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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규제혁신 없인 미래 먹거리 없다

입력 2018-01-14 15:08   수정 2018-01-14 15:09
신문게재 2018-01-15 23면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우리나라가 제도적 한계로 기업하기 어려운 국가로 지목되면서, 정부는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번 정부도 뿌리박혀 있는 규제를 뽑아내고 먹거리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쉽지 않다. 지난 50년 이상을 규제 일변도의 포지티브 정책을 추진하면서 부처별 몸에 익는 관행과 기득권 유지를 위해 부처 간 이기주의는 물론 중복 투자와 사각지대 등 기업하기 힘든 구조적 문제가 만연해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같은 규제를 하나하나 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그 많은 규제를 풀기 쉽지 않은 것은 물론, 푸는 규제보다 새로 만들어지는 규제가 더 많은 모순된 상황에 놓여있다. 너무 많아 정리도 힘들고 부처 간 역할도 얽혀 있어 협의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규제를 하나하나 풀기보다 아예 전체를 뒤엎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될 정도다. 특히 관련법이 상충하거나 중복되는 경우도 많아서 하나를 풀면 다른 관련법이 위배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많다. 실타래가 얽혀있는 상황이 어디가 끝인지 시작인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 현상의 해결책 중 하나로 스타트업과 같은 신산업 관련 규제를 만들기보다 진흥법 활성화를 추진해 향후 신산업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최소화하자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규제가 몸에 익은 중앙정부 산하 부처의 관행적인 태도도 문제고 관련 이해단체들이 이권을 놓친다고 판단해 진흥법 활성화를 필사적으로 반대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어 우려된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은 최소한의 규제를 원칙으로 하는 네거티브 정책을 통해 산업화를 통한 먹거리 확보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안전, 배기가스, 소음 등 원칙적인 규정만 준수하면 자유로운 사업 활성화가 가능해 빠르고 제한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관련된 지원도 국가나 지자체 차원에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어 단기간 내 아이디어 창출과 글로벌 사업화가 가능하다. 특히 중국은 떠오르는 신성이다. 이미 스타트 업 등은 물론이고 사업하기 가장 좋은 국가로 편입되고 있다. 웬만한 분야는 시장 진출이 용이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하고 세계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산업화 규모를 넓히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먹거리 확보와 시장 선점 전략으로 후발 주자가 끼어들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스타트 업 등 다양한 사업을 하기 어려운 국가다. 처음부터 규제 중심의 포지티브 정책으로 사업 진출 영역이 한정돼 있다 보니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규제와 제한으로 점철돼 있다. 타이밍이 늦고 규제가 발목을 잡다 보니 다른 국가에 먹거리를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의 경우 국민의 안전이라는 전제로 규제를 남발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그럴듯하고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경우도 많아 관련 신산업을 시작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관련 규제를 들여다보면 입증된 안전 확인 절차도 아니고, 우리보다 까다로운 선진국도 허가하는 상황임에도 불구 제한부터 하는 사례도 즐비하다. 따라서 대기업 중심의 메이커 창출도 힘들고 중소기업은 명함조차 못 내미는 상황이 빈번하다. 독일식 히든 챔피언과 같은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예로 자동차 분야를 들 수 있다. 트럭이나 버스 등의 안전을 강화한다면서 90㎞와 110㎞의 한계 속도를 규정해 애꿎은 개인용 11인승 승합차가 대상에 포함되면서, 시장 안에서 11인승 승합차의 입지를 좁히는 규제도 존재한다. 세계 선진 글로벌 시장에서는 개인용 차량을 이렇게까지 규제하지 않는다. 일선에서 불법으로 제한속도를 풀다가 쇠고랑을 차는 범법자 양산도 즐비하다. 해당 자동차 메이커는 중앙정부로부터 좋지 않은 인식을 받을까 대꾸조차 못하는 상황을 보면 우리의 규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튜닝 확산을 한다면서 중소기업 육성은 고사하고 대기업 부품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항목이 여럿 추가되면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방식이면 굳이 튜닝을 할 필요도 없고 처음부터 대기업에서만 사업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 또 경제부총리가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푼다며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시점에 정부 한쪽에서는 해당 차량이 출고할 수 없는 까다로운 기준이 포함된 규제를 강화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만들어질 정도다.

상기한 예는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뿌리 깊은 규제 일변도와 머릿속에 박혀있는 기득권 유지를 탈피할 수 있는 확실한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 먹거리 확보는 불확실하다. 이제부터라도 확실한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내외적인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동기 부여와 정신자세가 필요하다. 중앙정부부터 정신 차려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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