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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행 오승환, 텍사스 후회하게 만들까

입력 2018-02-27 14:41
신문게재 2018-02-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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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연합)

오승환(35)의 행선지가 우여곡절 끝에 정해졌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3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한 캐나다 연고 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다.

토론토는 27일(이하 한국 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인 투수 오승환과 계약 기간 1+1년에 총액 최대 750만 달러(한화 약 80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메디컬 테스트까지 통과한 ‘최종 계약 확정’이다.

‘초대형’ 계약은 아니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를 무시할 수 없다. 혹여 올 시즌 부진할 경우 토론토와 이별은 빨라질 수도 있다. 2019년은 구단이 옵션을 행사한다. 그러나 오승환에게 계약 조건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듯하다. MLB 잔류와 명예회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오승환은 스토브리그에서 큰 상처를 입었다. 토론토와 손을 잡기 전에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 직전까지 갔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지난 7일 “오승환과 텍사스가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1+1년 최대 925만 달러(약 101억 원)이었다. 예상하던 금액의 절반 수준이었고 옵션도 많았지만, 마무리 투수 보장을 내걸고 구애를 보낸 텍사스의 손을 잡았다.

그런데 메디컬 테스트만 남겨둔 상황에서 계약 확정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텍사스가 MRI에서 발견된 오승환의 팔꿈치 염증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도 계약 의사는 계속 드러냈다.

황당했다. 팔꿈치 문제는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시절부터 안고 있었다. MLB 진출 첫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에서도 이 부분이 발견됐지만 문제없었다. 구단마다 메디컬 테스트 기준이 다르다지만 이해하기 힘들었다.

몸값을 줄이려는 심산이었다. 오승환이 모를 리 없었다. ‘절친’ 추신수와 한솥밥을 먹으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려던 꿈을 접었다. ‘계약 파기’였다.

오승환은 흔들리지 않았다. 볼펜 포수를 고용해 개인 훈련에 매진했다. 이때 토론토가 손을 내밀었다. 로스 앳킨스 단장이 직접 나서 관심을 표명했다. 텍사스가 문제 삼은 팔꿈치도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 오승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보였고 메디컬 테스트부터 계약까지 빠르게 진행됐다.

오승환은 실력과 경험을 모두 갖춘 정상급 투수다.

한국과 일본, 미국을 거치며 709경기에 등판해 39승 29패 396세이브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 중이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미국에서도 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다. 지난 2016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해 2년 동안 138경기 출전 7승 9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 중이다.

오승환은 올 시즌 토론토의 불펜 투수로 활약한다. 마무리가 아니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는 MLB 도전 첫해 불펜 투수로 시작해 마무리 투수로 올라섰던 경험이 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하면 된다.

올 시즌 첫 원정 상대가 텍사스다. 자신에게 확신을 보이지 못한 텍사스를 시즌 초부터 후회하게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오승환이 건재함을 과시하며 다시 한 번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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