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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 위축시키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손질해야

입력 2018-10-11 14:25   수정 2018-10-11 14:25
신문게재 2018-10-12 19면

공정거래라는 대의명분으로 38년 만에 가장 크게 뜯어고치는 법 앞에 기업들의 고민은 첩첩산중이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에 경영 위축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입법 의도와 달리 전속고발권 폐지, 사익편취 규제 확대,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상향 조항 등이 기업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기업 고발 남용 방지책과 중복조사 행위 금지 등 보완책도 요구한다. 재계의 우려를 한 줄로 줄이면 기업 경쟁력 저하로 모아진다.

대한상의, 경총, 중소·중견기업계 등이 건의문을 통해 제시한 의견에는 결은 약간씩 다르나 공통점이 있다. 정상적인 기업활동에 지장과 압박을 준다는 것이다. 엄밀히 봐서는 의무고발 요청권이 이미 도입돼 고발권을 공정위만 가진 건 아니었다. 가격 짬짜미 등 그릇된 담합 행위를 근절한다며 가격·생산량 등 정보교환까지 담합 유형으로 다스린다면 문제다. 공정위에 불공정거래 신고가 접수된 기업의 80% 이상이 중소·중견기업인 데 비춰보면 어느 쪽에 더 타격이 클지는 명백하다. 사전 규제와 경쟁사의 악의적 고발 남발 앞에 노출된다면 균형 잡힌 개정인지 의심받는 건 당연하다.



개정안은 특히 불공정 행위 방지에 치중하다가 다른 한 축인 경쟁 촉진과 소비자 편익 증대는 상대적으로 놓치고 있다. 고발을 구실 삼아 미운털 박힌 기업 손보기나 별건수사로 선회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상법 개정 등으로 기업은 안 그래도 몇 겹의 규제에 에워싸인 처지다. 그보다 규제완화로 투자와 고용을 늘린다는 혁신성장에 역행하는 독소조항 아닌가. 규제가 공정거래의 해결책이라고 믿는 ‘바보들의 행진’을 멈춰야 하는 이유다.

건전한 경제질서의 확립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를 실현하려면 적정한 형벌권 발동도 필요하다. 하지만 혁신과 경쟁을 생각하면 기업의 사법 리스크 심화에 대한 보정장치와 예측 가능성 역시 중요도로 치면 그에 못지않다. 편법적 지배력 확대, 소유·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국정 과제와 맥이 닿더라도 계열사 간 정상적인 거래까지 위축시켜선 안 된다. 법 개정 취지가 좋아도 실효성보다 부작용이 크다면 벌써 좋은 법이 아니다. 경제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산업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방향으로 가다듬기 바란다. 기업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입법 과정에서 반드시 필터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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