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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베토벤도 감탄할 모리스 베자르의 '몸 교향곡'… 영화 '댄싱 베토벤'

[혼자보기 아까운 히든콘] 영화 '댄싱 베토벤'

입력 2018-02-19 07:00
신문게재 2018-02-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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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자 죽음 그리고 사랑. 모차르트와 프레디 머큐리, 고전 혹은 모던 발레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던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Maurice Bejart), 20세기 발레 혁명가였고 현대무용의 신화였던 그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댄싱 베토벤’(Dancing Beethoven)이 22일 개봉한다.

그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무용수 루돌프 누레예프,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 재즈 뮤지션 글렌 밀러 등과 함께 한 끌로드 를르슈 감독의 1981년작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Les Uns Et Les Autre)‘, 퀸의 프레디 머큐리와 천재 발레리노 조르주 동에 헌사한 1992년작 ‘삶을 위한 발레’(Ballet for Life)로도 유명한 아티스트기도 하다.  

 

댄싱 베토벤
영화 ‘댄싱 베토벤’.(사진제공=마노엔터테인먼트)

 

영화 ‘댄싱 베토벤’은 루드비히 반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Symphony no. 9, Choral)을 춤으로 승화시킨 공연의 메이킹 다큐멘터리다. 

 

‘발레’ ‘솔레르를 위한 한 송이 장미’ 등의 아란차 아기레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2007년 세상을 떠난 모리스 베자르의 페르소나였고 그의 뒤를 이어 ‘스위스 베자르 발레 로잔’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질 로망의 딸이자 배우인 말리야 로망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댄싱 베토벤
영화 ‘댄싱 베토벤’.(사진제공=마노엔터테인먼트)

 

아란차 아기레 감독이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의 투영’이라고 귀띔한 말리야 로망에 의해 진행되는 영화는 1964년 안무가 완성돼 무대에 올린 ‘베토벤 교향곡 9번’ 50주년 공연의 1년여 준비과정을 따른다. ‘베토벤 교향곡 9번’ 50주년 공연은 스위스 베자르 발레 로잔, 일본 도쿄 발레단, 마에스트로 주빈 메타가 이끄는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350여명이 협업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영화는 예술감독 질 로망, 마에스트로 주빈 베타, 평론가 미우라 마사시, 오누키 마사요시·카테리나 샬키나, 줄리앙 파브로, 오스카 차콘을 비롯한 무용수들이 전하는 공연의 의미 등 무대 뒷이야기를 담았다. 

 

댄싱 베토벤
영화 ‘댄싱 베토벤’.(사진제공=마노엔터테인먼트)

 

모리스 베자르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4개 악장에 주제와 그에 맞는 색을 부여했고 영화에서는 그 색의 의미와 그에 대한 아티스트들 저마다의 해석을 전한다.

‘1악장, 겨울’의 색은 대지에서 솟아나는 생명력을 상징하는 브라운으로 지구 또는 이상에 도달하기 위한 전투로 표현했다. ‘2악장, 봄’의 강렬한 레드는 불과 기쁨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오르는 꽃과 생명을, 순백색의 ‘3악장, 여름’은 겨울과 시련, 조화와 사랑으로 다시 흐르기 시작한 물을 표현한다. 교향곡으로는 최초로 성악이 도입된 ‘4악장, 가을’은 노란 빛의 환희와 인류애를 담고 있다. 

 

댄싱 베토벤
영화 ‘댄싱 베토벤’.(사진제공=마노엔터테인먼트)

 

영화는 2, 3, 4악장의 주인공 무용수가 말과 몸의 언어로 전하는 각장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한다. 기쁨·불·생명 등을 표현하는 2악장의 오누키 마사요시와 카테리나 샬키나는 “춤을 출 때 가장 기쁘고 기분이 좋다”고 춤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전한다.

 

시련과 조화의 3악장을 이끄는 줄리앙 파브로는 “음악의 양면성, 사랑 등 다양한 감정 표현이 어렵다”면서도 엘리자베트 로스와 훌륭한 앙상블을 선사한다.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4악장의 오스카 차콘은 베자르 발레 로잔의 수석 무용수다운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환희의 에너지를 표현한다.

 

댄싱 베토벤
영화 ‘댄싱 베토벤’.(사진제공=마노엔터테인먼트)

 

“베토벤이 모리스 베자르의 작품을 봤다면 그는 자신 음악에서 형태를 보았을 것이다.”

마에스트로 주빈 메타의 말처럼 베토벤 교향곡 9번, 이를 무용으로 승화시킨 모리스 베자르의 안무를 고스란히 반영해 4개 챕터로 나뉘어 진행되는 영화의 메시지는 1824년 베토벤, 1964년 모리스 베자르가 전하고자 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모든 인류는 형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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