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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으로 효과 증명한 中 ‘단체관광’ 무기화

입력 2018-07-10 16:30

한국 찾는 '유커' 13개월 만에 증가
지난 4월 15일 오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이 여행객과 환영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인구수 14억에 달하는 중국이 자국의 해외 단체관광객을 무기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미 외교안보 전문기관 스트랫포는 지난해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으로 중국이 한국행 단체관광을 비공식 금지한 것이 가장 최근, 그리고 가장 극적으로 활용된 사례라고 전했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016년 3월~12월 700만명 수준에서 2017년에 300만명으로 줄었다. 올해 2월 평창 올림픽 때도 당초 20만 명으로 예상됐던 중국인 관광객 수가 실제로는 2만 명에 그쳤다. 이로써 한국 관광산업이 놓친 수입은 68억2000만 달러(약 7조6125억 원)에 달한다고 스트랫포는 추산했다. 그러던 것이 평창 올림픽 직후 중한관계 개선 움직임에 따라 지난 4월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60% 이상 늘어나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스트랫포는 “중국의 노력으로 한반도에서 사드를 철수시키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으나, 한국경제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징벌에서 보상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음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단체관광으로 압박하는 사례는 한국만이 아니다.

대만에선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집권한 민진당이 독립 노선을 추구한다고 보고 보복차원에서 중국인 대만 관광을 제한했다. 대만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수는 60%나 격감했고, 대만을 찾는 다른 나라 관광객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대만 관광업계는 20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은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은 작은 나라들에 대해서도 단체관광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이후 대만과 단교한 10개국 중 6개국은 중국 정부로부터 ‘해외여행허가지역지위(ADS)’ 국으로 지정되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밀려들고 있다고 한다. 바누아루와 피지는 대만을 외교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ADS 지위를 얻었다.

일본도 주요 표적이다. 지난 2012~2013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4% 감소했다. 터키도 중국의 단체관광 공세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2015년 터키행 중국 관광객 수는 40만 명이 넘는 수준까지 증가했으나, 그해 중국 내 소수민족 터키계 위구르족 문제가 불거져 양국관계가 악화되자 이듬해에는 53%나 격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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