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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캐롤’로 뮤지컬 데뷔하는 주병진 허비의 ‘광대들의 왕’이 기대되는 이유

닐 세다카의 히트곡으로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 '오! 캐롤', 한진섭 연출, 김성수 음악감독, 서병구 안무가 등 의기투합
주병진, 허비 역으로 데뷔 41년만에 뮤지컬 도전! 같은 허비 역에 성기윤·서범석·윤영석, 에스더 박해미·김선경·이혜경
미워할 수 없는 델 모나코 정상윤·서경수·박영수·정원영, 게이브 박한근·김태오·조환지 등 출연

입력 2018-08-09 18:37

오! 캐롤
9일 서울 역삼동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뮤지컬 ‘오! 캐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연합)

 

“어쩌면 내 인생에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관록의 MC 주병진이 데뷔 41년만에 뮤지컬에 도전한다. 주병진은 9일 서울 역삼동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열린 뮤지컬 ‘오! 캐롤’(8월 16~10월 21일 디큐브아트센터) 제작발표회에서 뮤지컬에 도전하는 심경을 ‘마지막 기회’라고 표현했다.

“뮤지컬이라는 거대한 산이 갑작스레 제 옆으로 다가왔을 때 숨도 못 쉴 정도였고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제안이 와도 엄두를 내지 못했었는데 제가 활동한 세월들이 뮤지컬 공연을 하는데 어떤 도움이 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내 인생에 마지막으로 기회가 주어진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오! 캐롤 주병진
주병진은 ‘오! 캐롤’의 리조트 MC 허비 역으로 데뷔 41년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연합)
그리곤 왜 ‘오! 캐롤’인지에 대해서는 “보고 나오면 마음이 먹먹하고 숙연해지는 뮤지컬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오! 캐롤’은 공연을 보고 나면 힐링되고 내 인생이 좀 가볍고 환해진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저 역시 그런 느낌을 받고 싶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주병진 뿐 아니다. 2016년 초연부터 2017년 앙코르, 2018년 3연까지 에스더인 김선경은 ‘오! 캐롤’의 매력을 “유쾌·상쾌·통쾌”라고, 역시 세 시즌 내내 허비로 활약한 서범석은 “어벤져스가 따로 없다. 연습실에 있는 시간은 입이 귀에 걸려 더운 줄도 모른다. (김선경이 말한) 유쾌·상쾌·통쾌에 새로 합류한 배우들의 새로운 에너지로 인한 상큼·발랄을 추가 하고 싶다”고 전했다.

‘오! 캐롤’은 닐 세다카 음악으로 넘버를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로 ‘브레이킹 이즈 하드 투 두’(Breaking Up Is Hard To Do, 이별은 너무 힘들어)라는 오프브로드웨이 소극장 공연에서 음악만을 라이선싱해 대극장용으로 새로 꾸린 작품이다.

한국 프로덕션은 ‘브라보 마이 러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두 도시 이야기’ ‘맘마미아’ 등의 한진섭 연출, ‘아이언 마스크’ ‘마마돈크라이’ ‘록키호러쇼’ ‘미인’ ‘광화문연가’ 등의 김성수 음악감독, ‘프랑켄슈타인’ ‘명성황후’ ‘에드거 앨런 포’ ‘아마데우스’ ‘이육사’ 등 서병구 안무가가 의기투합했다.

“훈훈한 사랑이야기, 휴머니즘을 많이 담고자 한 게 특징입니다. 2016년 말부터 초·재연을 연달아 했고 지방공연까지 1년 반 정도를 오픈런처럼 공연했습니다. 올망졸망 사랑이야기와 해피엔딩으로 10만명의 관객을 만나면서 매시즌 업그레이드를 계속해왔죠.”

오! 캐롤
뮤지컬 ‘오! 캐롤’ 허비 역의 성기윤(왼쪽부터), 윤영석, 주병진, 서범석(연합)

 

박영석 프로듀서이자 제작사 쇼미디어그룹 대표의 말처럼 초연 당시 ‘거창’(거의 창작) 뮤지컬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될 정도로 확 바뀐 구성, 각색 등의 과정을 거쳤다. 매시즌 꾸준히 넘버 추가를 비롯한 업그레이드를 시도하는 ‘오! 캐롤’은 올해도 ‘렛츠 고 스테디 어게인’(Let’s Go Steady Again)이라는 스텔라·수잔·허비·에스더의 노래와 허비·레오나드의 넘버 ‘유’(You)가 새로 추가됐다. 이어 박영석 대표는 “빅밴드 형태로 브라스를 확장해 사운드도 풍성하게 업그레이드됐다”고 덧붙였다.

‘오! 캐롤’은 미국 마이애미의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랑이야기다. 3류 코미디언 출신의 리조트 MC 허비(주병진·성기윤·서범석·윤영석)와 유명 가수 출신의 리조트 사장 에스더(박해미·김선경·이혜경)는 20년 동안 서로를 바라본 중년의 순애보를 선사한다. 

 

오! 캐롤
9일 서울 역삼동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뮤지컬 ‘오! 캐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연합)

더불어 슈퍼스타를 꿈꾸는 악당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델 모나코(정상윤·서경수·박영수·정원영)의 성장, 소심하지만 천재 작곡가 게이브(박한근·김태오·조환지)와 발랄하고 긍정적인 가수지망생 로이스(최우리·스테파니·허혜진)의 풋풋하고 설레는 로맨스, 결혼식 날 파혼당한 마지(최지이·아미·이하린)의 오래된 사랑 등이 펼쳐진다.

주병진은 한물 간 MC 허비로 출연한다. 허비는 20년 동안 에스더에 대한 사랑을 가슴에 숨겨둔채 곁에 머물며 살아온 인물이다.

 

그의 솔로곡 중 ‘광대들의 왕’(King of Clowns)은 웃으면서 울고 있는 서글픈 3류 MC로서의 처지와 에스더에 제 마음을 말하지 못하는 애틋함을 표현하는 곡으로 20여년을 이어온 허비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넘버다.

“(앞서 말한) 마지막 기회란 새로운 분야의 도전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 높은 산에 오르겠다는 목표 설정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제가 실패하면 마지막이고 성공하면 시작이 될 것이라는 의미죠. 이를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어요. 연습만이 살길이죠.”

이렇게 각오를 다진 주병진은 “허비 역할이 바로 내 삶과 직결됐다”며 “허비가 열정과 사랑, 에너지를 쏟아내지 못하고 감춰온 오랜 세월을 쏟아내는 장면 등이 그렇다”고 덧붙였다.

“뭔가 응어리진, 가슴 안에 무언가를 뿜어내지 못하고 스스로 삭이며 살아왔던 허비의 삶이 저와 흡사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 역할을 다시 해석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많은 부분이 닮아있어요.”

방송인생 41년. 희열도, 굴곡도 많았던 주병진이 첫 뮤지컬 ‘오! 캐롤’에서 부를 ‘광대들의 왕’이 기대되는 이유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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