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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쇼트트랙 최민정 실격…킴부탱 SNS 테러 ‘정당?’

입력 2018-02-1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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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과 킴부탱(연합뉴스)

킴부탱(23,캐나다)이 끝내 자신의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최민정(20, 성남시청)이 쇼트트랙 500m에서 은메달을 따고도 실격되는 아픔을 맛봤다.

최민정은 13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2위로 들어왔다. 그러나 심판은 최민정이 추월하는 과정에서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에게 임페딩을 했다고 판단, 최민정을 실격시켰다.

이에 따라 폰타나가 금메달, 3위로 들어온 판 케르코프(네덜란드)가 은메달, 4위 킴부탱(캐나다)이 동메달을 차지하게 됐다.

비디오 판독 결과, 킴부탱 또한 최민정을 밀치는 장면이 잡혀 누리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킴부탱이 지난해 월드컵 4차 대회 1000m 결승에서 심석희와도 충돌하는 등 한국 선수들과 악연이 뒤늦게 알려져 공분을 자아낸다.

그러나 킴부탱을 향한 악플 테러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심판의 판정에 대해 정확했다고 보고 있다.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이정수 KBS 해설위원과 조해리 SBS 해설위원도 "아쉽지만 판정이 맞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수 위원은 "쇼트트랙 규정이 바뀌었다. 후방에서 추월하는 선수가 앞 선수에 팔을 넣고 들어오면 강하게 규제한다. 과거엔 심판 재량이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잡는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 역시 "추월하려는 과정에서 왼손을 넣으면 무조건 실격"이라고 덧붙였다. 심판이 최민정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지만 판정은 문제없다는 게 중론이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세계 최강이지만 유독 올림픽 500m와 인연이 없었다.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전이경이, 2014년 소치 대회에서 박승희가 동메달을 딴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최민정이 사상 첫 은메달을 땄지만 실격되면서 허탈해진 일부 누리꾼들이 김부탱을 향한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킴부탱은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레이스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빙판을 떠나려고 했는데, 엘리스 크리스티(28, 영국)가 내게 ‘기다려 봐’라고 말했다”면서 “크리스티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알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킴부탱은 “나는 레이스 상황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4위로 달리던 크리스티는 최민정과 킴부탱의 자리다툼을 뒤에서 지켜봤다. 그는 경기 중 최민정과 킴부탱, 폰타나가 뒤엉켜 있던 상황을 보며 ’한 사람이 실격당할 것이라고 예감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는 “최민정과 킴부탱이 부딪힐 때 추월할 기회라고 생각해 치고 올라가려다가 같이 부딪혔다. 너무 속도가 빨라 자세를 유지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민정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실격 사유는 못 들었는데 피니시(결승선)에서 부딪힘으로 실격하지 않았나 싶다.”며 “심판이 본 카메라와는 각도가 조금 달랐다. 그래서 실격 사유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잘했다면 충돌이 없었을 것이다. 남은 종목 잘 준비하겠다”고 결과를 받아들였다.

킴부탱은 국내 누리꾼들의 악플로 끝내 SNS 계정을 닫았다. 판정 자체는 문제가 없기에 누리꾼들의 행동은 불필요하다. 무분별한 악플은 발달된 인터넷 문화의 그늘이다. 그들의 욕설 테러가 외신에 소개된다면 평창올림픽 얼굴에 먹칠하는 꼴이 된다.

쇼트트랙은 몸싸움이 잦은 스포츠이고 선행 주자에 우선권을 준다. 최민정의 실격 사례는 다소 억울하지만 제2의 김동성-안톤 오노 사례는 아니었다. 누리꾼들이 킴부탱을 향한 분노를 멈춰야 하는 이유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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