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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경제개방 가능성 확산, 美 민간자본 vs 中 정부자본 각축장되나

입력 2018-06-13 08:50   수정 2018-06-13 19:05
신문게재 2018-06-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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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따라 대북제재 완화를 통한 북한의 경제개방이 기대되고 있다. 미국은 민간자본의 북한 진출을 공언한 데 반해 중국은 정부주도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한반도를 편입하려 하고 있어 북한 경제가 열리면 양국의 ‘투자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각 사진 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 오른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사진 오른쪽)을 각각 만난 모습. (연합)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체제보장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이 채택되면서 향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를 통한 북한의 경제개방이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민간자본의 북한 진출을 공언한 데 반면 중국은 정부주도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한반도를 편입하려 하고 있어 향후 양국의 치열한 ‘투자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미국은 대북지원에 있어 정부 예산보다는 민간기업 진출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달 13일 “미국민의 세금을 들여 북한을 지원할 순 없지만 대북제재를 해제해 미국 자본이 북한에 투입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인프라가 부족한 북한의 상황을 고려하면 민간 투자가 활성화될 만큼 수익성을 제고키 위해 일시적이라도 정부 지원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달 11일 “한국인을 지원한 미국의 역사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며 “미국은 북한이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달성토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달 22일 한미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대해 “우리는 수십억 달러가 아니라 수조 달러를 썼다”고 말한 것을 고려하면, 초기 대외원조 중심의 ‘한국형 성장모델’도 검토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반면 중국은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육상 실크로드로 연결하는 ‘일대’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해상 실크로드로 잇는 ‘일로’를 구축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한반도를 편입할 계획이다. 중국 입장에서 한반도는 동북부 진출을 위한 교도보이기 때문이다.

 

일대일로에는 막대한 정부재정이 투입될 예정이다. 2049년 완성을 목표로 이를 위한 인프라 건설 규모만 한화 185조원에 달하는 1조400억 위안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자국 주도로 설립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400억 달러 규모의 실크로드 펀드 조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3조 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외환보유액도 이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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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밤 싱가포르의 여러 명소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화려한 마천루를 자랑하는 싱가포르 시내를 둘러보고 있다.(연합)

종합하자면 북한 경제가 본격적으로 개방될 경우 초기에는 미국과 중국의 정부 자본이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선점을 두고 맞붙을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다. 금융위원회가 2014년 발간한 ‘한반도 통일과 금융의 역할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교통망과 전력 등 인프라 수요는 한화 150조원에 달하는 14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그러나 북한에서 미국 자본이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일대일로 외에도 이미 70여년 동안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온 데다 최대교역국이자 최대투자국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북한 전체 무역의 92.5%가 대중무역이었으며, 2000년대 들어 광산개발과 철도·도로·압록강대교 건설 등에 수천억 원 규모의 중국 자본이 투자되고 있다.

반면 북한의 중국 의존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만큼 제재가 풀리면 자연히 여러 국가의 자본들이 균형 있게 투자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한 것은 ‘선호’가 아닌 국제사회 제재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제재가 풀리고 진정 경제개방이 되면 한국과 일본 등 여러 자본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미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북 투자에 나설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인도와 동남아시아 국가들만큼 수요가 풍부하지 않은 만큼, 미국 기업들이 주요 투자처로 여기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08년 맥도날드 측과 입점을 논의했지만 열악한 인프라와 작은 수요시장 등을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한국 기업들도 북한 진출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지만, 면밀한 검토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윤호 기자 ukno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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