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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지역축제, 화천을 배워라

입력 2018-07-11 15:46   수정 2018-07-11 15:47
신문게재 2018-07-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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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지역축제 중 이렇다 할 입소문이 난 건 손에 꼽는다. 출발부터 잘못된 결과다. 엇박자로 시작하니 불협화음인 건 당연지사다. 지역권력의 명함유지가 목적이니 단기성과에 매진하고, 주인의식 옅은 지자체가 주도하니 지역 공동체는 조연신세다. 주객전도의 실상은 처절하다. 돈은 돈대로 뿌리건만 남는 건 빚잔치다. 주먹구구로 시작하니 과대포장과 분식치장은 숙명이다. 아이디어는 없다. 토종·특화의 지역밀착 축제라지만 근거는 찾기 어렵다. 불꽃, 치즈, 쌀, 한우, 나비, 꽃 등 어디서 성공했다면 차용하기 바쁘다. 결과는 적자행사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사실상 기대이하다. 


그럼에도 지역축제는 필요하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지역조성을 원한다면 축제 개최는 꽤 괜찮은 수단이다. 공동체의 최초단위 회복 시도로는 손색없다. 재생 화두가 최대 고민인 지방농촌에겐 특히 그렇다. 소멸위기의 공감과 대책을 위한 손쉬운 출발일 수 있다. 다만 지금처럼 접근하면 곤란하다. 지역주도로 주민공동체가 합류해 토속자원을 발굴한 후 지속가능한 사업모델로 안착하는 흐름이 필요하다. 이때 행정과 금융의 외부지원이 뒷받침되면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 즉 주도권은 어디까지나 민간주체임과 동시에 사업내용도 지역특성과 자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강원도 화천 모델은 돋보인다. 지역재생의 꽤 탁월한 모범 모델로 손꼽힌다. 지역 소멸까지 막아낼지는 모르겠으나 새로운 실험의 설명력과 정합성이 인정된다. 화천은 단점 천지다. 혹독한 겨울추위에 군사보호구역인지라 주민보다 군인이 더 많은 인구불균형 지역이다. 흔하디흔한 4차선 도로조차 없다. 이분법적인 사고라면 단점을 보완할 재정투입이 지역재생의 단골카드로 쓰여진다. 개발규제를 풀고 관광·교통인프라를 확대해 사람을 모으자는 방식이다. 엄청난 비용투하는 당연하다.



화천은 다른 선택을 했다. 고정관념의 파기다. 단점을 뒤집어 장점으로 승화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개발되지 않았기에 청정자연을 떠올렸고, 혹독한 추위를 겨울레저의 기회로 삼았다. 어디서든 서식하는 수달이건만 한발 앞서 ‘수달의 고장’이라 명명, 청정자연을 강조했다. 겨울레저의 최적공간을 위해서는 산천어 축제를 기획했다. 이게 또 혁신적인 게 화천에는 산천어가 없다. 타지역에서 공수해와 ‘화천=산천어’를 완성했다. 덕분에 매년 100만 손님이 찾는다. 지역환경을 십분 활용한 접근이다.

덕분일까. 화천인구는 평균보다 낫다. 2005~16년 강원지역 인구는 4.17% 늘어났지만, 화천은 10.14% 증가했다. 아직은 자연증가(출산-사망)가 많아 절대인구가 늘지만, 화천은 평균이상이다. 2005년 2만1686명에서 2016년 2만3886명으로 불었다. 화천이 재정투입적 인프라사업을 택했다면 얘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인프라가 우위인 경쟁지역은 얼마든 있다. 요컨대 단점보완만으로는 한계가 많다. 투자대비 효용도 낮다. 따라서 단점을 무작정 고치려고만 하기보단 재발견에서 기회를 찾는 게 현실적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적극 참여는 놓칠 수 없는 성공지점이다. 화천모델이 관민 협치로 불리는 이유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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