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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투자자들도 외면하는 한미약품

입력 2018-02-22 15:25
신문게재 2018-02-23 23면

하종민
하종민 금융증권부 기자

“제대로 된 정보도 안 알려주는데 누가 투자할까요. 펀더멘털에 큰 문제는 없지만 저라도 투자를 망설일 겁니다.”


한미약품의 올빼미 공시 이후 만난 국내 증권사의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는 쓴소리를 가감 없이 내놨다. 유독 한미약품에만 늑장 공시 논란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설 연휴 전날인 14일 장 마감 후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 이전된 신약후보 물질 ‘HM71224’의 임상시험이 중단됐다고 공시했다. 투자자들은 악재성 공시가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미약품이 공시 시점을 고의로 늦췄다고 의심하는 눈치다.

문제는 한미약품의 올빼미 공시 논란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불과 2년 전에도 신약의 기술이전 취소 사실을 14시간이나 지난 다음날 공시했다. 해당 과정에서 사전 정보로 부당한 이득을 취하거나 정보유출 혐의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투자자들도 더이상 한미약품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정보 공개에 신경도 쓰지 않는 기업에 무엇을 믿고 투자하냐는 것이다. 실제 공시 이후 개장 첫날인 19일 한미약품의 주가는 하루 만에 8.50% 급락했다. 증발한 시가총액만 5000억원이 넘는다.

물론 한미약품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사실을 인지 후 최대한 빠르게 검토해 공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늑장 공시 논란에 투자자들은 한미약품을 ‘불성실 공시 기업’으로만 기억할 뿐이다. 한미약품에 대한 옐로카드는 한번이면 충분했다.

‘오얏나무 아래선 갓끈도 고쳐 매지 말아야 한다’는 말처럼 의심받을 행동은 애당초 하지 말았어야 했다. 한미약품의 이번 늑장 공시 논란도 결국은 제 손으로 무덤을 판 꼴이다. 투자자들을 떠나게 하는 건 결국 한미약품 자신이다.  

 

하종민 금융증권부 기자 aidenh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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