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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이미 시장에 투영된 저출산·고령화의 ‘어두운 그림자’

입력 2018-06-07 00:00   수정 2018-06-06 18:35
신문게재 2018-06-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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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소비의 주체다. 때문에 시장이 흥하려면 사람이 많아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작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기 시작했다. 가파른 초저출산화와 고령화 탓에 우리 시장에는 이미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인구학자 조영태 서울대 교수가 2년 전에 언급한 ‘정해진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 조 교수는 최근 후속으로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라는 책을 내고 초저출산, 만혼, 비혼, 도시집중, 가구축소, 수명연장, 질병부담 급증, 외국인 유입 축소 등 6가지 현상이 미래 소비시장을 뒤흔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우리 시장과 산업은 어떻게 변하고,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떤 기회를 찾아야 하는지 해법을 제시했다. 이미 현실로 다가온 우리 주요 시장의 미래와 그 대응방법을 짚어본다.

 

 

[이미지] 니콘이미징코리아 현대백화점 판교점 팝업스토어 모습
니콘이미징코리아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오픈한 팝업스토어. 앞으로 백화점은 이런 팝업 매장이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제공= 니콘이미징코리아)

 

 

◇ 더 이상 ‘럭셔리’하지 않은 백화점

백화점은 ‘럭셔리’와 동의어였다.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곳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이제 기존 고객과는 전혀 다른 소비 패턴을 보인다. 4050 기존 고객들도 습관처럼 백화점에 가는 경우가 줄고, 가더라도 예전 같은 소비력을 과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에서 고가품을 사기보다 이젠 해외에 나가 쇼핑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 있다. 해외 직구도 보편화되고 있다.



핵심고객이 흔들리면서 발상의 전환이 사급하다. 앞으로는 ‘모든 사람을 겨냥한 명품’을 파는 ‘상설 매장’의 기존 컨셉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일정 시간 ‘팝업 매장’ 형태로 운영하거나 저녁 시간대는 고객층을 확대해 젊은이들의 놀이터로 컨셉을 바꾸는 등 50대 이하 고객을 끌어들일 특단의 구조개선이 필요하다. 평일 낮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지도 고민해야 한다.


◇ ‘미용’보다 ‘케어’가 중시되는 화장품

베이비붐 2세의 중년화는 앞으로 화장품 산업에 큰 영향을 줄 변수다. 이들에게 ‘화장’이란 단순히 예쁘고 젊어 보이는 행위를 넘어, 스스로를 건강하게 가구로 관리하기 위한 ‘케어’적 측면이 강조된다. ‘꽃 중년’ 남성들이 빠른 속도로 새 시장을 형성해 가고 있다. 2030년이면 20대 인구가 올해 대비 200만명 가까이 줄어든다는 것도 변수다. 가구 분화에 따라 가구 수 증가가 이뤄지고 이에 따라 생필품처럼 기초 화장품 수요가 늘 수 밖에 없다는 현실도 예상된다.

싱글 인구의 변화 추이도 눈여겨봐야 한다.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미용에서 케어로 무게 중심이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의학적 효능을 가미한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제품의 인기가 이를 말해준다. 40대 남성은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갈 때 까지 최소한 15~20년 동안 화장품업계에 ‘캐시 카우’다. 다만, 중국산 모조품의 범람은 늘 요주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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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 마켓 전경.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은 식품시장은 성장의 한계를 맞아 간편식 및 직영 식당 운영 등 특단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연합)

 

◇ 식품업계, ‘나홀로족’을 잡아라

식품업계는 저출산의 직격탄을 이미 맞고 있다. 2017년 35만 7000명이던 출생아 수가 2020년에는 30만명, 2029년에는 그마저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 20대 청년도 2020년까지는 652만명으로 늘어나지만, 이후 2025년에는 549만명으로 줄 것으로 예측된다.

미혼 인구도 급증세다.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하는 4050세대도 늘고 있다. 자연히 1인 가구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 수가 줄고 20대 청년 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내수시장은 한계를 보일 것이 분명하다.



미혼 인구 및 1인 가구 증가세에 대비해 업계는 이미 간편식(HMR) 시장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식품업체가 직접 고객에게 브랜드를 파는 식당 운영 등으로 활로를 찾는 방법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B2B 시장에서 B2C로 확장할 수 있다면 늘어나는 ‘4050 싱글족’을 대상으로 한 식품 시장도 더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분간 해외시장을 노리는 전략도 불가피해 보인다.


◇ 술 소비 급감에 전전긍긍, 주류산업

전 세계적으로 술 소비량은 줄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술을 강권하던 기업 문화가 많이 없어진데다 혼술족이 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가장 두터운 술 소비층인 2030 세대가 감소하니 술 소비량 감소는 불가피하다. 2030년이 되면 20대가 현재의 3분의 2로 줄어든다. 해외 경험이 많은 베이비붐 2세도 50대가 되어 소비층에서 멀어진다. 외국문화를 많이 접했던 이들은 가격대가 비싸더라도 국내 맥주나 소주 보다 자신만의 취향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건강관리나 자기계발욕구가 강해 운동 마니아 미혼자들이 많아진다는 것도 음주량 감소의 한 요인으로 전망된다. 고령인구가 많아지고 1인가구가 늘면 정부의 건강증진 정책도 훨씬 강화될 것이다. 담배에 이어 술에도 세금 폭탄이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드라마나 K-팝 등으로 만들어진 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 새로운 고객을 찾는 노력이 절실하다. 각 나라의 특성을 십분 반영한 이른바 ‘K-알코올’로 돌파구를 찾는 노력이 불가피하다.

한양대학교 입시 설명회<YONHAP NO-2684>
지난 4월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2019학년도 한양대학교 삼시세끼 전형계획 입시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 사교육·대학 ‘중년 학생을 잡아라’

사교육 천국인 우리나라지만 앞으로는 수요가 급감할 것이다. 2015년 313만명이던 국내 거주 내국인 6세 이하 인구가 2018년 284만 명, 2025년에는 211만 명으로 대폭 준다. 지금 중고생인 2002년 이후 출생아 수는 40만명대로, 이전 10년의 절반이다. 지방 학원들은 고사할 수 밖에 없다. 영어 등 성인학습 시장이 커지고는 있지만 20대 인구 역시 2015년 640만명에서 2025년에는 549만명으로 100만명 가량이나 줄어 청년층 시장도 협소해질 수밖에 없다.

2021년이면 처음으로 대입 정원보다 진학 희망자 수가 적어진다. 대학은 50만명의 학생을 뽑는데 지원 학생수는 48만명 정도에 그친다. 초저출산 탓이다. 대학 규모 축소는 물론 교수와 교직원 수 절감이 불가피해지고, 사학연금 가입자 수가 줄어 사학연금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대신 중년층 시장은 유망하다. 청년 구직자 시장보다 오히려 중년을 타깃으로 한 사교육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중년 재교육 시장’이다. 대학들도 중·장년 층을 겨냥한 평생교육 프로그램 확대에 나설 수밖에 없다. 교육 수요층을 기존의 19세에서 전 연령대로 바꾸는 노력이 불가피하다.

강진·유승호 기자 pe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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