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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주식 미국인보다 한국인이 더 뚱뚱? BMI의 역설

국내 BMI 25 이상 비만, 미국은 30 … 체중집착, 불필요한 치료비 절감 기대

입력 2018-04-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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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경우 BMI 25 이하에서도 당뇨병·심혈관계질환 발병 위험이 높고, 체지방 비율도 높은 편이어서 비만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다이어트를 계획 또는 시도해본 경험이 있거나, 체중에 조금이라도 민감한 사람은 BMI라는 단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체질량지수를 의미하는 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과체중 및 비만 여부를 파악하는 기준이 된다. 하지만 몇 년전부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의 비만 기준이 과도하게 낮게 설정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반대로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비만, 심장질환, 당뇨병 등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비만 기준을 전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대한비만학회가 기존 비만 진단 기준을 변경해 화제가 됐다. 학회에 따르면 이번 지침은 기존의 과체중 단계를 ‘비만 전단계’로 바꾸고, 비만은 3단계로 구분한 게 특징이다.

비만 기준은 BMI 25 이상으로 기존과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당뇨 전단계처럼 BMI 23~24.9 사이가 ‘과체중’에서 ‘비만 전단계’로 변경됐다. 기존의 ‘과체중’이라는 표현 대신 비만 위험을 부각한 것이다. 또 같은 비만이라도 BMI 25∼29.9면 1단계 비만, 30∼34.9면 2단계 고도비만, 35 이상이면 3단계 초고도비만으로 진단토록 했다.

하지만 BMI 수치가 비만이나 건강이상 여부를 알려주는 절대적인 지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BMI 기준의 적절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의 비만 기준이 전세계 기준보다 낮게 설정돼 불필요한 비만치료 비용과 건강염려증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비만기준은 BMI가 23~24.9이면 과체중, 25~29.9이면 비만, 그리고 30이상을 고도비만으로 분류한다. 반면 세계비만기준은 BMI 18.5에서 24.9를 정상으로 보고, 25에서 29.9는 과체중, 30이상을 비만으로 보고있다.

2015년 조정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규정하면 국내 비만 인구는 남성이 38.7%, 여성은 28.1%명다. 세계 기준을 따르는 미국의 경우 남성 비만율은 35.5%, 여성은 33.4%다. 고열량 음식 섭취량이 많은 미국보다 한국의 비만 인구가 많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국내 비만 기준이 너무 낮게 설정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 교수는 “국내 비만기준을 국제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면 사망률이나 질병 발생률이 낮은 경도비만군이 불필요하게 체형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줄어든다”며 “또 체중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줄이고, 과도한 비만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한비만학회 등 비만 관련 전문가들은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경우 BMI 25㎏/㎡ 이하에서도 당뇨병 및 심혈관계질환 위험이 높고, 동일한 BMI에서 서양인보다 상대적으로 복부지방과 체지방률이 높은 편이어서 기준을 완화하면 건강관리를 소홀히 할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체질량지수 자체가 신뢰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BMI 지수는 근육과 지방을 구별하지 않고 키와 몸무게만을 토대로 비만 여부를 판단한다. 이 때문에 같은 비만이나 과체중이어도 지방량은 3배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있다.

권혁상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과거보다는 비만 자체를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약해진 게 사실이지만 비만할수록 건강 상태가 나빠진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며 “특히 당뇨병은 비만과 밀접하게 연관된 질환으로 비만하지 않은 사람은 평균 3% 이상, 비만한 사람은 평균 9% 이상 체질량지수를 각각 줄여야 당뇨병 발생을 유의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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