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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임을 위한 행진곡' 박기복 감독 "5.18의 참상, 지금도 생생해"

당시 고등학생, 버스 타고 가며 5.18 현장 지켜봐
영화 작업 위해 전일빌딩 다섯 차례 방문, 총탄 자국 확인하며 기억 되짚어
개념 있는 배우들이 참여함으로써 영화 완성, 전수현은 외할아버지가 5.18 희생자

입력 2018-05-16 07:00   수정 2018-05-15 14:40
신문게재 2018-05-16 11면

임을 위한 행진곡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촬영 현장 중 김꽃비(왼쪽)와 박기복 감독(사진제공=알앤오엔터테인먼트)

 

“5.18의 진실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보고 경험한 걸 영화로 만들었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연출한 박기복 감독은 과거 광주에서 벌어진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감독은 일상이 되어버린 시민의 시위을 지켜보며 본가가 있던 화순에서 광주까지 통학을 했다. 18일 당일의 풍경도 그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흔히 있는 일이니 그날도 시장에서 가방을 사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군인이 거리에 깔렸어요. 병원 앞에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쓰러져있고 총을 멘 군인이 제가 탄 버스를 세우려고 했죠.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파악한 버스 기사는 광주 시내에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화순까지 왔어요. 만약 그때 버스가 섰더라면 저도 무사하지 못했을 거예요.” 

 

임을 위한 행진곡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사진제공=알앤오엔터테인먼트)

 

임을 위한 행진곡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사진제공=알앤오엔터테인먼트)

 

감독의 기억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곤봉을 든 군인은 정확히 사람들의 머리를 겨냥하고 전일빌딩 앞에 선 헬리콥터는 무자비하게 사격을 한다.

16일 개봉한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당시 대학생의 의문사 이후 시간이 멈춰있는 엄마 명희(김부선)와 그런 그녀를 이해할 수 없는 딸 희수(김꽃비)를 주인공으로 한다. 엄마를 바라보는 희수의 시선으로 과거를 돌아보는 영화는 과거 명희의 애인이자 학생 운동가인 철수(전수현)를 통해 당시 군인이 시민을 체포하고 고문한 사실까지 고발한다.

“저는 그때 일이 지금도 생생해요. 군인이 곤봉으로 머리를 가격 하는 장면도 일부러 반복적으로 넣었는데 그들이 실제로 그렇게 했기 때문이죠. 또 하나 기억나는 건 화순 사람들이 딸기와 우유를 거리에 쌓아두고 무료로 나눠준 거예요. 광주에서 사람이 죽어난다는 소문이 들리니 판로가 막혔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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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사진=알앤오엔터테인먼트)

 

임을 위한 행진곡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사진제공=알앤오엔터테인먼트)

 

5.18 운동은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찍은 영상에 의해 광주 외 지역과 세계로 알려졌다. 그동안 숨겨진 자료가 공개되면서 5.18의 참상이 재조명됐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광주의 일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감독이 오랜 시간 이 영화에 집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서울 사람에게 광주 이야기를 해도 믿지 않았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긴다고 정말 5.18 운동이 잊혀질 것 같아 두려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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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사진=알앤오엔터테인먼트)

“포스터에 보면 사람들이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있어요. (진실을) 안 보고 듣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한 거죠. 그래서 당시 기억을 간직한 전일빌딩을 상징적으로 넣었어요. 그곳에는 영화 작업을 위해 5번 정도 방문했고 그때마다 총탄 자국을 확인했어요. 헬리콥터 사격은 제작비 때문에 힘들지만 그래도 놓칠 수 없어 컴퓨터 그래픽으로 작업을 했죠.”


감독은 어려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기본적으로 개념 있는 사람과 작업을 하고 싶었다며 배우 김꽃비를 언급했다. 실제로 김꽃비는 최근 인권 문제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을 이어오고 있다. 아파트 난방비 부조리를 고발한 김부선에 대해선 그가 가진 정의로움을 높게 평가했다.



5.18을 상징하는 철수를 연기한 전수현은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신예다. 감독은 시골 청년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며 아이돌 같은 외모의 전수현을 캐스팅했다. 또 하나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그의 외할아버지 때문이다.

“전수현의 경우 외할아버지가 5.18 국립 묘지에 안치되어 계세요. 가족이 희생자로 있으니 누구보다 영화의 메시지를 잘 이해하는 배우였죠. 그가 제가 원하는 이미지를 지니기도 했지만 광주를 기억하는 특별함이 더 컸어요. 그 외에도 광주에 인연이 많은 배우가 영화에 참여했어요. 진심이 모이면 통한다고 다들 한 마음으로 뭉쳤죠.”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사진=홍보사 한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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