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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6.25전쟁 68주년, 종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미중무역전쟁’을 만나다

입력 2018-06-25 07:00   수정 2018-06-25 09:05
신문게재 2018-06-25 13면

 

미중대립

 

“아쉽습니다. 6.25 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으로 백두산에 태극기만 꽂으면 끝나는 건데. 왜 중국이 쳐들어왔나요.” 한 네티즌이 6.25 전쟁 발발 68주년을 앞두고 국내 포털사이트에 남긴 말이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군이 38선 전역을 남침하면서 발발한 6.25전쟁. 남한은 존폐의 기로에서 기적 같은 미국의 도움으로 북한 전 지역의 점령을 눈앞에 두었다. 그러나 중국(당시 중공군)의 개입은 하루아침에 전세를 뒤집었다. 2018년 한반도 평화체제로 향하는 길목에서 중국은 또다시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 변수의 영향력이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 6·25 한국전쟁에 드리운 中 그림자가 2018년에도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종전을 선언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북미 두 정상이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공동합의문에 서명하면서, 한반도 정세에서 중국은 소외되는 것 같았다. 남북미가 이끌어가는 구도에서 중국을 끼워줄까 말까 한 정도?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다. 시진핑(習近平)의 존재감은 한차례의 북미정상회담으로 사라지지 않았다. 트럼프가 싱가포르에서 돌아온 직후 대중 무역압박 공세를 높이기 시작했을 때, 그에게 들려온 소식은 김정은의 ‘애프터’가 아니라 세 번째 방중 소식이었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대문짝만한 기사로 시진핑과 김정은의 밀착회동을 찍어댈 때 바람맞은 트럼프의 트윗은 말이 없었다.



트럼프의 인내심도 그리 오래갈 것 같진 않았다. 언제 180도 태도가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은 게 트럼프니까. 아니나 다를까 대북제재를 1년 더 연장했다. 싱가포르에서 돌아온 지 열흘 만의 일이었다. 북한이 후속협상에 뜸을 들여오던 차에 북중 양측에 보낸 경고신호가 됐다. 미중 양국이 예고한 관세폭탄의 시한(7월 6일)은 다가오고, 이제 막후에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 실현되는 것을 지켜보던 시진핑의 오른팔 왕치산(王岐山)이 나설 차례인가.


◇ 트럼프 vs 시진핑… 예고된 무역전쟁 


美中 무역전쟁 재개 조짐…美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7년 11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AP=연합)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은 동맹국도 라이벌도 가리지 않지만, 주표적은 역시 ‘중국’이다. 특히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중국제조 2025’의 야망은 십자포화 대상이 됐다. ‘매파’ 참모들은 부지런히 관세폭탄들을 설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렸다. 세부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 이미 투하된 美관세폭탄 = ①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삼성과 LG 등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패널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했다. 전체 관세 부과 대상 세탁기 및 태양광패널 제품의 합산 규모는 103억 달러로 추산된다.



②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다음으로는 수입산 철강 제품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가 발효됐는데, 한국과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은 자발적 수입제한 조치에 동의하면서 면제됐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미국이 수입한 철강 제품 규모는 300억 달러에 달한다. 알루미늄 제품에는 10%의 추가관세가 부과됐으며, 역시 한국과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이 같은 이유로 면제됐다. 지난해 수입 규모는 170억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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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 중인 美 관세폭탄 = ①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관세: 한국을 포함해 모든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수입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을 겨냥한 최대 25%의 추가 관세 부과가 검토되고 있다. 자동차만으로도 2080억 달러 상당의 대미 수출물량이 추가 관세의 적용을 받게 된다. 특히 자동차는 한국의 주력 대미 수출품목으로 관세 부과 조치가 확정될 경우 타격이 클 전망이다.

② 中 ‘기술굴기’ 표적 관세: 기술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첨단 기술제품들을 겨냥한 관세로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며, 2단계로 진행된다. 일차로는 340억 달러 규모의 818개 품목에 대해 7월 6일부터 관세가 부과된다. 나머지 160억달러 규모의 제품은 추가 검토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③ 中의 보복시 4배 추가 보복: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중국이 500억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보다 4배 많은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10%라는 관세율은 추후 변경될 수도 있다.

이에 맞선 시진핑의 반격카드도 만만치 않다.

▲ 中의 보복관세 = ①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을 겨냥한 미국의 관세에 대한 보복조치로, 돼지고기, 대두, 자동차 등 미국산 제품 659개 품목에 대해 7월 6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한다. 미국의 관세부과 시점과 부과 대상 품목의 액수까지 똑같이 맞췄다.

▲ 우회적 대응 =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5055억달러)은 미국의 대중 수출액(1299억달러) 보다 훨씬 크다. 관세폭탄을 주고받는 방식으로는 미국 보다 중국의 실탄이 더 빨리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국가주도 경제의 중국은 선택 가능한 옵션들이 매우 다양하다. 위안화 평가절하에서 부터 미 국채매각, 대북제재 완화를 통한 지정학적 판세 전환, 중국인 관광객 제한, 중국내 미국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 미국 제품 불매운동에 이르기 까지 전문가들은 다양한 보복수단들을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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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전과 극적인 대타결 사이

이제 양국은 전면적인 무역전쟁준비를 대략 마친 듯하다. 남은 것은 결국 결전뿐인가. 아니면 극적 합의 또는 양보를 통한 출구 모색인가.

미국 경제의 체력을 확신하는 트럼프와 트럼프 행정부내 ‘대중 강경파’들을 보면 예고된 관세폭탄이 엄포성으로만 그치진 않을 것 같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대중 압박의 눈높이에는 차이가 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대중 무역적자를 낮추는 수준의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7월 6일 관세 발효 전에 왕치산을 미국으로 초청해 미중간 대타협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과 같은 ‘강경파’들은 중국의 정책에서 구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에 대해 중국 측은 타협안을 모색하거나 양보할 것이라고 보는 분석도 있지만, 끝까지 결전을 피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중국의 국수주의적 리더십은 정치적 약점을 보여주기 보다는 차라리 경제적 고통을 일부 감수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정면충돌로 치닫는 상황은 한국경제만이 아니라 한반도 정세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미국과 후속담판을 앞두고 중국의 지원이 필요한 북한과 대미 무역협상에서 북한카드를 잡으려는 중국의 이해가 결합할 때 과연 비핵화 프로세스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이것은 무역문제일 뿐이니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위해 함께 협력하자고 외쳐도 관세폭탄의 포화 속에서는 그 말이 잘 들리지 않을 수 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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