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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뮤지컬 ‘존 도우’ 윌러비 정동화의 사람들 그리고 ‘정동화’라는 이름!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 김금나, 앤 그 자체 유주혜, 편한 신의정, 남다른 기운(?)의 김선희
기분 좋은 토론 파트너 한승원 대표, 무조건 믿을 수 있는 이진욱 음악감독
아내 전혜선도 인정한 운명 '라흐마니노프'의 니콜라이 달 박사, 예쁜 후배 정욱진

입력 2018-04-01 17:00

뮤지컬배우 정동화 인터뷰16
뮤지컬 ‘존 도우’윌러비 역의 정동화(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제가 ‘존 도우’를 하는 건 축복이고 행운이죠.”



뮤지컬 ‘존 도우’(4월 22일까지 홍익대학교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윌러비를 연기하고 있는 정동화는 작품과의 인연에 대해 ‘복’ 그리고 ‘러브콜’이라고 표현했다. 뮤지컬 ‘존 도우’는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스크루볼 코미디 ‘존 도우를 찾아서’를 원작으로 한다.

 

해고 위기에 처한 기자 앤(김금나·유주혜)이 존 도우라는 이름으로 “부당한 사회에 저항하는 의미로 크리스마스에 자살하겠다”는 편지를 쓴 후 거리의 부랑자로 떠돌던 전직 야구선수 윌러비(정동화, 얼터네이터 황민수)를 가짜 존 도우로 내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떤 작품이든 인연이고 복이고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될 거면 누가 훼방을 놔도 되고 안되면 뭘 해도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작품복이라고 하고 러브콜이라고 하잖아요. 서로 ‘러브러브’해야 성사되는 것 같아요.” 

 

뮤지컬 존 도우
뮤지컬 ‘존 도우’에서 앤 역으로 정동화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금나(왼쪽)와 유주혜(사진제공=HJ컬쳐)
결국 사람 그리고 관계의 문제다. 정동화는 현재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는 배우들은 물론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로 인연을 맺은 제작사 HJ컬쳐의 한승원 대표, 이진욱 음악감독, 2014년 뮤지컬 ‘쓰릴미’부터 잘 맞는 형·동생으로 지내고 있는 정욱진 등 자신들의 사람들에 대해 털어놓았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 김금나, 앤 그 자체 유주혜, 편한 신의정, 남다른 기운(?)의 김선희

“(김)금나는 사람 자체가 밝고 에너지가 굉장히 긍정적이에요. 저도 평소에는 하이톤으로 떠들진 않지만 좋은 기운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금나랑은 호흡이 잘 맞아요.”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앤 역의 김금나에 대해 정동화는 “처음인데도 호흡이 잘 맞는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홍릉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열린 ‘2017 크리에이터 런웨이’ 일환인) ‘존 도우’ 갈라쇼 준비하면서 처음 만났는데 그때부터 편했어요.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같이 연기할 때면 편해요.”

뮤지컬 존 도우
뮤지컬 ‘존 도우’에서 캐시 역으로 정동화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신의정(왼쪽)과 김선희(사진제공=HJ컬쳐)

 

‘위대한 캣츠비’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이어 ‘존 도우’에서도 호흡을 맞추고 있는 또 다른 앤 역의 유주혜에 대해서는 “밝고 강한 느낌이 앤과 잘 어울려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신)의정이는 그냥 문제 될 게 없이 너무 편하고 좋다”고 전한 정동화는 또 따른 캐시 김선희에 대해 “처음 함께 하지만 즐겁다”고 털어놓았다.

“되게 재밌어요. 이 친구가 전체적으로 풍기는 기운이 남달라요. 에너지가 워낙 좋은데다 대선배 같은 포스라고 해야 하나 연륜이 있어 보이는 부분이 캐시랑 너무 잘 어울리죠.”


◇기분 좋은 토론 파트너 한승원 대표, 무조건 믿을 수 있는 이진욱 음악감독
 

한승원대표
뮤지컬 ‘존 도우’ 제작사 HJ컬쳐의 한승원 대표(사진=브릿지경제 DB)
“영국에 출장 가 계실 때 저랑 3시간 30분을 통화했어요.”

대본 작업이 한창이던 지난 2월 정동화는 뮤지컬 ‘1446’ 워크숍을 위해 영국 런던에 머물던 한승원 대표와 3시간 30분이나 통화했던 일화를 털어놓았다.

“대본 작업을 하면서 ‘이 부분까지는 허용을 해달라’는 제 요청에 대표님은 ‘안된다’고 하시고 저는 또 ‘대표님 저 믿고 쓰셨잖아요. 절 믿어주세요’라고 설득하고 대표님은 또 ‘동화씨는 믿죠’ 이러시고…그렇게 3시간 30분을 통화했어요. 결국 대표님이 허락해주셨죠.”

한승원 대표와 함께 그 통화 현장에 있었던 HJ컬쳐 관계자는 “대표님이 그렇게 통화를 끝내고 되게 좋아하셨다. 이렇게 열정이 넘치는 배우라면서”라고 후일담을 전했다.

“창작에 대한 열정이 엄청나세요. 안좋은 고집을 피우는 게 아니라 진짜 잘 만들고 싶은 열정이죠. 그 토론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고 하시더라고요. 약간 돈키호테 같은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대표님께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정말 이성적이고 냉철하시거든요. ‘존 도우’ 준비 과정 뿐 아니라 ‘라흐마니노프’ 때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대표님이 정확하게 보는 게 있어요.”

그리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중 ‘나는 왜’라는 넘버를 예로 들었다. ‘나는 왜’는 니콜라이 달 박사의 솔로곡이 있어야 한다는 한승원 대표의 말에 개막 일주일 전에 추가된 넘버다.

“솔로가 여기 분명 들어가야 한다고 계속 그러시는 거예요. 공연 일주일 앞두고 극장에 들어간 상황인데. 언제 쓰냐고 했더니 이진욱 감독님이 금방 쓸 수 있다고 하셔서 결국 추가된 넘버가 ‘나는 왜’예요. 지나고 보니 대표님이 정말 중요한 포인트를 잘 잡으셨죠.”

뮤지컬 존 도우
뮤지컬 ‘존 도우’의 이진욱 감독이 이끄는 16인조 재즈 빅밴드(사진제공=HJ컬쳐)

 

‘존 도우’ 준비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 대표가 수정한 것 중 하나가 존 도우 클럽에서 사람들과 악수를 나누고 심경의 변화를 겪으면서 부르는 윌러비의 솔로 넘버 ‘나 존 도우’다.

“원래 사람들 사이에서 그들을 바라보면서 노래했었는데 대표님이 ‘혼자 생각하면서 다른 공간에서 불러야 윌러비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고 해서 수정됐어요. 연습하면서는 사람들 사이에서 바라보면서 부르는 게 좋았는데 막상 무대에 올리고 보니 다른 공간에서 혼자 부르는 부분이 좋더라고요. 캐시를 등장시키면서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엔딩도 대표님이 정리하셨죠. 뮤지컬 제작사 대표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존경합니다!”

프리뷰 공연(3월 11일까지)이 끝난 바로 다음날 수정된 ‘나 존 도우’는 16인조 재즈 빅밴드와 무대에 오르고 있는 이진욱 음악감독 작품이다. ‘라흐마니노프’에서는 클래식을 뮤지컬 넘버로 변주하더니 ‘존 도우’에선 재즈를 넘버에 차용하며 도전을 감행했다.

“대표님이나 감독님은 차차 부르자고 하셨는데 수정본이 나온 다음날부터 바로 불렀어요. 금방 외워지고 입에 착착 붙더라고요. 이진욱 감독님이 진짜 잘 쓰셨죠.”


◇운명 같은 작품과 캐릭터 ‘라흐마니노프’의 니콜라이 달 박사
 

존 도우 정동호
뮤지컬 ‘존 도우’윌러비 역의 정동화(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정말 신기하게도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정동화와 한승원 대표·이진욱 음악감독의 인연은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로부터 시작됐다.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의 대표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와 그의 정신의학 주치의 니콜라이 달 박사가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어루만지는 힐링 뮤지컬이다.

1897년 발표해 페테르스부르크에서 초연된 ‘교향곡 제1번’과 ‘협주곡 1번’이 연달아 혹평을 받으면서 신경쇠약에 걸린 라흐마니노프와 그의 곁을 지키던 심리치료의 니콜라이 달 박사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대표님도, 감독님도 ‘라흐마니노프’로 처음 뵀어요. 첫 미팅 때 대표님이 무조건 (달 박사를) 해야한다고 하시는 거예요. 도무지 스케줄이 안되던 때여서 고민을 좀 해보겠다고 말씀드렸죠. 더 신기하게도 아내와 상의를 했더니 ‘내가 작곡 실기시험을 라흐마니노프로 했어. 이 작품은 꼭 해야할 것 같은데’라고 하더라고요.”

한승원 대표, 이진욱 음악감독의 종용(?)과 ‘헤드윅’의 이츠학으로 분한 작곡과 출신 뮤지컬 배우이자 아내 전혜선의 조언, 숙명을 느낀 스스로의 의지가 부합하면서 정동화는 도무지 낼 수 없었던 시간을 쪼개 ‘라흐마니노프’ 달 박사로 합류했다. “스케줄 조정 등 ‘라흐마니노프’ 출연으로 정동화 배우의 마음고생이 심했다”던 초연 당시 한승원 대표의 전언처럼 그는 짧지 않은 날을 순탄치 않게 보내야 했다.

“그래도 너무 사랑받으니까 모든 것이 썰물 빠지듯이 날아가더라고요. ‘라흐마니노프’는 저한테 너무 감사하면서도 행복했던 작품이죠.”


◇예쁜 후배 정욱진 “서로 많이 배워요!”
 

정욱진
2014년 ‘쓰릴미’부터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정욱진(사진=브릿지경제 DB)

 

“(정)욱진이는 ‘쓰릴미’를 처음 같이 했을 때부터 예뻐할 수밖에 없었어요. 말이 통하는데다 저랑 생각이 비슷한 부분이 많죠. 힘이 되는 말을 잘해줘요. 말을 예쁘게 잘하죠.”

2014년 ‘쓰릴미’를 함께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두 사람의 인연은 이후로도 ‘난쟁이들’ ‘슬루스’ ‘트레이스유’ 등으로 이어졌고 지난 3월 4일에는 DCF 대명문화공장 4주년 기념콘서트 ‘허니X스위트’ 무대를 함께 꾸리기도 했다.

이 무대에서 정동화는 전혜선의 라이브에 맞춘 ‘헤드윅’을, 정욱진과 ‘키다리 아저씨’ 무대를 꾸렸다. 이를 ‘도전’이라고 표현하며 “어떤 무대든 최선을 다한다”는 신념을 다시 한번 발휘한 정동화는 “실제 헤드윅 옷을 입고 손눈썹도 붙이고 부츠도 신고 모노드라마를 했다. 저 역시 리허설 때까지는 이게 될까 싶었는데 관객분들이 너무 좋아해주셔서 즐겁게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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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존 도우’윌러비 역의 정동화(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대명콘(DCF 대명문화공장 4주년 기념콘서트) 후로 당분간 욱진이와 같이 할 무대는 없지만 생기면 또 해야죠. 욱진이랑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만나면 서로 할 말이 너무 많은 거예요.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많이 배우고 있죠.”


◇나만의 것으로 무대에 서기 “정동화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하고 싶은 작품은 분명 있죠. 하지만 평생 제가 못해도 상관은 없어요. 다양한 무대에서 짧게나마 해보고 저도, 관객들도 재밌게 즐기시면 그걸로도 좋아요.”

그의 꼭 하고 싶은 작품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오페라의 유령’를 비롯해 뮤지컬 ‘엘리자벳’의 토드 등을 언급하면서도 정동화는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스스로 다지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랑받고 인정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그걸 부러워만 하거나 하소연만 하고 있을 수는 없어요. 결국 저의 정체성, 저만의 무언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고민한 것을 최대치로 보여드리는 게 제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무대에 서는 방법이라고 믿어요. 관객들이 기대하면서 봐줄 수 있는 배우로 오래 무대에 서고 싶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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