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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4주년] 경제에도 봄! 北열악한 인프라 건설…新시장 新활로로

[新남북경협! 불황 돌파구 찾는다] 북방사업 기지개 켠 기업들

입력 2018-09-14 07:00   수정 2018-09-13 17:01
신문게재 2018-09-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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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가 주도권 다툼으로 교착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두 차례에 걸친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무사히 마무리되면서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북한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도 북한의 비핵화와 종전선언까지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북사업에 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선정한 '통일 한국의 12대 유망 산업 및 발전 순서'에 따르면, 북한은 초기 인프라·건설 관련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남한의 민간자본과 기술력,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이 상호 보완 작용해 생산재, 중간재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곧 고용 증가와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이어져 향후 소비재 및 서비스 관련 산업도 발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앞서 북한은 주변국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교통 부문에서 북·중 및 북·러 간 나진항 공동개발, 아시아고속도로 건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연결 등 주로 국제적 차원의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내 인프라가 워낙 열약해 국가 간 연결통로 확대를 위해선 기초건설 사업이 선제돼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2015년 발표한 '북한의 산업'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철도가 노반·터널·교량의 정비 부족과 기관차 노후화 등으로 최고 속도가 시속 40(화물)~50㎞(여객)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또 북한의 도로 총연장은 2015년 기준 2만6183㎞로 남한의 10만7527㎞ 대비 0.24배 수준이다. 고속도로는 729㎞로 0.17배에 불과하며, 고속도로를 제외한 도로의 포장률은 10%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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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항만 하역 능력 역시 2015년 기준 4200만t으로 남한의 0.04배에 불과하다. 1970년대까지는 일제강점기부터 사용해 온 기존 시설의 복구와 정비 등 현상 유지에 그쳤으나, 1980년대 들어 대외무역 증대 방침에 따라 주요 무역항인 청진, 남포, 해주, 송림항 등에서 확장공사를 시행했다. 하지만 만성적인 전력 부족과 하역장비 노후화로 크레인을 가동할 동력조차 제공하기 힘든 실정이라 하역 지체로 2~3일간 항만에 선박이 묶여 있는 사태가 자주 일어난다.

 

 

◇ 북한 대형사업 독점권… 다시 뛰는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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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는 모습(연합)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북사업의 첫 삽을 뜨게 될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18년 전 북한의 대형 SOC(사회간접자본) 사업권을 획득한 현대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당시 북한은 '경제협력사업권에 관한 합의서'에 현대그룹이 자국의 전력·통신·철도·통천 비행장·댐·금강산 수자원·명승지(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관광 관련 사업을 독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이에 현대그룹은 지난 5월 남북경협 재개에 대비한 남북 경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8월 3일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금강산에서 열리는 고(故) 정몽헌 전 회장 15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4년 만에 방북했는데, 이 자리에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인사 20여명이 찾아와 금강산 관광과 남북경협 재개 기대감이 한층 고조됐다. 또 현대그룹 계열사 중 금강산 관광 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아산은 최근 있었던 이산가족 상봉 일정을 현장에서 지원하는 등 남북 경협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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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장 시설물 개보수를 위해 방북하는 현대아산과 협력업체 직원들.(연합)

 

◇ 제과 경협 인연 '롯데'… 북방 진출 신호탄 

 

북방TF를 꾸린 롯데그룹은 장기적인 전망으로 임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그룹 대표 사업인 제과를 통해 북한과 경제협력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롯데그룹은 일찌감치 남북경협 준비에 나섰다. 지난 6월 그룹 내에 '북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이다. 롯데는 북방 TF를 통해 북한을 비롯해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 3성까지 아우르는 북방 지역 연구와 협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북방 지역에 진출한 식품·관광 계열사들을 활용해 해당 지역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을 비롯한 북방 지역에 문화·경제적 지원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북방 TF는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 오성엽 부사장(단장)과 롯데지주 공유가치창출팀(CSV)팀·전략기획팀 임원, 유통·식품·호텔·화학 사업부문(BU) 임원, 롯데 미래전략연구소장 등 총 8명으로 구성했다. 북방 TF는 현재도 매주 한 차례씩 모임을 갖고 관련 연구와 추진 가능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남북경협이 외교 관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당장의 성과보다 미래를 보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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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앞줄 가운데)이 개성공단 기업인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연합)

 

◇ 넘아야 할 산 많지만… 새희망 꿈꾸는 '개성공단' 

 

지난 2016년 2월 운영이 전면 중단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사업 재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커다란 경제 효과와 함께 업체의 사활이 달렸기 때문이다. 또 남북관계 개선 및 화해라는 상징성도 크기 때문이다. 

 

최장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의 연구에 따르면 개성공단의 경제성장 효과는 약 160조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금강산사업과 단천지역 지하자원 개발사업이 각각 4조1000억원, 조선협력단지 사업 2조6000억 원,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 1조6000억원 순이었다. 개성공단사업의 경제성장 효과가 가장 큰 것은 개성공단이 실질적인 대규모 생산 활동이 이뤄진 유일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성과에 따라 사업 재개를 희망하는 입주 업체는 90%를 넘었다.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4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개성공단 사업이 재개되면 '무조건 재입주 하겠다'는 업체는 26.7%, '재개 조건 및 상황 판단 후 재입주 하겠다'는 답변은 69.3%로 나타나 재입주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 96%에 달했다. 

 

개성공단 비대위는 사업 재개를 위해 방북 신청을 하는 등 백방으로 힘을 쏟고 있다. 개성공단 비대위는 사업 중단 이후 시설 점검을 위해 지난 7월 6번째 방북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개성공단 비대위는 지난달 22일 비상 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정부의 대응에 불만을 쏟아내면서도 정부의 사업 재개 의지가 있고 이달 중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는 등 남북 화해 무드가 다시 조성되고 있어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다만 경영난을 호소하는 일부 기업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은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개성공단 비대위의 방북이 이뤄진다고 해도 사업재개까지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대북제재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남·북, 북·미간 관계 개선이 필수적이다. 

 

한편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 해제, 남북 경협 활성화 등이 실현되면 북한 관광특구에서 면세 사업은 우선적으로 추진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명승지와 국경지역, 자연경관 등을 활용한 관광개발구를 경제 활성화의 한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원산·금강산관광특구, 신평관광개발구, 온성섬관광개발구, 청수관광개발구 등 4곳이 지정돼 있다. 한 유통 전문가는 "남북경협은 워낙 변수가 많고 SOC 등 사업은 장기간 투자가 필요해 유통 관련 업계가 당장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북한 관광특구에서 면세사업은 비교적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원배·정길준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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