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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기의 아베, 대안 없는 일본

입력 2018-03-21 15:59
신문게재 2018-03-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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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채현주 기자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하면 아베 총리가 불리하죠.” 지난 2월 평창올림픽 때 한국을 찾은 일본의 한 중견 기자가 사석에서 한 말이다. 실제 북풍(北風)몰이로 위기를 넘기며 승승장구 하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한반도에 평화의 훈풍이 불자 진퇴양난에 빠지기 시작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사학스캔들로 위기에 처했을 때도 북풍을 앞세워 중위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고, 자신의 정치 꿈인 개헌 작업에도 박차를 가해왔다. 북풍 효과를 제대로 맛본 아베 총리는 국내외에서 연일 “대북 압박”만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북핵 위기론을 조성해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고,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을 내세워 리더십을 발휘하며 외교전을 펼쳤다. 

하지만 3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대화 분위기로 급변하자 아베 정권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베 정권을 향해 일본 내에서는 ‘재팬 패싱’을 우려하며 비판하기 시작했다. 기다렸다 듯이 사학스캔들에 대한 추가 의혹까지 무더기로 터지며 이전보다 더 크게 불거졌다. 여야는 물론 거리에서도 “아베 사퇴”를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언론들도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개헌은 물론 올 가을 총재 선거에서 3연임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위기에 놓인 아베 총리에겐 반전 카드도 없어 보인다. 그의 정치 생명이 이대로 끝나는 것일까? 

일본 시민들에게 물어봤다. 그런데 “사학스캔들 관련 뉴스가 매일 나오고 있지만 국민들은 총리 퇴진까지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베를 대신할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 없다는 이유다. 그의 부인이 독단적으로 벌인 행동이라는 인식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아베는 위험해 보인다. 그의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다면 일본 국민들도 계속 아베를 지지할까? 

채현주 국제부 기자 chjbr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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