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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한현욱 아주대 교수 “헬스케어 빅데이터 ‘전문가양성·전문부서신설’ 급선무”

[브릿지 초대석] 한현욱 아주대 의료정보학과 교수

입력 2018-01-25 07:00
신문게재 2018-01-25 12면

한현욱 아주대병원 의료정보학과  교수2
한현욱 아주대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과 교수는 “한국이 전세계에서 헬스케어 빅데이터 분야를 선도할 수 있으려면 해외처럼 홍보 및 비즈니스 활용과 함께 관련 제대로된 빅데이터 전문가가 많이 배출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윤모기자yym@viva100.com

 

“우리나라가 헬스케어 빅데이터 분야에서 뒤처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전국민 대상 의료보험 서비스로 방대한 빅데이터를 모아놓고 있는 한국이 의료 선진국처럼 홍보 및 비즈니스 활용이 잘 받쳐준다면 충분히 전세계에서 헬스케어 빅데이터 분야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부가 5년 동안 103억원을 투입해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현욱 아주대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과 교수는 국내 헬스케어 빅데이터에 대해 이같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성장을 이끌어 가기 위해 이 분야의 충분한 빅데이터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빅데이터는 기술자와 사이언티스트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는 아직 기술자가 더 많은 상황”이라며 “산발적이고 현실성이 떨어진 정보들의 중재를 위해서는 국내 정보의학인증의 제도도 미국처럼 전문가 수준으로 한층 격상시켜야 다양한 분야의 빅데이터 활용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헬스케어 빅데이터에 대한 다양하고 현실적인 내용을 담은 책 ‘이것이 헬스케어 빅데이터이다’를 출간한 한 교수는 지난 24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 헬스케어 빅데이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목조목 풀어놨다.
 

한현욱 아주대병원 의료정보학과  교수
한현욱 아주대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과 교수는 “의료정보학회에서 정보기술에 대한 개념을 가진 전문의들을 키워내자란 취지로 ‘정보의학인증의’를 운영 중인데 과연 1년이란 과정이 헬스케어 빅데이터 전문가로서 충분한 역량을 갖춰는가에 대해선 의문”이라며 “미국처럼 서브스페셜리티와 같은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양윤모기자yym@viva100.com

 

-우리나라와 해외의 헬스케어 빅데이터 발전 상황을 설명해달라.

“해외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의대를 졸업하고 진로방향에서 차이가 난다. 국내는 의대생 99%가 임상, 단 1%만이 생물학, 빅데이터 등 다른 전문분야로 진출한다. 반면 미국은 생물학, 의공학,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약 3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연구의 다양성들이 생겨나고 빅데이터 전문가들도 많이 배출되고 있다.”

-최근 헬스케어 빅데이터가 화두로 떠오르며 의사들의 관심이 많아졌을 것 같다. 어떤가.

“관심이 굉장히 뜨겁다. 실제로 의료정보학회에서 정보기술에 대한 개념을 가진 전문의들을 키워 내자는 취지로 ‘정보의학인증의’란 과정을 만들었다. 의사면허소지자 30~40명 정도를 선발, 매주 토요일 6시간씩 1년 단위 과정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1년 프로그램으로 헬스케어 빅데이터 전문가가 탄생될 수 있을 것인가이다. 물론 저변확대를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본인 전공분야 외 헬스케어 빅데이터 전문가로서 충분한 역량을 갖춰는가에 대해선 의문이다. 인증의를 딴 전문의 100명 중 1명 정도만이 활동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먼저 도입하고 이미 서브스페셜리티(sub-speciality)로 격상된 상태다. 학회에서도 미국처럼 서브스페셜리티와 같은 시스템 도입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현욱 아주대병원 의료정보학과  교수8
한현욱 아주대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과 교수는 “데이터를 개인에게 돌려주는 사회. 즉, 환자들이 직접 데이터를 소유하는 자기주도형으로 가야 한다”며 “앞으로 환자 맞춤형 치료(정밀 의료)로 가는데 있어 개인 참여형태로 바뀔 것이며 현재 이슈가 되고 있지만 개인 주도형 블록체인 기술이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 본다.”고 예측했다.양윤모기자yym@viva100.com

 

-헬스케어 빅데이터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이야기가 ‘개인정보 보호’다. 어떤 점들이 보완돼야 하나.

“현재 각 병원의 병원 정보시스템은 운영체제, 프로그래밍 언어,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이 매우 다양하다. 때문에 표준화된 분석정보시스템의 인프라와 표준화된 임상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 개인 정보 보호 규제에 저촉되지 않은 ‘공통데이터모델’(CDM) 기술을 적용, 연구·상업화 용도로 빅데이터를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번 CDM 대상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건강보험공단 등인데 더 기대를 한다면 앞으로 연속적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공공기관들과 깊이 있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병원들 간의 통합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통데이터모델이 구축되면 문제가 많이 줄어드나.

“문제가 없지는 않다. 공통 데이터를 만든다고 해도 임상 데이터에 한정돼 있는 점, 통계치의 재해석 과정의 필요성, 의료기관 간 의료 데이터 연계가 안되고 데이터 분절화, 실시간 분석과 비정형 데이터 분석의 어려움 등이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으니 미래에는 지금보다 한층 더 진보된 형태의 공통 데이터모델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공통 데이터 모델 성공의 최대 관건은 얼마나 많은 의료기관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각 의료기관에서는 헬스케어 빅데이터 전문가 부서를 별도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전문가 부서 없이 공통 데이터 모델을 구축하면 해당의료기관은 데이터 소비자 역할을 하지 못하고 데이터 공급자 역할만 할 가능성이 높다.”

 

한현욱 아주대병원 의료정보학과  교수6
한현욱 아주대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과 교수는 “공통 데이터 모델(CDM) 성공의 최대 관건은 얼마나 많은 의료기관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각 의료기관에서는 공통 데이터 모델 기반으로 자유롭게 연구 설계가 가능하고 또 최대로 활용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헬스케어 빅데이터 전문가 부서를 별도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윤모기자yym@viva100.com

 

-최근 헬스테어 데이터 관련한 책을 출간하셨는데 어떤 내용인가.

“기존에 나와있는 헬스케어 관련 많은 책들은 대부분 비즈니스적인 관점으로 접근했다. 현실을 알아야 하는데 비즈니스 모델만 얘기하다 보니 꿈만 크게 만들어 놓은 것 같다. 현실을 알아야 미래가 있지 않겠나. 그래서 이번에 출간한 ‘이것이 헬스케어 빅데이터이다’에서는 기술·학문·비즈니스·교육 등 많은 것 들을 녹였다. 또한 관련산업의 어려운 점이 무엇인가에 대해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어 많은 직접 인터뷰했다. 헬스케어 빅데이터에 관한 ‘종합선물세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이다.(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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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현욱 교수가 펴낸 ‘이것이 헬스케어 빅데이터이다’에는 관련 기술·학문·비지니스·교육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앞으로 보건의료기술발전에 따른 생활의 변화를 그려준다면.


“데이터를 개인에게 돌려주는 사회, 즉 환자들이 직접 데이터를 소유하는 ‘자기주도형’으로 가야 한다. 앞으로 환자 맞춤형 치료(정밀 의료)로 가는데 있어 개인 참여형태로 바뀔 것이며 현재 이슈가 되고 있지만 개인 주도형 블록체인 기술이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 본다.”

 

 


◇ 한현욱 아주대학교 교수는

 

한양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의사면허와 함께 의료정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중계생명정보학 컨퍼런스의 과학프로그램 위원, 산업자원부 분산형 바이오 빅데이터 실무위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미래의료 포럼 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교실에서 연구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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