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평양에서 뉴욕으로’…문 대통령, 북미정상 잇는 메신저 되나

입력 2018-09-20 16:08
신문게재 2018-09-21 3면

[평양정상회담] 백두산 정상에서 손잡은 남북 정상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한데 이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미가 예정됨에 따라 문 대통령 스스로가 또 다시 북미 정상을 잇는 메신저가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을 특사를 파견해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특사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쳐 왔다. 하지만 마침표를 찍는 것은 문 대통령이었다. 다소 불안했던 6월 싱가포르 센토사 북미정상회담을 성사 시킨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을 위해 방북하려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북한으로 보내지 않았다. 상황이 꼬여가자 북미 사이를 두고 비관론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었다.

이때 문 대통령은 정 실장과 서 원장을 또 다시 북한에 파견하면서 3차 남북정상회담을 타진토록 하게 했다. 특사단 파견으로 9월 중 열리기로 했던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 등 확정되면서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목적을 북미 비핵화 협상 중재에 가장 많은 비중을 뒀고, 그 결과는 생중계로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직접 언급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걷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방북 성과를 거머쥔 채 20일 귀환한 문 대통령은 오는 23일 유엔총회의 참석차 방미길에 오르게 된다. 이를 계기로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때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하면서 직접 보고 들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남북 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카드가 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상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사이에서 ‘평화의 메신저’ 역할을 맡게 되는 셈이다. 현재로선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만족감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남북 정상이 평양 공동선언을 발표한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흥미진진하다. 상당히 큰 진전”이라고 남겼고,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남북한으로부터 매우 좋은 소식을 받았다. 그들은 만났고, 우리는 훌륭한 대답을 들었다”며 “북한과 관련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많은 진전을 만들고 있고, 매우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방북 결과를 청취하는 동시에 중단됐던 북미 비핵화 협상을 재개 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과 스티브 비건 대북 특별대표 ‘투트랙’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주 유엔 총회기간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고위급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이고, 비건 대표도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측 협상대표와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의 회담에서는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와 종전선언을 염두에 둔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위치한 빈에서는 핵 사찰의 대상과 범위에 대한 세부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