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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사들이 CCTV보다 두려워해야 할 것

입력 2018-10-17 15:35
신문게재 2018-10-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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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희 산업IT부 기자

수술실 내 CCTV 설치가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의 대리수술과 수술보조 참여 등과 같이 수 년간 끊이지 않고 있는 수술실 내 불법 의료를 뿌리뽑기 위한 움직임이다. 


현재 경기도의료원 및 안성병원 5개 수술실에서 이달 1일부터 CCTV가 운영 중에 있다. 환자·시민단체들은 “수술실 내 계속되는 문제들로 수술을 앞둔 환자들이 ‘수술대에 눕기가 무섭다’고 얘기할 정도”라며 “수술에 대한 공포와 병원과 의사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환자들 스스로 보호수단을 찾기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수술실 내 CCTV 설치와 더불어 의료인 면허규제 강화가 강조되며 의원들은 사건 재발을 막는 방안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사들은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CCTV를 설치하게 되면 수술 집중도가 떨어져 환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으며, 사생활 침해, 환자 신체부위노출 등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사실 수술실 내 CCTV설치는 초심을 잃은 극히 일부 몰지각한 의사들의 행위가 발단이 됐다. 지난 수세기에 걸쳐 의료인들의 지침으로 채택되고 있으며, 의과대학 졸업식에서 반드시 상기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망각한 것일까. 선서에는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고’,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서 의술을 베풀며’, ‘인종·종교·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해 오직 환자에게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대리수술 등 위험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양심을 버린 의사들이야말로 CCTV보다 더 무서운 것이 환자와 의사간 신뢰와 믿음이 깨졌을 때라는 점을 인지하고 고귀한 생명을 구하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노은희 산업IT부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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