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이슈&이슈] 삼성, 창립 80주년…조용한 기념

입력 2018-03-21 14:31
신문게재 2018-03-22 9면

삼성
삼성 서초사옥 모습(사진=양윤모 기자)

 

22일 창립 80주년을 맞은 삼성이 별도의 기념식도 생략한 채 숨 고르기에 나섰다.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송비 대납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집행유예 판결 이후 여론이 좋지 않은 점 때문으로 여겨진다. 일단은 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신중을 거듭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창립 80주년에 즈음해 이 부회장이 ‘제3 창업’ 선언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삼성은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간단한 사내방송만 방영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이건희 삼성 회장 취임 30주년을 맞아 약 5분 분량의 특별 제작 영상을 상영했는데 그와 비슷한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삼성의 입장은 끊이지 않은 악재와 이에 따른 비판 여론으로 최대한 몸을 낮추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5일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일선 복귀가 늦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룹 안팎에선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그룹 이미지 개선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실적이 이끄는 회사’에서 ‘가치가 이끄는 회사’로 탈바꿈하자는 취지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 대법원 상고심도 남아 있고, 여러 가지로 어수선한 상황이라 이 부회장이 공개적으로 나서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부회장이 여건 조성을 끝낸 후 던질 과감한 투자 카드는 여전히 관심거리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G, 자율주행 등 앞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통 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편 삼성은 1938년 3월 1일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대구 인교동에 ‘삼성상회’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자본금 3만원으로 시작한 삼성상회는 1951년 삼성물산으로 이름을 바꿨다. 50주년인 1988년 3월 22일 삼성은 서울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대규모 창립기념식을 가졌고, 이건희 회장은 ‘제2의 창업’ 선언을 했다. 이때부터 3월 22일 창립 기념식을 치러왔다. 

 

지봉철 기자 janus@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