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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노인 기준’ 70세로 높일 때 됐는데...

일본, 올해부터 복지정책에 70세 기준도 선택적 병행
우리도 2년전부터 준비중이지만 재정 부담 등 걸림돌
전 세대 일자리, 특히 청장년 일자리 확대 시급

입력 2018-02-22 07:00   수정 2018-02-21 14:53
신문게재 2018-02-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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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60대는 더 이상 ‘노인’(老人)이 아니다. 차라리 ‘중년’에 가깝다. 그래서 ‘신중년’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선진국에서도 60대를 아예 ‘청년’으로 재분류하자는 제안까지 나올 정도다.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은 올해부터 노인을 정하는 기준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2년 전부터 준비중이지만 아직도 1964년 이후 65세 기준이 그대로다. 올해 재지정 여부에 관한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복지재정 등의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 은퇴 나이가 70세 넘는데 60대가 노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일찍이 66~74세를 ‘젊은 노인’, 그 이상을 ‘늙은 노인’으로 분류할 것을 제안했었다. UN은 더 파격적이다. 65세 이하는 아예 ‘청년’으로 분류하자고 했다. 66~79세가 중년, 80은 넘어야 노인으로 불릴 자격이 있다고 했다. 100세 이상은 장수노인이라고 부르자 했다.



한양대 전영수 교수는 이와 관련해 최근 ‘한국이 소멸한다’라는 저서에서 10~39세를 청년으로, 40~69세를 중년으로, 70세 이상을 고령으로 보자는 파격 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연령순서대로 세울 때 한 가운데 있는 사람의 나이를 ‘중위연령’이라고 한다. 한국에선 2015년에 이미 40.9세로 40세를 넘었다. 2020년 쯤 되면 40대 중반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40대가 ‘청년’인 세상인 된 것이다.

최근 산업 현장에서 조차 일하는 60대가 늘어나면서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노인을 최소 70세 이상으로 보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2014년에 이미 남자 72.9세, 여자 70.6세에 이른 우리나라의 실제 은퇴연령 통계가 근거다.

일본 노년학회는 고령자 기준을 아예 75세 이상으로 대폭 올려 현실화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의학 발달로 현재 고령자가 과거 같은 연령대보다 생물학적으로 5~10년은 젊어진 마당에 그 정도는 돼야 노인이라는 것이다.

우리 대한노인회도 노인 기준 연령을 70세로 올릴 것을 주장해 오고 있다. 5년 전에는 70세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응답이 60%를 넘겼으나 최근에는 75세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비중이 그 정도로 높아졌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일자리 게시판 살펴보는 어르신들<YONHAP NO-3866>
서울시 마포구청에서 열린 ‘2018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통합모집’ 행사에서 어르신들이 일자리 관련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일본은 노인 기준 ‘70세 이상’ 병행



일본 정부는 최근 개최한 각료회의에서 ‘고령사회 대책 대강(大綱)’을 개정해 “65세 이상이면 노인이라고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내용을 명기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복지 정책을 시행할 때 ‘경우에 따라선’ 70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해 관련 정책을 펼 수 있게 된다. 자연스럽게 70세로 노인 기준이 수렴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본 정부가 65세와 70세를 노인 기준으로 병행키로 한 것은, 급속한 고령화 탓에 노동력 부족 현상이 급속히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런 정책수정을 통해 2016년 63.6%였던 60~64세 연령층 취업 비율이 2020년에 67%선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60세에 정년퇴직한 후에도 일하는 사람을 늘리기 위해 공적연금 수급개시 연령의 연기 가능 시점을 ‘70세 까지’에서 그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노인 연령 기준을 높이고 생산가능인구가 늘어나면 무엇보다 정부 재정이 넉넉해진다. 세금을 낼 인구가 늘어 정부 재원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 재원으로 복지도 늘릴 수 있게 된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중장기 경제정책 운용방향을 설명하면서 노인 기준나이 상향 문제를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부수적인 따라오는 민감한 문제들이 많아 공청회와 연구용역 등 기초 조사를 거쳐 추진할 예정이다.  

 


◇ 무작정 기준 올린다고 될 일은 아니다

노인 기준 연령을 70세 이상으로 높이자는 안에 대해 반대도 많다. OECD 선진국 노인들에 비해 4배나 노인빈곤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기준 나이만 올린다고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안전망이나 정년연장 문제 등 선결해야 할 민감한 사안이 많은데다 자칫 생계가 어려운 노인들이 더욱 열악한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5년 OECD 통계를 보면 고령인구의 상대빈곤율 면에서 한국은 49.6%로 압도적으로 1위에 올라있다. 복지국가 네덜란드는 2%에 불과하고 일본도 19.4%에 그치고 있다. 미국이 21.5%, 호주도 35.5%로 우리보다 월등히 낮다.


◇ 결국 일자리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75세 이상 노년인구 고용비율은 18%에 육박한다. 선진국의 4배가 넘는다. 65세 이상 고용비율도 30%를 웃돈다. 그야말로 ‘쫒겨날 때 까지’ 일하는 나라다.

하지만 고령화가 ‘노인 배려’ 문화를 빠른 속도로 잠식해가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왠만하면 모두 노인 혹은 고령자니 특별히 자신보다 나이가 많다고 ‘대접해 주는’ 일이 중요치 않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일본은 국가 아젠다를 ‘노인을 위한 나라’에서 ‘청년을 위한 나라’로 바꾼 지 오래다.

우리 역시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전 세대에 걸친 일자리 창출이 국가정책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 특히 청년 고용이 늘고 장년 고용이 덩달아 늘고, 그럼으로써 세수가 늘어 이를 재원으로 고령자 부양 비용을 충당하는 중장기 선순환 그림을 그려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5060을 ‘신중년’으로 명명하고 고령층에 대한 맞춤형 고용지원 정책을 펼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들 연령층은 전체 인구의 4분의 1, 생산가능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들이 살아야 나라가 제대로 선다.

청년과 장년이 미래의 빈곤한 노년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최근 신중년층은 늦어진 자녀 결혼과 늘어나는 부모 수명 탓에 ‘낀 세대’가 되었다. 자녀에게 손을 벌리자니 취업도 못한 상태고, 부모는 이미 자신을 키우느라 자산을 다 써버렸다. 이젠 건강 문제로 내가 부담해야 할 ‘존속 부양비’도 만만치 않다.

개개인은 40대와 50대에 여생을 의지할 일자리를 만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년 때부터 스스로 향후 최소 10년, 최대 20년 먹고 살 새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노년이 불우한 ‘쪽배 족’이 될 수 있다.

한장희·김윤호 기자 mr.han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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