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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빅데이터 활용도 높이려면 … 기관별 데이터 ‘연계’부터

심평원·건보공단·병원, 정보 개방 추진 … 법제화·데이터 표준화 필요

입력 2018-06-29 17:41   수정 2018-06-30 13:04

빅데이터
건강 데이터 활용 가치를 높이려면 병원마다 제각각 사용하고 있는 전자의무기록(EMR)을 표준화해 세계 연구기관과 교류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게 급선무다.

질병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맞춤치료하는 시대가 가시권에 성큼 들어왔다고 하지만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병원이 갖고 있는 전자의무기록(EMR),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국민건강정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급여 통계 등 여러 공공기관의 의료정보가 각각 따로 놀고 있어 데이터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5일 ‘우리가 만들어갈 건강 빅데이터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국립암센터 의생명과학포럼’에서 의료 정보의 특성을 소개하는 한편 “다른 기관과 자료 연계를 위해 명확한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김현창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의 머신러닝(기계학습)은 개인에 최적화된 질병 예방·진단·치료를 뜻하는 정밀의학 실현에 필요하다”며 “두 기술을 활용하면 예컨대 환자별 뇌경색과 뇌출혈 위험도를 다각도로 분석해 항혈소판제 아스피린(aspirin) 복용 여부, 복용량 등을 다르게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산업자원통상부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가 데이터 연계 필요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며 “데이터 관리 방식에서 북유럽 모델을 따를지, 미국 모델을 따를지 빠르고 명확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유럽은 국민들의 정부 신뢰도가 높아 정부가 모든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는 반면 시장성을 중시하는 미국은 개인이나 민간기업이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고 서비스 계약을 통해 공급한다. 한국은 아직 데이터 관리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둘 중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김 교수는 “단순히 데이터를 많이 집어 넣는다고 예측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고, 데이터에 대한 근본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성지헌 서울대 보건환경대학원 교수는 “건강 데이터는 정보 제공자의 건강관리법 피드백, 신약개발 등에 도움돼 공익성을 얼마든지 키울 수 있지만 아직 관련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정보 양이나 구조 면에서 진정한 빅데이터라 할 수 있는 검색 중심의 포털사이트 구글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보유한 정보는 제공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유전체 연구를 바탕으로 최근 개발된 신약은 비스타틴계 고콜레스테롤혈증치료제인 프로단백질전환효소 서브틸리신·켁신9(PCSK9, 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억제제 계열의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 alirocumab), 암젠의 ‘레파타’(에볼로쿠맙, evolocumab) 등이 대표적이다.

성 교수는 또 “우리나라는 유전체 정보 관련 질환과의 상관성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DB)가 취약하다”며 “유전체 정보와 임상 데이터를 긴밀하게 연결하고, 익명화된 데이터를 활발하게 공유할 수 있는 국가사업이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래웅 아주대병원 의료정보학과 교수는 “데이터를 가져다 쓰고 싶지만 자신의 정보는 익명화해도 주고 싶지 않은 게 사람 마음”이라며 “현재 유전자 정보와 임상 데이터를 연계하는 것이 법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 활용 가치를 높이려면 병원마다 제각각 사용하고 있는 전자의무기록(EMR)을 표준화해 세계 연구기관과 교류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관마다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이 다른 것은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이다. 이에 세계 각국의 데이터를 하나의 공통 데이터 모델로 변환해 의료 빅데이터를 결합하고 분석할 수 있는 오디세이 컨소시엄(OHDSI, Observational Health Data Sciences and Informatics)이 조직됐다. 

헬스케어 정보기술(IT) 기업 눔의 김영인 메디컬디렉터는 “원외 데이터인 개인의 일상에 관한 기록(라이프로그, lifelog)를 원내 EMR·전자건강기록(EHR) 데이터와 어떻게 연계할지 관심이 높다”며 “표준화된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모으는 게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김 디렉터는 “모바일 플랫폼 보급으로 라이프로그 모으기가 쉬워졌다”며 “기존 임상 데이터는 내원·입원시에 집중적으로 형성돼 분절적인 반면 라이프로그 데이터는 연속적인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박종헌 국민건강보험공단 전문연구위원은 “한국은 전산청구율이 100%,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한 청구자료 연계율이 99% 이상으로 헬스케어 빅데이터를 다루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의원급에선 아직도 종이 청구가 많아 환자와 청구자료 연계율이 약 80%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공익 차원에서 신약개발에 활용하려는 제약사나 건강증진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려는 정보기술(IT) 기업에게 공단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지만 민간보험에겐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제네릭의약품(복제약) 개발, 일반적인 학술연구 등도 공익으로 봐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국립암연구소(NCI)가 지난 1월 개정된 커먼룰(Common Rule)을 발효할 정도로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효율을 높이는 데 적극적인 반면 한국은 연구 효율성보다 기존 법과 윤리를 중시하는 분위기여서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NCI는 개인을 식별할 있는 정보가 포함돼도 ‘포괄동의’(Broad Consent)를 인정하고, 포괄동의를 받은 경우 추후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심의 면제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국내에선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따라 포괄동의를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생명윤리법에 따라 인간대상연구·인체유래물 연구에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되면 어떠한 경우에도 IRB 심의를 면제받을 수 없다.


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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