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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침묵의 살인자' 라돈… 내부피폭 위험 어쩌나

폐암 원인 2위, WHO 1급 발암물질 지정 … 오락가락 정부 발표에 혼란 가중

입력 2018-05-31 07:00   수정 2018-05-30 15:24
신문게재 2018-05-3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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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연간 허용치의 9배가 넘는 방사선을 내뿜는 라돈침대 공포로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달 초 국내 기업인 대진침대가 제조한 침대에서 처음으로 다량의 라돈이 검출돼 충격을 줬다. 건강에 좋다는 음이온을 뿜어내는 것으로 알려진 희토류 성분의 ‘음이온 파우더(모나자이트)’가 원인이었다. 

 

모나자이트는 희귀광물인 희토류 원석을 곱게 간 가루다. 이 가루 안에 든 토륨이나 우라늄 등의 물질이 방사성물질인 라돈을 뿜어낸 것으로 추측된다. 음이온 파우더가 코팅된 침대 매트리스 겉면의 라돈 수치는 3696베크렐로 실내 기준치인 200베크렐을 훨씬 웃돌았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오락가락 발표가 소비자들의 불만을 고조시켰다. 국가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라돈침대로 인한 연간 방사선 외부 피폭량이 0.34m㏜(밀리시버트)로 허용치인 1m㏜에 못 미친다는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호흡을 통해 체내로 방사성물질이 유입되는 내부피폭까지 고려한 2차 조사에선 연간 피폭량이 9.35m㏜까지 치솟았다.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제2의 가습기 살균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침대는 길게는 10년 이상 사용하므로 현재 수치가 낮더라도 장기적으로 방사성물질이 누적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라돈이 검출된 침대를 하루 10시간씩 10년간 사용한 사람은 최대 93.5m㏜의 방사선을 받아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침대 외에도 음이온 효과를 목적으로 모나자이트를 사용한 건강팔찌, 목걸이, 전기장판, 침구류 등에 대한 불신도 점차 커지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공기정화 및 자율신경계 안정에 좋다는 이유로 음이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 결과 상당수 생활용품에 음이온 방출을 이유로 모나자이트가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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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약 2만명이 라돈으로 인한 폐암에 의해 사망했으며, 국내 발생 폐암의 12%가 라돈 노출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라돈은 우라늄이 붕괴하면서 생성되는 무색·무취·무미의 기체로 국제보건기구(WHO)와 미국환경보호국(EPA)로부터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됐다. 공기에 떠다니던 라돈이 피부와 접촉하는 외부피폭은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라돈이 폐를 통해 체내에 들어와 장기를 손상시키는 내부피폭은 인체에 치명적이다.

내부피폭은 호흡, 음식물 섭취, 상처 부위 노출,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 등을 통해 방사성물질이 체내로 유입돼 발생한다. 방사성물질 입자가 작을수록, 체액 용해도가 높을수록 인체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라돈은 폐암 발병과 직결된다. WHO는 라돈이 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많이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선 라돈으로 인한 폐암 사망자가 2만명으로 전체 폐암 사망의 10%를 차지한다. 국내에서도 폐암 환자의 12%가 라돈 노출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진영우 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현재까지 실시된 역학연구 결과 라돈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은 폐에 국한된다”며 “라돈이 주는 피해는 노출 후 수 년,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날 수 있고 노출량이 같더라도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 위험이 10배 높아 금연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방사성물질이 체내에 한 번 유입되면 반감기(에너지가 절반이 되는 시간)를 거쳐 사라질 때까지 계속 방사선에 노출된다. 즉 반감기가 길수록 피폭량이 증가한다. 체내 방사성물질은 땀이나 배변으로 배출되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다행히 라돈은 반감기가 3.8일로 요오드(8일)나 세슘(30년)보다 짧아 폐에서 혈액으로 유입되기 전 방사성을 잃을 확률이 높다. 이로 인해 폐와 호흡기를 제외한 다른 장기는 비교적 피해가 덜하고 모유 수유 등도 가능하다.

라돈은 공기보다 9배 정도 무거워 건물 높은 층보다 낮은 층에서 농도가 높게 측정되며, 건물 바닥이나 지하실벽의 균열된 틈을 타고 유입된다. 라돈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예방하려면 자주 창문을 열고 환기시켜 실내 농도를 떨어뜨려야 한다. 오래된 건물은 바닥이나 벽 등에 균열이 없는지 주기적으로 살펴 바로 수리해주는 게 좋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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