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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흥행꾼’ 맥그리거 보다 하빕 같은 ‘실력자’가 대접받아야

입력 2018-10-10 18:22   수정 2018-10-11 08:53

WRESTLING-RUS-SPORT-UFC <YONHAP NO-0834> (AFP)
코너 맥그리거를 꺾고 라이트급 왕좌를 지킨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뒤늦게 자신의 챔피언 벨트를 되찾아 팬들 앞에서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UFC 최고의 입담꾼인 코너 맥그리거가 실력자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에 완패하면서 이제 UFC에도 흥행 스타보다 진짜 실력자들이 대접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맥그리거를 비롯해 도를 넘기는 일탈행위를 제대로 제어하지 않고 있는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도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맥그리거는 누르마고메도프와의 경기에서 링 안에서도, 바깥에서도 모두 졌다. 경기 전부터 상대를 도발하고 분노케 하는 특유의 캐릭터가 팬들을 자극해 흥행으로 결실을 맺게 한 탓에 그 동안 맥그리거는 그 누구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한 경기로 거의 무절제한 행동에 실망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맥그리거는 경기가 없던 시절에도 유독 누르마고메도프를 자극했다. 지난 4월 초 UFC 223 미디어데이가 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 자기 패들을 끌고 와 누르마고메도프의 버스를 테러했다. 철제 수레까지 집어 던지는 바람에 차량이 크게 파손됐고 마이클 키에사 등 여러 선수가 다쳤다. 때문에 예정되어 있던 3개 경기가 무산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은 누르마고메도프가 알 아이아퀸타(미국)와 라이트급 챔피언 결정전을 앞둔 때 였다.

테러 이유도 황당했다. 자신의 친구가 누르마고메도프에게 모욕을 당했다는 이유에서 였다. 이 사건으로 맥그리거는 결국 법정에 서야 했고 ‘악동’이라는 이미지는 더욱 각인되었다. 특히 당시 맥그리거가 주차장 경비원에 까지 주먹을 휘둘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팬들은 더욱 실망시켰다.

누르마고메도프가 맥그리거와 경기를 치르면서도 링 밖의 맥그리거패에 자주 눈살을 찌푸렸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누르마고메도프가 보기엔 맥그리거는 알량한 주먹 하나만 믿고 UFC 격투기의 본류를 흐리는 싸움꾼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물려 검도 안되는 트레이닝 파트너 딜런 데니스가 관중석에서 독설로 자극하는데 더 이상 인내심을 발휘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맥그리거가 정상적인 경기를 펼쳤다면 그나마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누르마고메도프의 케이지를 잡고 발가락을 거는 등 온갖 반칙을 일삼는 맥그리거를 그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런 악조건에서도 누르마고메도프가 맥그리거를 완벽하게 눕혔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평정심, 그리고 실력을 입증해 주는 부분이다.



이날 승리로 라이트급 랭킹에 큰 변화가 있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8일 UFC 공식 홈페이지에 발표된 파운드 포 파운드(P4P, 체급에 관계없는 절대 랭킹)에서 지난 주 보다 6계단이나 올라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반면 패자 코너 맥그리거는 지난 주 2위에서 8위로 뚝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라이트급 순위에서도 같은 날 UFC 229 코메인이벤트에서 앤서니 페티스에 2라운드 닥터스톱 TKO승을 따낸 퍼거슨이 지난 주 2위에서 1위에 등극했다.

파운드 포 파운드 1위는 다니엘 코미어가 차지했다. 3위는 TJ 딜라쇼우, 4위는 맥스 할로웨이였으며, 5위는 과거 맥그리거에 패해 왕좌에서 물러났던 조지 생 피에르가 올랐다. 이어 타이론 우들리와 드미트리우스 존슨, 코너 맥그리거가 6~8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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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마고메도프가 맥그리거 트레이닝 코치의 야우와 독설을 참지 못하고 링 밖으로 뛰어나와 소란을 피우자 경찰들이 그를 제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시합 이후 난투극을 벌인 맥그리거와 누르마고메도프는 모두 네바다주체육위원회로부터 징계 처분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하빕의 경우 직접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바람에 이날 대전료 200만 달러의 지급도 일단 보류됐다. 징계 결과 에 따라 거액의 벌금까지 얻어맞을 가능성이 있어 자칫 대전료를 한 푼도 챙기지 못할 수도 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네바다주 체육위원회가 두 선수를 조사한 뒤 벌금 부과·경기 출전 정지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9일 TMZ와의 인터뷰에서 “네바다 주 체육위원회가 벌금으로 25만 달러를 부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출전 정지 기간은 4개월~6개월이 되지 않을까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간 출전 정지 징계를 받더라도 타이틀 박탈 없이 챔피언벨트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누르마고메도프 입장에선 자칫 순간의 실수로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처기가 됐다. 맥그리거의 상식 이하의 도발만 없었다면 세기의 대결이 될 수도 있었을 경기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유무형의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팬들도 처음에는 링 밖으로 뛰어나가 소란을 피운 누르마고메도프의 부주의를 꾸짖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이후 이런 저런 정황이 알려지면서 맥그리거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맥그리거가 아무리 UFC를 대표하는 흥행 보증 수표라 하더라도 쇼맨십과 도발로 본 실력을 감출 수는 없다. 뒤늦게 맥그리거의 코치 존 카바나는 네바다 주 체육위원회에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하빕 팀원들의 공격이 납득은 가지 않지만…”이라고 말을 흐려 사실상 쇼맨십에 지나지 않음을 스스로 드러냈다.

정작 주목할 점은 누르마고메도프의 아버지인 압둘마나프 누르마고메도프다. 그는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는 맥그리거를 용서한다. 모두 지난 일이며 이런 일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들이 보여준 폭력에 대해선 엄벌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맥그리거 진영의 얕은 노림수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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