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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대기업 총수 일가 비주력사 지분 처분 요구… 롯데·신세계·GS 유통재벌 어쩌나

입력 2018-06-18 17:43
신문게재 2018-06-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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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총수 일가’의 비주력 계열사 보유 지분 처리 요청에 업계에 유통대기업들이 당혹감과 함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비주력·비상장사가 일감 몰아주기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지분을 매각하거나 계열 분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시스템통합(SI)과 물류, 광고, 부동산관리 등의 업종을 예로 들었다. 업종의 특성상 제조업에 비해 보유 부동산이 많고 물류 계열사가 많은 유통대기업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신세계I&C가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I&C는 SI 업체로 SSG PAY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총수 일가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재은 총괄사장이 각각 4.31·2.33%씩 총 6.6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신세계I&C는 상장회사이지만 김 위원장이 콕 찍은 SI 업체에 해당된다. 신세계I&C도 내부 거래 비중이 높다. 지난해 매출 3202억원 가운데 이마트에서 864억원, 신세계 288억원, 스타필드 고양 241억원, 스타벅스 커피코리아 215억원이 나왔다. 이들 거래액만 매출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과 정 사장이 신세계 I&C지분을 처분하거나 계열 분리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위원장의 발언이 전해진 다음날인 지난 15일 신세계I&C의 주가는 14% 가까이 크게 하락했다.

롯데그룹의 경우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의 대홍기획 지분 처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 이사장은 대홍기획의 지분 6.24%를 갖고 있다. 대홍기획은 롯데그룹 계열사로 광고대행업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찍은 비상장회사이자 광고 업종이다.

롯데그룹은 또 계열사인 엠허브와 현대정보기술 등도 계열 분리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엠허브와 현대정보기술은 총수 일가의 지분은 없지만 모두 SI 업체인데다 그룹 주력사가 아니라는 압력을 받으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통과 에너지 사업이 주력인 GS그룹은 계열사인 지에스아이티엠의 총수 일가 지분 처리로 고심할 전망이다. SI 업체인 지에스아이티엠은 허서홍 GS에너지 전무(지분율 22.74%)와 허윤홍 GS건설 전무(8.35%) 등 허창수 GS그룹 회장 일가가 지분 80.6%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공정위가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에스아이티엠은 지난해 2100억원의 매출에 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대부분 계열사에서 나왔다. 최대 매출 회사는 GS리테일로 지난해 거래 규모는 719억원(35%)이다. 주요 계열사인 GS칼텍스(281억원)와 GS건설(570억원)의 매출 규모를 넘는 수준이다. 높은 내부거래 비중과 총수 일가 지분이 상당히 높아 공정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번 김 위원장의 총수 일가 지분 처리 요청에 대해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공정위는 비주력 계열사에 대한 뚜렷한 기준도 제시하지 않아 향후 논란도 예상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비주력 계열사에 대한 뚜렷한 기준은 갖고 있지 않다”며 “총수 일가가 판단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만 밝혔다. 


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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