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가계부채 증가세 꺾였지만…신용대출 풍선효과 ‘뚜렷’

주담대 조이자 늘어난 기타대출…지난해 21조6000억원 증가 '사상최대'
부동산 초점 맞춰진 정부 가계부채 대책 세밀화 필요성 대두

입력 2018-02-22 16:48
신문게재 2018-02-23 3면

18022217
정부의 전방위적 대책에 힘입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일부 주춤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이른바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높아진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대출수요가 신용대출로 쏠리고 있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신용대출 등에 대한 정부의 정교한 대응과 균형 잡힌 정책 집행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신용 잔액은 108조4000억원 증가한 145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증가액(139조4000억원) 보다 31조원 줄어든 규모다.

가계대출 규모 증가 폭이 줄어든 것은 정부의 전방위적 가계부채 대책 영향이다. 특히 지난 몇 년간 가계부채 증가세를 견인한 주담대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가 효과를 거뒀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과 10·24 가계부채 관리 종합대책이 대표적이다. 실제 2016년 예금은행의 주담대 취급액은 40조8000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21조6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담대 취급액 역시 14조2000억원에서 10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한은은 예금은행의 경우 주택 매매거래량 감소,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정부의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영향 등을 이유로 주담대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담대를 틀어막자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폭증했다. 돈 빌리기 어려워진 대출 수요가 상대적으로 대출이 쉬운 신용대출로 몰린 풍선효과가 일어난 것이다. 기타대출은 대부분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기타대출은 21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선 인터넷전문은행의 영향이 컸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은 4분기에만 2조2000억원 증가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은 지난해 2분기 6000억원, 3분기 2조7000억원 늘어나며 연중으로는 5조5000억원이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제2금융권 기타대출도 3조3000억원 늘었다.

이 같은 풍선효과에 대해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 주택거래와 입주 관련 부대비용 수요, 월세·상가 임대료 상승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본격 금리 상승기를 맞아 가계의 빚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점이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전격 단행한 영향으로 신용대출 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를 최대 4회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크게 늘어난 신용대출 규모를 우려케 한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부동산에만 초점이 맞춰진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을 좀 더 세밀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주담대를 옥죄니 가계·자영업자의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밀려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대출 수요를 감안한 세밀한 정책적 방안을 정부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elma@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