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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소녀시대에서 통일의 꽃으로...서현의 이색행보

입력 2018-11-08 23:09   수정 2018-11-0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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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출신 연기자 서현(사진제공=한신엔터테인먼트 )

 

지난해 10월, 10년 넘게 몸담았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떠나 홀로서기에 나선 지 꼭 1년이 지났다. 모두가 우려했지만 서현의 2018년은 그 어느 때보다 바빴다. 2월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북한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무대에 깜짝 출연한 것이 시작이어다.

 

4월에는 남한 예술인을 대표하는 평양에서 열린 남한예술단의 평양공연 ‘봄이 온다’의 MC를 맡아 다시 한 번 남북관계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K팝 그룹 소녀시대의 막내였던 서현은 어떻게 ‘통일의 꽃’으로 거듭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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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출신 연기자 서현(사진제공=한신엔터테인먼트 )

“처음 삼지연관현악단과 합동무대는 전적으로 제 결정이었어요. 어느 날 갑자기 ‘여기 청와대입니다’라며 문자메시지가 왔는데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죠.”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소녀시대 시절 전 세계 곳곳을 다니며 공연을 펼쳤던 서현이지만 북한은 미지의 땅이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북한예술단과 한 무대에 선다는 것은 개인에게 영광이지만 혹여 실수라도 하면 자칫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다.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안 서현의 부모님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힘들면 안해도 된다”고 만류했다. 그럼에도 서현이 삼지연관현악단과 합동무대에 서게 된 것은 “나 자신을 믿어보자”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었다.

“제게 전화를 하셨던 분은 저를 믿으셨던 거잖아요 저도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스스로를 믿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준비과정은 예상보다 어려웠다. 처음 큐시트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한곡만 적혀 있었지만 갑자기 북한 노래 ‘다시 만납시다’를 불러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가사 조차 없어 유튜브에서 곡을 찾아보고 서현이 직접 손으로 가사를 받아 적었다. 공연장에는 프롬프터(무대 위 가수가 가사를 잊을 경우를 대비해 배치하는 화면)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어요. 옆에는 북한 사람이 지나가지, 가사는 다 외워야지.(웃음) 그러다 현송월 단장님께서 저를 보며 ‘남측에서 가장 노래를 잘하시나봐요’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내가 대한민국 대표다, 절대 실수란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죠. 다행히 노래가 시작된 뒤 안정을 찾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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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출신 연기자 서현(사진제공=한신엔터테인먼트 )

 

한숨 돌리는가 했더니 4월에는 평양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에는 아예 MC자격이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지만 가장 신기한 것은 처음 밟는 평양 땅이었다. 대한민국 영토지만 함부로 가지 못하는 미지의 땅. 같은 한국어를 쓰지만 생소한 평양 사투리를 들으며 서현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속에 들어온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낯설고 생소했죠. 사흘 정도 지내니 익숙해졌고 가수들과 한 무대에서 손까지 잡으니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었어요. 마지막 회식 때는 그분들의 인간적인 모습도 봤죠. 영화나 드라마 속 경직된 모습과 달리 실제로는 제게 ‘언니 너무 곱다’고 하는데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요. 언제 만날지 기약 없고 평생 못 볼 수도 있는데 공연하는 사흘 내내 정이 듬뿍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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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출신 연기자 서현(사진제공=한신엔터테인먼트 )

평양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은 닭고기 뭇국이다. 공연 당시 감기에 걸렸던 서현에게 이북식 뭇국은 기운을 북돋게 하는 약과도 같았다. 서현은 “그 때 입맛이 없었는데 뭇국을 맛있게 먹고 기운을 차렸다”고 웃으며 말했다.



◇남자주인공 중도하차한 ‘시간’…마지막까지 책임져

  

평양 공연을 마친 서현은 본업인 연기자로 돌아갔다. MBC 드라마 ‘시간’의 여주인공 설지현으로 분해 2달 동안 또 다른 삶을 살았다. 감정소모가 큰 설지현 역은 또다른 도전이었다. 단순히 슬픔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좌절 속에서 감정을 끌어내는 게 어려웠다.

드라마 촬영 중에는 가수 서현의 활동을 중단한 채 오롯이 설지현으로 살았다. 작품에 집중하기 위해 혼자만의 공간을 찾아 나섰더니 아예 한집에 사는 부모님이 잠시 집을 비워줬다. 촬영 내내 친구는 단 두 번 만났다. 모든 삶을 설지현에 맞춰 살았다.

서현의 노력과는 별개로 ‘시간’은 작품 외적으로 잡음이 많았다. 남자주인공 김정현은 제작발표회 당일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일관하더니 서현의 팔짱을 뿌리쳐 취재진과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드라마 남녀주인공의 케미를 확인하기 위해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는 게 일반적인 제작발표회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설상가상 김정현은 드라마에서 중도하차했다. 표면상 이유는 건강문제였지만 하차 이유를 놓고 여러 설이 분분했다. 참새방앗간 같은 방송국에서 서현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이미 벌어진 일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책임감있게 이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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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출신 연기자 서현(사진제공=한신엔터테인먼트 )

 

“건강이 좋지 않다고, 중도하차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작품을 끝내는 게 중요하지만 배우이기 전에 사람이니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남아있는 사람이 작품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모든 스태프들이 저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잘하지 않으면 드라마가 망한다고 생각했죠. 이슈보다 끝까지 노력해서 인정받고 싶었어요.”

많은 일들을 겪은 서현의 2018년은 어떻게 기억될까.

“인생공부를 많이 했죠. 후회는 전혀 안돼요. 단단해졌고 강해졌죠. 위기를 겪으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그 어느 때보다 꽉 찬 한해를 보낸 서현은 11월 10일부터 아시아 4개국 팬미팅에 나선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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