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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몸을 가꾸듯 마음도 건강하게… 자기애 키우는 '마인딩'

[스타트업] 온라인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 마인딩 옥민송 대표

입력 2018-03-21 07:00
신문게재 2018-03-21 12면

“사람들은 보통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하는데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에게 더 필요한 건 후자인데 말이죠.”

 

이제 막 창업 1년을 맞은 ‘마인딩’의 옥민송 대표는 회사를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입을 열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마음 관리’만큼 신경을 쓰기 힘든 분야도 없을 것이다.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시간적·금전적인 이유로 상담 등을 하기는 부담스럽다. 이런 현대인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등장한 스타트업 기업이 바로 마인딩이다. 비록 창립 1년밖에 안 된 신생 기업이지만 실제로 유저 만족률이 90%에 달하는 우량 스타트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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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민송 마인딩 대표. (마인딩 제공)

 

마인딩은 웹 및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이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해달라는 부탁에 옥 대표는 한 마디로 ‘마음의 헬스장’이라고 표현했다.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헬스장에 다니는 것처럼, 마음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도 꾸준한 트레이닝이 필요하죠. 사실 감기에 걸려서 병원을 가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인데, 마음이 좀 피곤하고 힘들다고 해서 병원에 가지 않잖아요.”



조금씩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자기 발로 정신과를 찾아가거나 상담사를 찾아가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가격적 부담도 큰 이유다. 이런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것이 마인딩이라는 설명.

흔하지 않은 소재가 사업 아이템이 된 데에는 옥 대표의 개인적인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몇 년 전에 다른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일했던 적이 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던 시기 합류해 배우게 된 것도 많았지만 그만큼 몸이 피곤해지고 마음을 돌보지 못하는 시기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직장인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번아웃’ 증상이었다고 옥 대표는 설명했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된 것은 다른 이유였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힘들었던 몸과 마음이 쉽게 회복되지는 않았다는 것. “마음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다고 하더라, 사실은 모두 알고 있는 내용들인데요. 그런데 중요한 건 그런 방법들을 꾸준히 실행에 옮길 수 있는지가 문제죠. 이런 고민에서 실마리를 잡았어요.”

이렇게 한 개인의 평범한 관심으로 시작한 마인딩은 관심을 공유하는 팀원들 및 심리 전문가들과 함께 탄탄히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 “기존에 있었던 상담 프로그램과는 달라요. 마인딩은 이용 고객들이 직접 행동을 통해 스스로의 자존감, 자기애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요. 모든 사람이 각기 다른 자아를 갖고 있으니 스스로의 자기애를 높이는 방법을 알고 있는 건 결국 자기 자신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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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마인딩에서는 이용 고객을 ‘크루’로, 또 이들의 마인딩을 돕는 상담사를 ‘트레이너’로 표현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도움을 전달하는 멘토-멘티 관계가 아니라 서로 마음 관리를 돕고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동반자적 관계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마인딩은 자존감을 △자기 인식 △자기 수용 △자기 조절 △자기 표현 △자기 발전의 다섯 가지 요소로 정리하고, 이를 단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상승시키기 위한 세 가지 커리큘럼을 제시하고 있다. 옥 대표는 이 중 첫 번째 단계인 ‘나를 찾다’에 대해 가장 기본적이고 또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하루에 하나씩 나에 대한 질문을 답하면서 잊고 있던 나를 찾아가는 커리큘럼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은 채로 이후 단계들을 해 나가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죠. 그래서 저는 다른 단계들보다 첫 단계를 가장 꼼꼼히 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실제로 저도 몇 번이나 다시 하고 있어요.”

 

첫 번째 단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나 보고서’다. 매일 하나씩 제공되는 ‘나 자신’에 대한 질문에 답한다. 그와 함께 내가 보낸 하루와 감정을 돌아보는 ‘감정 일기’ 등 매일 주어지는 데일리 미션을 통해 오로지 스스로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후 트레이너와의 피드백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한 편의 보고서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마인딩_트레이너피드백 샘플
익명으로 진행되는 트레이너 피드백 샘플. (마인딩 제공)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첫 번째 단계를 지나면, ‘나의 행복’과 ‘일상’을 찾는 단계로 확장하게 된다. 이렇게 진행되는 커리큘럼은 각각 4주 단위로, 한 번에 쭉 진행하면 약 3개월 정도에 마인딩의 모든 커리큘럼을 시험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한 번 만에 커리큘럼을 졸업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같은 프로그램, 같은 질문인데도 나 자신의 대답이 달라지는 걸 느껴요. 그날그날 다른 나 자신의 컨디션 때문이기도 하고, 그 전에 마인딩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는 법이 달라지기 때문이기도 하죠.”

옥 대표와 마찬가지로 마인딩의 팀원들과 트레이너들은 모두 마인딩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크루이기도 한 만큼,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다. “우리 팀원 중 한 명은 초창기 마인딩을 직접 이용하고 있던 크루였습니다. 우리 프로그램에 대해 많은 피드백을 준 분이 개발자였어요. 기가 막힌 우연이자 행운이었죠. 마인딩의 의미와 방향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고객이었으니까요.”

앞으로 마인딩은 접근성 좋은 심리상담 서비스로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런 일환으로 프로그램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데일리 미션 내에 게임 요소를 투입하는 등 여러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스스로의 마음을 챙기는 것이 당연해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모두가 각자의 방법으로 각자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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