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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젠자임, “고셔병치료제 개발은 운명처럼 다가와” … 남다른 사명감

셀레나 프레이슨스 본사 의학부총괄 인터뷰 … “희귀난치질환 분야 혁신 지속”
ERT ‘세레자임’·경구약 ‘세레델가’로 환자 삶 바꿔 … 신경증 동반 GD3치료제 ‘벤글루스타트’ 개발 순항

입력 2018-06-29 17:47   수정 2018-06-30 13:02

상단 사노피 젠자임 셀레나 3
셀레나 프레이슨스 사노피젠자임 의학부 총괄

 

 

지난해 11월 사노피젠자임 한국사업부가 경구용 고셔병치료제인 ‘세레델가’(성분명 엘리글루스타트, eliglustat)를 급여 출시해 환자 삶의 질을 대폭 개선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 회사가 표준치료법인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 ‘세레자임’(이미글루세라제, imiglucerase)을 1994년 4월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지 약 14년 만의 일이다.



희귀난치질환 연구개발(R&D) 기업 사노피젠자임은 고셔병 분야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다수 보유할 정도로 이 병의 치료제 개발에 앞장서왔다. 셀레나 프레이슨스(Selena Freisens) 프랑스 본사 의학부 총괄로부터 회사의 담대한 여정을 들었다. 그는 2001년 젠자임에 합류해 세레델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했다.  

고셔병은 당지질 분해효소인 글루코세레브로시다아제(glucocerebrosidase, GBA) 효소 결핍으로 글루코세레브로시드(glucocerebroside)가 체내에 축적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비장·간·골수에 주로 쌓여 비장·간비대증, 골손상, 통증 등을 일으킨다. 유병률은 인구 10만명당 1명 정도다.

고셔병은 질병 진행속도와 신경증(지능저하·경련·눈운동 이상 등) 동반 유무에 따라 1, 2, 3형으로 나뉜다. 1형은 가장 흔한 유형으로 신경증을 동반하지 않는다. 1세 이전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성인이 된 후 가벼운 빈혈로 우연히 진단된 사례도 있다. 2형과 3형은 공통적으로 신경증이 나타나며, 2형은 3형에 비해 악화속도가 빨라 대개 3세 이전에 사망한다.


◇ 1981년, 4살 꼬마 브라이언 위해 연구 시작 … 세계 최초 ERT ‘세레데이즈’ 개발

1880년대 중반만 해도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고셔병은 세레자임의 등장으로 관리하면 일생생활이 가능한 병으로 바뀌었다.



유전질환의 효소치료를 연구하는 자그만 바이오벤처로 1981년에 설립된 젠자임은 4살 소아 고셔병 환자였던 브라이언 버맨(Brian Berman)을 만난 것을 계기로 고셔병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걸게 된다. 어떻게든 자녀를 살리겠다는 브라이언 부모님의 간절함에 이 회사도 뜻을 같이 했다.  
 
브라이언은 1984년에 젠자임이 시행한 ERT 제제 ‘세레데이즈’(알글루세라제, alglucerase) 임상의 첫 성공자로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해 가정을 이뤘다. 이 임상에서 참여한 환자 가운데 유일한 어린이로 다른 성인 환자들에 비해 조기에 치료함으로써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브라이언은 미국 국립고셔병재단(U.S. National Gaucher Foundation) 회장으로서 환자단체를 대변하고 있다.
 
젠자임은 1991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세레데이즈(사람태반에서 원료 추출)를 승인을 받은 뒤 이 약의 공정을 개선해 생산단가를 낮춘 유전자재조합형 세레자임을 3년 후에 새로 출시했다. 셀레나 박사는 “세레자임은 소아·청소년·임산부 등 댜양한 제1형 고셔병(GD1) 환자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20여년간 전세계에서 총 6000여명의 환자가 이 약으로 치료받았다”고 소개했다.


◇ ERT 터줏대감 ‘세레자임’ 이어 2세대 경구약 ‘세레델가’ 발매 … 투여 편의성·안전성 높여

세레자임이 폭넓은 적응증과 장기간 임상데이터가 확보된 게 강점이라면, 세레델가의 특장점은 투여 편의성이 뛰어나면서도 세레자임과 동등한 수준의 효과를 보이는 것이다.   

셀레나 박사는 “세레델가는 성인 제1형 고셔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연구 ‘ENCORE’와 ‘ENGAGE’에서 1일 1일 경구복용만으로 2주마다 병원에서 정맥주사하는 세레자임과 비슷한 효과를 냈다”며 “소아·청소년 환자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임상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레자임으로 치료받아온 환자들을 대상으로 ENCORE 임상에서 약제를 세레델가로 교체한 후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결과 전체 환자의 94%는 경구 제제인 세레델가를 더 선호했다.  

세레델가는 차세대 기질감소치료제(substrate reduction therapy, SRT)로 GBA가 작용하기 전 단계에서 글루코세레브로시드 합성효소(synthase)를 억제, GBA가 분해하는 기질(글루코세레브로시드)의 전구물질 양을 줄인다. 기존 SRT인 악텔리온파마수티컬즈코리아의 ‘자베스카’(미글루스타트, miglustat) 등보다 부작용이 경미해 내약성이 우수하다.

셀레나 박사는 “세레델가는 희귀질환치료제로서는 이례적으로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인증받아 미국·유럽 등 55개국 이상에서 ERT와 지위가 동등한 1차치료제(표준요법)로 처방된다”며 “자베스카가 ERT 치료에 실패한 제1형 고셔병 환자에게만 쓸 수 있는 2차치료제로 허가받은 것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SRT인 세레델가는 화합물 성분의 합성의약품으로 GBA유사체 성분의 단백질의약품인 ERT 제제보다 분자 크기가 현저히 작아 비장·간·뼈·폐 등 전신에 골고루 투과되는 게 장점”이라며 “임상연구 결과 골수부담(BMB, bone marrow burden) 점수가 ERT보다 낮았다”고 덧붙였다.


◇ 젠자임, 고셔병 인지도 개선에 앞장 … 증상 나타나고 4~10년 지나서야 진단돼

사노피젠자임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고셔병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국제고셔병협력협회를 설립, 전세계 전문가들과 고셔병 최신치료 가이드라인을 공유하고 있다. 고셔병은 희귀질환 특성상 의사에 따라 평생 진료하면서 한 번 볼까말까할 정도로 드물어 일반인뿐 아니라 의료진 인지도가 낮다. 

고셔병이 진행되면 치료받아도 나아지지 않는 증상이 있어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는 데 대다수가 공감하지만 희귀질환 특성상 환자를 선별하는 게 어렵다. 이탈리아 의사 카펠리니(Cappellini)가 기존 고셔병 진단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위험군 중에서 비장이 크고, 혈소판 수치가 떨어진 환자들을 선별해 진단율을 높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정도다.

셀레나 박사는 “해외 통계에 따르면 고셔병 증상이 나타난 후 진단까지 평균 4~10년이 걸렸다”며 “환자 한 명당 평균 8명의 의사를 만난 후 정확한 병명을 알게 됐으며, 환자 86%가 혈액학 전문의를 찾아갔지만 이 환자가 고셔병이 아닐까 의심을 해본 의사는 5명 중 1명에 불과했다”고 안타까워했다.


◇ ERT 후발주자 공세에도 자신감 … 장기간 효과·안전성 데이터 축적 강점

세레자임이 발매되고 25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ERT 신제품으로 샤이어코리아의 ‘비프리브’(베라글루세라제알파, velaglucerase alfa), 이수앱지스 ‘애브서틴’(이미글루세라제, imiglucerase) 등이 출시됐다. 이 시장 개척자로서 경쟁의식은 없을까.

셀레나 박사는 “ERT 제제 중에서 장기간 치료로 골밀도 개선, 뼈통증 감소, 뼈괴사 예방 효과가 입증된 것은 세레자임이 유일하다”며 “세레자임은 물질 구조가 복잡해 카피하기 어렵고, 사노피 젠자임이 25년 넘게 쌓아온 제조·생산 노하우를 따라잡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레자임은 중국햄스터난소세포(CHO, Chinese hamster ovary)를 배양해 생산되는데 이는 유전자재조합형 생물학적제제의 70% 이상에서 사용되는 안전한 표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전세계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애브비의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억제제 ‘휴미라’(아달리무맙 adalimumab) △암젠·화이자의 TNF-α억제제 ‘엔브렐’(에타너셉트, etanercept) △로슈의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억제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 bevacizumab) 등도 CHO세포로 만든다.

애브서틴은 국내에서 세레자임의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됐지만 세계에선 오리지널약과 비교가 불가능한 생물학적제제(non-comparable biologics)로 분류된다. 세레자임 유사 약물 중 미국 FDA, 유럽 의약품청(EMA). 세계보건기구(WHO) 등 세계 보건당국으로부터 오리지널약 대비 생물학적동등성을 입증한 바이오시밀러로 인정받은 약은 아직 하나도 없다.  


◇ 세레델가 다음은 벤글루스타트 … 파킨슨병 등 신경계질환 다방면 효과 기대

사노피젠자임은 신경증을 동반한 제3형 고셔병(GD3)치료제로 ‘벤글루스타트’(venglustat)의 3상 임상연구를 하고 있다. 셀레나 박사는 “벤글루스타트가 혈관·뇌장벽(BBB, Blood Brain Barrier)을 통과해 파브리병·파킨슨병·상염색체우성다낭성신종(ADPKD) 등 각종 신경계 희귀난치질환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귀띔했다.

희귀질환치료제는 질환 특성상 임상연구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하는 것부터 쉽지 않고, 출시돼도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세레델가만 하더라도 임상연구를 마치는 데만 15년이 걸렸다.

셀레나 박사는 “사노피그룹의 재정적 뒷받침 덕에 전직원이 희귀질환자의 삶을 긍정적으로 송두리째 바꾼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돈이나 숫자가 아닌 왠지 모르게 끌리는 마음 속 울림을 따라간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희귀질환 중 치료제가 있는 질환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약 95%는 질환 특성이 밝혀지지 않았거나 이름조차 없다”며 “30여년간 희귀질환치료제 연구개발에 매진하면서 쌓은 전세계 의료인·환자단체 등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리 회사가 해결해야 할 미션이 많다”며 열의를 보였다. 


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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