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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신요금 시민단체 허락받으라는 反시장 발상

입력 2018-04-16 14:58   수정 2018-04-16 15:00
신문게재 2018-04-17 23면

대법원이 통신요금 원가내역을 공개하라고 최근 판결한데 이어 통신요금 개편 과정에 시민 소비자단체도 참여시키도록 한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대표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앞으로 통신요금을 변경할 때 심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열어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또 심사위에는 정부 추천한 2인과 한국소비자원 추천 2인에 더해 시민단체나 소비자단체가 추천한 2인까지 참여한다. 민간기업인 통신사들의 요금 결정에 시민단체의 허락을 받으라는 얘기다.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권력집단으로 변질한 일부 시민단체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성과 투명성 제고를 앞세워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시민단체 본연의 역할과 맞지 않다. 영업비밀 노출은 물론 민간기업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반(反)시장적 발상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시민단체 개입이 법적으로 보장되면 통신사의 경영상태나 미래에 대비한 투자계획의 고려없이 통신비 인하 압박만 거세질 게 불 보듯 뻔하다. 규제완화와 경쟁을 통해 풀어야 할 요금인하 문제를 인위적, 강제적으로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

개정안이 통신산업 발전과 미래의 먹거리 발굴이라는 큰 그림보다 요금인하 만을 염두에 두고 발의된 것은 지나치게 퇴행적이다. 시장 포화와 치열한 할인경쟁으로 통신사들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로 대규모 설비투자에 차질이 빚어지고 경쟁력이 훼손될 경우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의 문제 또한 냉정히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위한다며 국가가 기업을 경영을 직접 통제하고 영업 비밀을 공개하라며 압박을 가한다면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원가를 낱낱이 밝히고 요금은 시민단체의 허락을 받아야 된다면 통신산업을 국가가 운영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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