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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6강 ‘1%의 가능성’ … 건강 해칠 가능성 99%?

경기 과몰입해 흡연·폭음 삼가야 … 심혈관질환 환자 등 주의해야

입력 2018-06-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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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늦게 축구 경기를 보면서 흥분하면 각성효과를 내는 도파민이 분비돼 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이 어느 덧 중반에 접어들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1%의 가능성을 안고 독일전을 앞둔 가운데 16강 진출국 명단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혹자는 진짜 월드컵은 실력이 비슷한 강팀들이 대결하는 16강부터라고 말한다.



한국과 시차가 많이 나는 러시아 지역에서 경기가 열리는 탓에 새벽 늦게까지 경기 중계를 시청한 축구팬들은 심각한 피로감에 시달린다. 업무나 수업 시간에 졸기 일쑤고 건강까지 해치는 기분이 든다. 선수와 자신을 지나치게 동일시해 선수들의 부진을 보고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남은 월드컵 기간 건강을 해치지 않으려면 평소 생활습관을 지키고 지나치게 흥분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이정아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꽤 많은 축구팬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승패나 선수의 활약에 과도하게 몰입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거나 폭음을 한다”며 “‘어차피 한 쪽은 질 수밖에 없으며 우리 팀도 예외는 아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편하게 먹고, 월드컵 이외의 공부나 사회생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거나, 협심증·뇌졸중 과거력이 있는 환자가 월드컵 기간 생활리듬이 깨져 약 복용을 소홀히 하고 병을 키우는 사례도 적잖다. 생활리듬이 다소 깨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복용 중이던 질환 관련 약은 꼭 평소대로 복용해야 한다

늦은 시간까지 경기를 시청하다 보면 수면부족 및 잘못된 수면습관으로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밤 늦게 경기를 볼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커피, 콜라, 홍차 등의 섭취를 피하고 특히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에는 음주와 흡연을 삼가야 한다.

또 밤에 경기를 보면서 흥분하면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인 도파민(dopamine)이 분비되면서 마치 땀을 흘리며 운동한 것과 같은 각성 상태가 된다. 이럴 경우 침대에 누워도 쉽게 잠들지 못하고 수면의 질도 현격히 떨어질 수 있다.

도파민은 중뇌 흑질 선조체에서 만들어져 쾌감이나 즐거움에 관련된 신호를 전달해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식욕·성욕·예술가적 기질을 자극하는 일종의 생체친화적 각성제로 ‘신이 선사한 마약’, ‘사랑의 묘약’, ‘사랑과 창조의 호르몬’ 등의 별칭으로 불린다. 따라서 밤늦게 경기를 볼 땐 흥분을 가라앉히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경기를 보던 중 졸음이 온다면 아쉽더라도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게 좋다. 침대나 소파에 누워 경기를 보다 잠드는 것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언제 잠들었는지에 상관없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낮잠으로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너무 피곤해서 낮잠이 필요할 땐 시간을 30분 이내로 제한하는 게 좋다.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다가 지나치게 흥분해 갑자기 뒷목이 당긴다거나 가슴 통증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느껴지면 즉시 TV시청을 멈추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환자는 혈압 및 맥박수를 체크하고, 몸 상태가 영 좋지 않다고 느껴지면 바로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손에 땀을 지는 스포츠중계의 특성상 인체를 각성시키는 교감신경계가 자극된다. 교감신경계 활성은 심혈관계를 항진시켜 몸에 무리를 주고 자칫 실신이나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심혈관 기능이 약한 노인, 고혈압 및 심혈관질환 환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요통 등 근육통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평소에 허리가 자주 아프거나 목 뒤가 뻐근하고 어깨가 결리는 사람들은 이 기간 증상이 악화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술, 담배, 카페인 음료 등도 교감신경계를 자극하므로 피하도록 한다.

축구시청에 따른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극복하려면 적당한 운동이 필수다. 이 교수는 “운동을 하면 β엔돌핀의 분비가 촉진돼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흥분 후 피로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 된다”며 “먼저 스트레칭, 산책, 가벼운 등산, 걷기, 조깅 등 가벼운 운동을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걷기나 산책은 최소 40분 이상, 조깅이나 달리 등은 최소 20분 이상 실시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 운동 강도를 과도하게 높여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오히려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있다. 운동 중 피로감을 느끼면 2∼3일간 휴식을 취한 뒤 운동하는 게 효과적이다. 운동 중 불편함을 느낄 경우 바로 의사에게 상담받도록 한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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