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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대북 관계개선’ 문제 갈등…쌓였던 한미간 이견 터졌나

입력 2018-10-11 16:48   수정 2018-10-11 16:49
신문게재 2018-10-12 4면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강경화 외교장관의 ‘5·24 제재’ 해제 검토 발언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추가적 비핵화 조치 없이는 제재완화가 이뤄질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강경한 어조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제재 해제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은 그동안의 불만이 외부로 표출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 제재’ 해제 검토 발언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전 강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강 장관은 같은 날 오후 이를 번복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한미 공조 하에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나선 미국 입장에서는 불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여기까지 끌고 온 것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미국의 대북 압박 전술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외교수장의 이러한 발언은 미국의 압박 전술에서 북한에 숨통을 터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강 장관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진 사람이 집권여당 대표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는 사실에 미국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북한이 밀월관계에 빠지면서 대북제재 완화 조짐이 보이자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비판의 날을 세운 적이 있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황급히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 장관이 전후 설명 없이 그 내용만 말씀하셔서 오해를 낳은 것 같다”며 “5·24 조치 해제는 비핵화를 전제조건으로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 않냐”고 되물었다.

이러한 해명에도 그동안 쌓였던 한미간 이견차가 터졌다는 분위기다.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두고 한미간의 이견차 있었던 것은 비단 이번뿐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두고도 이견을 보인 바 있었다. 미 국무부 등 트럼프 행정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및 운영과 관련해 우려의 입장을 표한 바 있다. 북한의 뚜렷한 비핵화 조치 및 징후가 없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속도를 내려는 것에 대한 견제인 셈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북한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킴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하는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해왔다.

우여곡절 끝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우리측 주장대로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개소 이후에도 한미간 이견은 여전했다. 뿐만아니라 평양 남북 정상회담 직전 이뤄진 남북 간 군사 분야 합의를 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강 장관에게 사전 협의가 없었던 점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대북제재 해제 문제를 두고 한미간 지속적으로 이견차를 보이면서 평양 공동선언 이행을 위해 준비 중인 남북간 도로·철도 연결 사업 착공식 등에 대해서도 미국은 반대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시간 제한을 두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와 연내 종전선언을 목표로 숨 가쁘게 뛰고 있는 문재인 정부 간의 시간에 대한 시각차도 상당해 보인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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