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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양호 회장, 침묵이 능사 아니다

입력 2018-06-17 14:56
신문게재 2018-06-18 23면

이효정
이효정 산업부 기자

“가장으로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잘못입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일명 ‘물벼락 갑질’로 시작된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에 대해 이처럼 공식 사과문을 통해 자신의 잘못임을 인정한 바 있다.

이후 현재까지 두 달 넘게 조 회장 본인은 물론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원태·현아·현민 삼남매에 대한 각종 갑질, 비리, 탈세, 밀반입 의혹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 직원들은 ‘조양호 OUT’을 외치며 총수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조 회장은 두 딸을 직책에서 사퇴시키는 조치 이후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총수일가는 대주주인 만큼 강제로 경영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조양호 회장의 ‘버티기’가 시작됐다는 시각이다.

지난 5월 30일 기금운용위원회는 주주활동인 공개서한 발송과 대한항공 경영진 면담을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주식의 12.45% 보유한 2대 주주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5일 대한항공에 총수 일가의 각종 갑질과 밀수·탈세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와 해결방안을 묻는 공개서한을 발송했고, 지난 15일 대한항공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공개서한에 회신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밝힌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등 회신 내용의 수위에 따라 국민연금의 대응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론은 싸늘하고 직원들은 변화를 원한다. 총수일가를 겨냥한 관계당국의 전방위 압박은 거세다. 사태가 잠잠해지길 바라는 ‘버티기’보다는 2019년 대한항공 창사 반세기를 앞두고 대한항공이 향후 50년을 준비할 수 있는 조 회장의 ‘움직임’이 필요한 때다.

 

이효정 산업부 기자 hy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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