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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란 2차제재’ 美 “제재가 온다” vs 이란 “올테면 오라”

입력 2018-11-04 14:14
신문게재 2018-11-0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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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각자 본인 트위터에 ‘왕좌의 게임’ 포스터를 본 떠 올린 사진을 연결한 것. [사진=트럼프 대통령·솔레이마니 사령관 트위터 캡쳐]

5일(미 동부시간) 0시부터 시행되는 미국의 2차 대(對)이란 제재와 관련해 미국과 이란이 정면으로 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본인의 트위터에서 인기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 포스터 스타일로 ‘제재가 오고 있다. 11월 5일’(Sanctions are coming. November 5)이라는 문구와 자신의 합성사진을 게시하며 강력한 대이란 제재의 시작을 경고했다.

그러자 이란 군부의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정예군 쿠드스부대 사령관은 본인 트위터에 ‘내가 당신과 맞설 것’(I will stand against you)이라는 문구와 본인 모습을 합성한 포스터를 게시해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를 되받아쳤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진은 ‘왕좌의 게임’에서 좀비 부족의 침략에 맞서는 존 스노를 연상케 한다. 미국의 제재를 ‘악’, 이란을 ‘선’의 구도로 묘사한 것이다.

지난 5월 이란 핵합의(JCPOA)를 탈퇴하고 8월 7일 대이란 1단계 제재를 복원한 미국은 5일부터 더욱 강력한 2단계 제재로 이란 경제의 생명줄을 틀어쥐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제재로 이란의 원유 및 천연가스,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과 국영석유회사(NIOC), 이란중앙은행 등의 거래가 차단된다.

이란산 원유 제재 복원을 앞두고 일부 국가들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미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상당폭 줄였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지난 4월 하루 평균 250만 배럴에서 지난달 160만 배럴 수준으로 감소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란산 원유 감축 등에서 협력을 보여준 8개국에 대해 한시적으로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할 수 있도록 면제국 지위를 부여할 것이라고 지난 2일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면제 대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한국과 인도, 터키 등에 한시적 예외가 허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미국은 강도 높은 제재를 통해 이란의 역내 군사개입,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중단 등이 포함된 수정된 핵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이란의 지도부는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며 장기전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정부와 국민, 모든 경제주체의 단결을 요구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AFP통신은 이란이 제재 회피를 위해 모든 유조선의 선박 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운항한다고 보도했다. 유조선의 항로와 행선지 추적을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유령 유조선’ 원유 운반 수법을 동원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이란이 걸프해역 공해상에서 현재 1100만 배럴 규모의 저장용량이 있는 유조선 6척을 띄워놓고 빠른 소량 배송을 통해 제재를 회피하려 한다고 AFP가 지적했다. 이는 과거 대이란 제재 기간인 2010~2015년 사이에 이란이 사용했던 방법이다.

유럽연합(EU)과 중국, 러시아는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했다면서 미국의 제재 예고에도 이란을 측면에서 지원해 왔다. 특히 러시아는 3일 외교부 성명을 통해 이란과 무역, 경제 및 금융협력을 유지하고 확대하는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예고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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