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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정장 '고래싸움'보다 무서운 개미 불안

입력 2018-07-18 15:21
신문게재 2018-07-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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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

국내 증시에 끼인 어두운 그림자가 좀처럼 걷힐 줄 모르고 있다. 코스피가 2400선은커녕 2300선을 지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최근 증시 조정의 원인으로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와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 부진이 꼽히지만 해당 원인만으로는 현재 지수 하락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 현재 지수는 전문가들이 그간 기술적 분석을 통해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었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공식’을 하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회복을 위해 가장 크게 넘어야 할 산은 무역갈등 심화 정도보다 더 크게 시장을 덮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다. 지수 흐름을 주도하는 외국인들의 현·선물 거래는 연일 매도를 나타내고 있으며, 신용융자잔고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상환 압박에 한 달 새 1조6000억원이 증발했다. 1~2분기 내 13조원을 웃돌던 거래대금은 8조9000억원대로 줄었다.

최근 만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인지적 오류를 지적했다. 투자자, 특히 개인은 지수 추가 하락에 대해서는 실제 손실보다 더 크게 느끼는 반면, 반등에 대해서는 실제 상승보다 더 작게 느낀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지적 오류로 개인은 조정장에서 주가가 조금만 반등해도 충분히 회복했다고 여기고 금세 팔아버린다. 이때문인지 최근 코스피는 2300선을 전후로 1% 이내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의 인지적 오류는 곧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낮은 신뢰도를 드러낸다. 시가총액 10위권 안에 드는 기업은 분식회계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무역갈등 철퇴를 맞아 연일 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증시를 믿지 못하는 개인이 조정장에서 실제보다 더 큰 공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무역갈등이나 실적부진과 같은 대내외적 요건보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읽어야 할 때다.

 

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 chesed7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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