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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김민기, 정재일 그리고 1980년대 탄광촌…영상노래극 ‘아빠 얼굴 예쁘네요’

[히든콘] '아침이슬'의 뮤지션 김민기 설립, 故김광석이 마지막까지 공연했고 황정민·조승우·설경구·김윤석·장현성·배성우·김재범·정문성 등의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제작사 극단 학전 레퍼토리
김민기 작·연출, 작사·작곡, 정재일 음악감독, 이형자의 500여점 일러스트, 평창의 상징 '총알맨' 작가 김지현의 찰흙 오브제로 구현하는 탄광촌 풍경

입력 2018-03-19 07:00
신문게재 2018-03-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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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래극 ‘아빠 얼굴 예쁘네요’ 2016년 공연사진(사진제공=극단 학전)

 

광부 아빠, 빨래일하는 엄마, 생계로 바쁘거나 탄광사고로 움직일 수 없는 어른들을 대신해 동생을 돌보고 신문을 배달하는 아이들…상황을 읊다보면 그 일상은 눈물겹다. 하지만 고단함 속에서도 ‘탄광촌’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울고 웃고 정을 주고받는가 하면 희생을 기꺼이 감내하고 그 희생에 감사를 전한다.

1980년대 탄광촌 풍경을 담은 영상노래극 ‘아빠 얼굴 예쁘네요’(4월 1일까지 학전블루 소극장)는 초등학생 연이(김다영)의 일기를 토대로 엮어가는 연이 엄마(이상민)·아빠(이하정), 같은 반 친구 탄이(이하정)·순이(홍성희)의 까만 집, 까만 길, 까만 산 그리고 까만 얼굴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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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래극 ‘아빠 얼굴 예쁘네요’ (사진제공=극단 학전)
뮤지션이자 제작자이며 작·연출가인 김민기 극단 학전 대표가 실제 탄광촌에서 생활하면서 겪었던 경험과 1980년대 탄광촌 아이들의 일기를 바탕으로 꾸린 작품이다.  

1987년 연우소극장에서 찰흙인형을 슬라이드 사진으로 찍어 상영하는 ‘멀티 슬라이드 프로젝션’ 방식으로 관객을 만났던 작품으로 2016년 그림과 영상, 노래와 연기가 어우러진 입체극으로 업그레이드돼 초연됐다.  

 

‘아침이슬’ 등으로 알려진 뮤지션 김민기가 1991년 설립했고 故 김광석이 마지막까지 공연을 했으며 황정민·조승우·설경구·김윤석·장현성·배성우·김재범·정문성 등이 출연했던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제작사이기도 한 극단 학전의 15개 레퍼토리 중 하나다.

김민기가 작사·작곡한 곡을 음악감독 정재일이 편곡해 넘버로 꾸렸다. 정재일은 긱스 출신 가수이자 박효신·김동률·윤상 등의 앨범에 참여했으며 영화 ‘옥자’ ‘바람’ ‘나쁜 영화’ ‘늑대의 유혹’,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연극 ‘햄릿’,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등의 음악감독이다.

김민기·정재일이 의기투합한 음악에 이형자의 500여점 일러스트와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눈길을 끌었던 조형물 ‘총알맨’ 작가 김지현의 찰흙 오브제를 아우른 영상이 극 내내 상영되며 따뜻한 탄광촌 풍경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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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래극 ‘아빠 얼굴 예쁘네요’ 2016년 공연사진(사진제공=극단 학전)

 

극 시작 전 아이들에게는 낯설기만 한 연탄, 화석연료부터 신재생에너지까지의 에너지 변천사 등에 대한 설명은 또 다른 재미다. 

 

‘아빠 얼굴 예쁘네요’는 시커먼 탄가루 범벅으로 귀가하는 아버지에게 “얼굴 예쁘네요”라고 까르르거리는 아이들, 그 말에 “예쁘다마다”라고 대꾸하는 아버지, 이 풍경이 그리고 이 풍경 속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 공연 관람 후 “번개탄이 뭐예요?” “신문을 돌려요?” “탄이는 왜 신문을 돌려요?” 등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아이들의 질문세례도 흥미롭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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