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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꼰대'로 늙기보다 '진짜 시니어' 되는 길 고민했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사회적 기업 '앙코르 브라보노 협동조합' 노정구 대표

입력 2018-05-14 07:00   수정 2018-05-13 18:13
신문게재 2018-05-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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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구 앙코르 브라보노 협동조합 대표.(사진=박종준 기자)

"우리 사회에 제대로 된 어른상(像)을 제시하고 싶어 '앙코르 시니어'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 전후 동료 시니어들과 지난 2015년 '앙코르 브라보노 협동조합(이하 브라보노)'을 만든 노정구 대표가 12일 '브릿지경제'와 만나 소개한 화두다. 최근 청년실업률 증가와 고령화 문제가 우리 사회의 갈등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정작 제대로 된 시니어상이 부재하다 보니 대부분의 은퇴 시니어가 이른바 '꼰대'로 전락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 대표가 동료 은퇴 시니어들과 사회적 가치를 핵심으로 한 협동조합을 결성하게 된 배경도 이 때문이다. 은퇴 시니어들이 건강한 사회 및 경제활동과 함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을 통해 사회 내에서 '어른'으로 제 역할을 다할 때 대접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세대갈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국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게 노 대표의 지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 빈곤율은 49.6%로 OECD 평균 12.6%보다 월등히 높은 1위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 사회에서도 ‘100세 시대’라는 화두가 유행어가 된지 오래이고, 이제는 정치, 경제, 문화를 아우르는 담론을 넘어 정책 이슈로 자리 잡고 있지만 시니어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재취업 등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대목에서 노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은퇴 직후 직면한 ‘노후’는 기쁨보다는 부담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국내 직장인들의 평균 은퇴 시점은 55세 전후로 인식되고 있다. 평균 55세에 은퇴한다 하더라도 100세 기준으로 45년간 무엇을 하며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돼버린 것이다. 이 지점에서 노 대표는 제대로 된 ‘세컨드 라이프(두 번째 인생)’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1952년생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선배 격인 노 대표는 얼마 전 평생직장으로 여겼던 신용보증기금을 정년퇴임했다. 노후생활을 위한 경제적 여건은 어느 정도 갖춘 노 대표는 무언가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데 꽂혔다. 노 대표는 그 해답을 정치, 사회, 경제 분야 세계적인 싱크탱크이자 미래학자이자인 조지 프리드먼이 주창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서 찾았다.  

 

이를 토대로 노 대표와 함께 지난 2014년 비슷한 화두를 끌어안고 있던 ‘사회연대은행 KDB 시니어브리지아카데미 7기’ 6명은 창업 모임을 결성했고, 이듬해 사회적 기업이자 협동조합인 ‘앙코르 브라보노’ 설립에 이르게 됐다. 멤버들은 4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대부분 외국계 대기업 및 공기업 임원, 중소기업 CEO 출신 시니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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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구 대표와 협동조합 동료들 모습.(사진=박종준 기자)

 

노 대표는 “사실 우리 멤버들은 은퇴한 시니어들이지만,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고민은 덜한 편이었다”며 “모두들 단순한 밥벌이보다 제대로 된 ‘인생 2막’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브라보노는 중장년 전직지원 및 교육을 비롯 △경영컨설팅 △커리어 펠로십 △커리어 멘토링 △창업창직 컨설팅 등을 수행하는 협동조합이다. 특히 사회적 경제 기관 및 앙코르 커리어 창업을 위한 시니어들에게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히 은퇴한 시니어들의 새로운 능력을 찾아내는 일 뿐만 아니라 이들이 사회의 주역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재취업 등 이른바 ‘앙코르 시니어 토털서비스’를 하고 있는 셈이다.

브라보노는 한국형 앙코르 커리어 플랫폼 구축과 함께 앙코르 커리어의 원조격인 미국의 ‘Encore.org’ 등과 글로벌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 및 사업은 ‘앙코르 커리어 프로그램’과 ‘앙코르 펠로십’이다. 앙코르 커리어 프로그램은 은퇴 시니어들이 앙코르 커리어를 찾아가기 위한 준비, 자기 이해를 통한 후보 탐색 등 3개 섹션으로 총 18개 모듈로 구성돼 있으며 교육은 이론과 실습으로 진행하고 있다. 앙코르 펠로십은 역량과 전문성을 보유한 앙코르 인재에게 직무 심화교육과 사회적 경제영역에 인턴십을 통해 새로운 삶에 대한 준비와 현장체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외에 앙코르 전문가 프로그램은 제3 섹터 퇴직지원 전문가 양성을 통해 사회적 경제로 커리어 전환을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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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구 대표가 앙코르 시니어 커리어 프로그램 등과 관련 강의를 하는 모습.

 

브라보노는 2016년 상반기만 해도 7명의 퇴직 시니어들을 재취업에 성공시키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브라보노는 △동부여성발전센터 ’전직지원전문가 과정 수료생 멘토링 △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선정 △신나는조합 ‘시니어 사회적기업가 육성’ 취업과정 3기와 ‘휴면 협동조합 코칭 지원’ 컨설팅 수행 등을 통해 서울시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고, 사회적기업진흥원으로부터 우수 협동조합으로 선정되는 등 어엿한 사회적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협동조합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니 주변 시선도 180도 바뀌고 있다. 노 대표는 “은퇴한 내 또래의 친구들이나 가족들도 예전엔 ‘협동조합이 무슨 밥벌이 되겠느냐’고 걱정어린 시선을 보냈었지만, 이제는 격려와 함께 부러움의 시선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노 대표에게 현재 협동조합 운영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한 애로와 두려움도 있는 게 사실이다. 노 대표는 “브라보노가 이제는 어느 정도 본궤도에 안착한 사회적 기업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사업목적에는 영리도 포함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우리 사회 인식이나 지원제도가 부족하다 보니 우리 같은 협동조합들은 늘 경제적 고민에 빠질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 지점에서 노 대표와 동들은 비전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 있다. 본래 브라보노의 설립 취지인 사회적 가치와 영리를 어떻게 하면 잘 조화시키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 대표는 “일단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잘 조화시켜 조합원들과 앞으로 더 많이 나누려고 여러 프로그램과 사업 등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고령화 문제는 물론 청년실업률 급등 등 청년 취업 문제도 심각하다”며 “이 두 문제는 결코 상충되는 것이 아닌 만큼 시니어와 청년들이 머리를 맞대면 서로 시너지 효과를 통해 ‘윈-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노 대표는 브라보노는 물론 정부와 기업이 이를 연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사업도 고민해볼 만 하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글·사진=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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