념 행사 (사진=PTI)

 

인도에서 한국 브랜드 이미지는 90년대부터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찍 진출한 현대, 삼성, LG 등 대기업의 영향으로 무척 긍정적이다. 하지만 K-Pop은 통하지 않는 모순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런 복잡한 인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알아 둬야 할 것이 있다.



첫째, 곳곳에 사회주의적 제도와 관행이 숨어있다. 인도는 1991년에 인도형 사회주의 경제가 개방 경제로 바뀌었고 그 후 한국 대기업들이 진출했다.

둘째, 가파른 성장과 조세 제도 개혁이다. 2000년 이래 매년 7~8%를 상회하는 경제 성장률 그리고 10여 년의 논쟁 끝에 최근 시행된 GST(상품용역세)를 눈 여겨 봐야 한다. 인도는 16개의 복잡한 세금 체계를 하나로 단순화시켜 매년 2% 이상 추가적인 경제 성장이 예상된다.

셋째, 디지털에 강한 젊은 인구의 급격한 증가다. 인도의 평균 나이는 29세(한국은 41.2세)로 젊은 인구의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다. 디지털에 친숙한 젊은 경제 주도 인구층들이 증가하며 소비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넷째, 세계화의 교두보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화를 통해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 구매할 수 있게 되었고, 뿐만 아니라 영어에 능통하고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고급 인력을 활용해 인도를 세계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는 기업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인도 2위의 통신사 보다(Voda)폰도 인도 진출을 기반으로 아프리카로 진출할 수 있었다. 미국 농기계 전문회사 디레의 경우 인도를 교두보로 인도 내수는 물론 동남아, 아프리카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 특히 IT 기업들은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워 미국과 선진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매년 평균 13.5% 수출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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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한 시골 농부가 인터넷으로 온라인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LiveMint)

 

다섯째, 인도 경제 성장의 동력 IT 붐이다. 특히 IT 붐으로 쉽게 창업하고 저렴한 인건비로 기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술에 열광하는 젊은 기술자들은 보다 쉽게 직장을 잡고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구매를 시도하는 충실한 소비자로 성장했다. 산업 규모면에서도 IT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6년에 전년대비 9.2% 성장한 1600억 달러(한국은 약 500억 달러)로, 전 세계 IT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3%에 이른다. 2009년 이래 매년 평균 10% 내외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IT 산업 내에서 서비스 부문이 HW 부문보다 무려 5.7배 이상 큰 기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는 HW가 강한 우리 기업들에게는 기회 요소다.

인도의 IT 붐은 인도 사회에 ‘길거리 상가보다 인터넷 상점을’이라는 말을 만들어내며 산업의 변화를 이끌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편승한 인도 디지털 산업은 전 세계 2위의 휴대전화 보급율(약 7억 명이 사용), 3억 5000만 명 이상의 인터넷 사용자(세계 3위) 등 양적으로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하지만 누구도 인도의 산업과 경제가 이 정도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인구에 비해 IT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고 이제 겨우 경제 발전에 눈을 뜬 상황이기 때문이다.  

 


◇ 인도로 가는 길, 지름길은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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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높은(3600m) 인도 북부 히말라야 관광도시 레(Leh)에 들어선 삼성 체험 매장, (사진=삼성전자)

 

인도에 진출한 기업 수를 살펴보면 한국 기업은 일본의 10분의 1도, 중국의 80분의 1도 되지 않는 불과 500여 개에 불과하다. 이렇게 한국 기업들의 인도 진출이 어려운 이유가 무엇일까? 

 

먼저 인도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부족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것이 가장 크다. 또 인도 시장 진출에 대한 비전과 목적이 불분명하고 달성을 위한 방법을 찾기 힘든 것도 큰 이유다. 그들과 접촉 기회도 많지 않기에 상관습을 비롯한 인도인의 특성 파악이 힘든 것도 인도로 향하던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인도 진출을 꿈꿨지만 포기한 기업인들과 만나보면, 데이터에 대한 불확실성도 많이 이야기한다. 인도는 데이터만으로 절대로 이해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데이터 정확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있는 데이터로도 시장 파악이 쉽지 않다. 거시적인 데이터는 여러 기관을 통해 얻을 수 있지만 그 데이터에 뒤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니스프리 구르가온 매장
인도 구르가온 이니스프리 매장, (사진=RougePouts)

 

지난 2014년 모 중소 IT 기업은 인도 전자 결제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90% 이상이 선불폰인 인도에서 통화 잔량을 보여주는 간단한 앱을 개발해 사용자를 확보하면 투자자들은 찾아낼 수 있다는 계획을 세우고 진출했으나 초기 수익 모델 창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수백만의 이용자가 확보되자 일본 소프트 뱅크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현재는 이를 기반으로 인도 전자결제 사업자로 선정되어 성공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인도 진출 목표를 선정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소비자 특성과 니즈를 분석해 가장 쉬운 방법을 찾아 시장에 진출해서 최종 목표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만일 초기부터 전자 결제에만 목적을 두고 사업을 진행했다면 기존 전자 결제 강자들에 밀려 사용자 확보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미국의 한 경제학자가 언급한 ‘If you can win in India, you can win everywhere(인도에서 성공하면 전 세계 어디서든 성공할 수 있다)’는 역설은 성공하면 과실은 크지만 그만큼 인도 시장 진출이 만만치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권기철 기자 speck00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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