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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중간선거 결과가 시장에 미칠 영향 적지 않다

입력 2018-11-08 15:08
신문게재 2018-11-09 19면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으로 의회권력이 분점된 미국 중간선거의 영향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견제 구도가 형성돼 보호무역주의가 완화되는 기대 섞인 전망을 해볼 수는 있겠다. 정치공학적인 눈으로 봤을 땐 그렇지만 민주당이 완승한 것은 아니다. 그런 낙관은 섣부르다. 통상정책 등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강경 입장인 데다 미국 대통령은 무역 부문에서 차지하는 재량권의 폭이 넓다. 결론을 미리 제시하면 대외변수의 앞자리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장기화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자세다.

예상해볼 수 있는 그림은 여러 갈래다. 정당 간 갈등 구조로 정책이나 법제화가 옴짝달싹 못하는 정체(그리드록·Gridlock)를 상정해볼 수도 있다. 대규모 감세정책과 경기부양책 등 핵심 어젠다에 제동이 걸리기도 할 것이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예산 심의와 법률 심사 권한을 가지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의회를 나눠 장악할 때 미국 증시가 호조를 보였던 전례가 또 나타날지는 알 수 없다. 코스피에 국한해 보면 선제적인 주가 반등이 조심스럽게 전망되기도 한다. 기업 이익 대비 주가 하락 폭이 그만큼 컸다.

그러나 무역정책에 있어서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행정명령 등의 절차로 추진하므로 민주당의 견제는 실제로는 제한적이다. 장기화에 대비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독주가 다소간 약화되겠지만 중국을 상대로 한 통상규제는 거의 초당적인 지지를 받는다. 미 행정부 정책의 연속성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중립적이라 해도 우리로서는 걱정할 부분이 많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전체의 25%, 미국과 중국 등 G2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국내총생산(GDP)의 68%나 된다. 무역전쟁의 피해가 막대할 수밖에 없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세력균형에 변화가 나타난 건 사실이나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쉽게 포기되지 않을 걸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가 활황이고 경제지표가 호조인 현실과 상관없이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된다는 의미다. 파장이 미미하다고만 하지 말고 경제에 미칠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 특히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에 유의할 때가 지금이다. 선거 결과 이외의 변수도 있다. 남북 경제협력 역시 무시하지 못할 종속변수로 곧 떠오른다. 미국 경제의 경로를 급변침하는 일이 없을지라도 ‘디테일’에 유의하면서 다각적인 대응책을 짜야 한다. 트럼프가 반쯤 웃고 민주당이 반쯤 웃는 지금도 우리의 경기 하방요인은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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