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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유진과 애신이 관통했던 그 시대! ‘표석을 따라 한성을 거닐다’

[혼자보기 아까운 히든콘] 김은숙 작가, 이병헌·김태리·유연석·변요한·김민정 등 ‘미스터 션샤인’의 시대배경에 대한 책 ‘표석을 따라 한성을 거닐다’

입력 2018-09-17 07:00
신문게재 2018-09-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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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의 아들 유진 초이(이병헌)는 미 해병대 장교가 돼 돌아왔고 사대부의 영애 고애신(김태리)은 여전히 한복을 입고 신식학당에 다니며 “아임 어 걸” “러브” 등 어설픈 영어 단어를 주워섬긴다.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던 백정의 아들 구동매(유연석)가 일본 최고의 칼잡이가 되는가 하면 쿠도 히나(김민정)라는 젊은 미망인이 운영하는 호텔 글로리에는 애신의 정혼자 김희성(변요한)같은 룸펜, 모던보이, 댄디 보이 등이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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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석을 따라 한성을 거닐다(사진제공=유씨북스)

한국 전통 기와집, 돌담길, 한복 등과 전차, 병원, 신문사, 요릿집, 호텔, 모던걸·보이 패션 등 서양식 신문물이 공존하던 시대이자 공간을 품은 한성.

 

김은숙 작가와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변요한 등의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개화와 근대화의 격변기였다. 

 

한국역사지도사 모임에서 출간한 ‘표석을 따라 한강을 거닐다’는 표석(어떤 것을 표지하기 위하여 세우는 돌)을 따라 ‘미스터 션샤인’의 그 시대를 따른다. 

 

공간은 시대에 따라 주인과 용도를 바꿔가며 차곡차곡 역사를 축적하고 우리가 알던 혹은 몰랐던 이야기를 품어왔다.

고종은 부강한 나라, 자주독립국가를 꿈꾸며 옛것을 지키는 동시에 새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던 구한말의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였다. 

 

한국의 전기발상지, 경성궤도회사 터, 전차 차고 터, 한성전보총국 터를 통해 동아시아 최초의 전깃불과 발전시설들을 도입한 경복궁의 전기등소, 한성전기회사와 전차, 전화 등의 이야기를 전한다.

책은 제생원·제중원 터, 정의감 터, 지석영의 집터 등을 짚으며 최초의 근대식 국립병원 제중원, 내의원 약방 억석루, 지석영과 종두법, 세브란스병원과 대한의원, 최초의 여성병원과 여의사, 최초의 제약회사 동화약방의 활명수, 이명래 고약 등 근대의학에 대해 다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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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한성의 풍경을 담은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사진제공=CJ ENM)

 

화기도감 터, 성삼문 선생이 살던 곳, 중등교육 발상지, 김옥균 집 터, 장원서 터 등의 표석을 통해 정독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는 화동의 유래를, 혁명을 꿈꾸던 성삼문·김옥균의 행보를, 육영공원·관립중학교·배재학당·한성사범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헐버트 박사를 이야기한다. 

 

대한매일신보 창간 사옥터, 독립신문사 터, 어니스트 베델 집 터 등과 왕후의 공간이자 여성 교육의 산실인 감고당 터를 통해 한국의 신문, 여성 교육의 역사를 훑기도 한다. 제1부 ‘근대국가로의 시대적 요구’에서 개화 역사를 톺았다면 제2부 ‘개화와 근대화의 한성 풍경’에서는 그 시대적 요구로 개화된 한성의 이모저모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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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의 건물이던 순화궁이 매국노 이완용의 소유로, 기생이 수발드는 요릿집 태화관으로, 3.1 운동독립선언의 주무대로, 한국 최초의 사회복지관 태화여자관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러니한 역사적 풍경을 전한다.

 

현재까지도 익숙한 남지 터·조선통신사 길·청파배다리 터·전생서 터·이태원 터가 있는 용산 길, 회동서관 터·신간회 본부 터·유심사 터·중앙학림 터가 속한 심우장 길, 육의전 터·칠패시장 터·화신백화점 터의 백화점 길, 대명거리·궁지 터·양현고 터·서울대학교 터·김창숙 선생 집 터의 대학통 등 개화기 공간이 펼쳐진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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