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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인생2막 '웰다잉' 준비하자

입력 2018-06-13 15:32   수정 2018-06-13 15:35
신문게재 2018-06-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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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액티브시니어 연구원장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르지만, 모든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그런데도 우리는 마치 죽음이 자신만은 비껴가서 영원히 살 것인 양 생각하고 살아간다. 죽음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죽음에 대한 막연한 부정과 금기로 아무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죽음을 당하게 된다. 은퇴 후 노후준비로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필자는 6년 전 갑작스러운 은퇴로 멘붕 상태였었다. 각당복지재단의 죽음준비 교육을 수강하고 많은 동기부여를 받았다. 그 이후로도 줄곧 죽음에 대해 공부를 해 왔다. 멋진 인생 2막을 설계하기 위한 죽음준비 실천 사항을 정리해 보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mori)’다. 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유한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이 한정돼 있음을 재인식하면 남아 있는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매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새롭게 자각하게 해 준다. 내일이라도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남아 있는 삶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소중하게 시간을 보낼 것이다. 매일 매일을 삶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욕심도 사라지고 사랑과 보람으로 충만한 삶으로 바뀔 것이다.

둘째는, 죽음으로 삶이 완성된다는 사실을 유념하자. 쇼펜하우어는 “삶은 연기된 죽음에 불과하다”고 했으며, 프랜시스 베이컨도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은 시작된다”고 했다. 삶과 죽음은 별개가 아니라 하나이다. 삶의 지속 곧 살아감은 달리 표현하면 죽어감이다. 죽음은 삶의 마지막 성장단계로, 잘 죽음으로서 비로소 멋진 삶이 완성된다. 따라서 잘 죽는 방법을 알면 잘 사는 방법을 알게 되고, 훌륭하게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언제라도 죽을 준비를 함이다. 웰다잉으로 삶이 완성되는 성숙하고 의미 있는 인생 후반기를 설계하자.



마지막으로, 유언장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준비하자. 장례의향서, 묘비명, 죽음의 자리에서 삶을 조망해 보는 사망기(記), 삶의 지혜나 가치관 등을 적은 자서전 등을 써 보길 권한다. 실제 관(棺)에 들어가는 임종 체험도 참가해 보자. 관 속에서 “이제, 숨이 멎었습니다. 관 뚜껑을 닫고 못을 박겠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가족의 소중함과 삶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될 것이다. 유언장은 유족들의 법률적, 경제적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죽음이 임박해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표현이 불가능한 경우를 대비해 건강할 때 연명치료 여부에 대한 의향서도 작성해 두자.

지난달 호주의 생태과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는 치명적 질환이 없는데도, 104세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퇴직 이후에도 왕성한 연구 활동을 했다. 100세 무렵이 되면서 건강이 빠르게 악화되고 시력이 떨어져 더는 삶을 이어갈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추하게 늙는 것(Ageing Disgracefully)’이라고 적힌 셔츠를 입고, 베토벤 교향곡 ‘합창’에 나오는 ‘환희의 송가’를 듣고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을 치르지 말라. 시신은 해부용으로 기증하라”는 유언도 남겼다. 대책 없이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당당히 준비해 맞이하는 죽음을 택한 것이다. 은퇴 후에는 어떻게 살 것인가 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인생 2막의 해법이 쉽게 풀린다. 

 

김경철 액티브시니어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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