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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손예진이 말하는 ‘예쁜 누나’ 윤진아의 미투 그 이후

입력 2018-06-14 23:58   수정 2018-06-15 00:01

손예찐
배우 손예진 (사진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실제로 직장 내 미투 사건이 일어나면 바로잡기까지 몇 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피해자는 그 사이 무너져 버리죠. 진아도 3년의 시간을 버텼어요.”(손예진)

지난 달 종영한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연상녀와 연하남의 가슴 뛰는 사랑이야기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평범한 30대 직장여성이 처한 성폭력 현실을 고스란히 그려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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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예진 (사진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극중 손예진이 연기한 주인공 윤진아는 커피회사 가맹운영팀의 10년차 대리다. 사내에서 ‘윤탬버린’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직장상사들이 알게 모르게 행하는 성폭력을 묵묵히 감수했던 진아는 친구의 동생이자 친동생의 친구인 준희(정해인)를 만나 변하고 성장한다. 


연인을 귀하게 여기는 준희의 사랑을 통해 진아는 그간 자신을 쉽게, 함부로 대했던 직장상사들의 만행을 낱낱이 고발하며 사내 미투운동을 이끈다.

때마침 서지현 검사의 미투운동 이후 연극계와 연예계를 중심으로 사회 전반에 미투운동이 전개되던 시기라 드라마 속 윤진아의 반란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답답할 정도로 현실을 충실히 반영하며 ‘고구마 드라마’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주인공의 미투운동 전개 후 변화된 양상을 보여주는 일반적인 드라마와 달리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가해자의 발뺌과 피해자에 대한 사측의 협박, 행여 피해가 돌아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여타 여직원들의 태도를 고스란히 화면 위에 옮겨왔다.

드라마가 아니라 마치 현실 속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보는 것 같은 전개에 대다수 시청자들은 반발했다. 화면에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지루한 법정 싸움이 이어졌고 결국 진아와 준희는 헤어졌다. 그리고 가해자들 대신 진아만이, 표면상 승진이지만 사실상 문책성 인사를 받게 된다.



“진아는 회사와 외롭게 싸웠고 사랑하던 사람을 떠나보냈어요. 모든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는 과정이 3년 걸린 것이죠. 이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뒤늦게 사춘기가 왔을 겁니다. 많은 것들을 정리하기 위해 제주에 내려갔고요. 아마 상경 뒤에는 좀 더 단단해지지 않았을까요. 이 드라마는 진아가 성장하는 드라마고 진아는 16회 여정이 모두 끝난 뒤에 계속 성장하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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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예진 (사진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손예진은 드라마 전개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에 대해서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대본을 읽으며 어느 순간에서 시청자들이 답답해할지 예상됐다”면서도 “모든 것이 바로 잡혀졌다면 이 드라마는 지금과 다른 색깔의 작품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6부를 끝까지 본 뒤 왜 이렇게 드라마가 전개됐는지 이해하는 분들은 공감해 주셨어요.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제각각 다른 만큼 모든 분들을 충족시키긴 어려울 수도 있어요. 개인적으로 모든 영화와 드라마는 의도한 방향대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보통 드라마들은 반응에 따라 대본이 바뀌기도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기획의도대로 끌고 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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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예진 (사진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손예진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 배우로서, 인간 손예진으로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시선의 폭이 넓어졌고 감성으로 캐릭터를 표현하는 법을 익혔다.

단순히 대사로 표현되지 않은 윤진아라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느낌과 향기까지 고민하게 됐다. 이는 대한민국 멜로 퀸이자 30대 여배우로서 드물게 원톱배우라는 수식어를 지닌 연기자 손예진만이 가능한 지점이기도 하다.

“중요한 신을 찍을 때는 화장실 앞에서 손을 씻으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곤 해요. 마치 수술실에 들어가는 의사가 손을 소독하는 기분이랄까요. 저는 현장에서 그 신을 찍어야 하고 철저히 외롭게 혼자 싸우고 이겨내야 하니까요. 연기에 임할 때는 저도 목숨 걸고 해요. 저는 연기가 전부인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오롯이 손예진의 드라마기도 하다. 매력적인 연하남 서준희 역을 연기한 정해인이 드라마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것도, 두 사람이 실제로 교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산 것도, 정해인이라는 젊은 배우의 가능성을 높이 산 손예진의 안목이 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손예진은 충무로에서도 입봉 감독 전문 배우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가능성 있는 신인감독과 함께 일한 몇 안되는 여배우기도 하다.

“첫째도, 둘째도 기준은 시나리오예요. 신인배우와 일한 건 정해인씨가 처음이에요. 둘이 사귀냐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아마 분위기가 비슷해서 그런가봐요. 현실에서는 안 사귑니다. (웃음) 인간 손예진은 진아와 나이가 같고 미혼이지만 진아와 달리 여자형제가 있고 솔직하죠. 만약 진아처럼 연하남과 교제한다면…나이보다는 성숙한 인간인지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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