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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4차 산업 혁명 시대, 우리 아이의 미래는?’ 저자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 “자존감과 공감능력 그리고 열정이면 된다”

‘대통령 기록전쟁’ ‘정보사냥’ ‘투명사회 정보도시’ 등의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 신간 ‘4차 산업 혁명 시대, 우리 아이의 미래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교육법, 로봇, 인공지능(AI) 등 기술 아닌 자존감과 공감능력, 사람에 대한 배려, 기본적인 예의, 부채의식, 측은지심, 책임감, 죄의식 등

입력 2018-11-14 07:00
신문게재 2018-11-14 11면

‘4차 산업 혁명시대, 우리아이의 미래는?’의 저자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초등학교 시절엔 말이 많아 문제아였다. 수업 50분을 못견뎌 떠들다 맞고 성적이 떨어진 만큼 맞다 보니 하루 80대를 맞는 날도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고스톱을 쳤고 빠친코는 중학교 2학년부터 시작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은 빠친코와 성인만화관, 성인영화관을 순회(?)하느라 공부는 뒷전이었다. 20대 초반까지 내내 방황했고 군 생활을 견뎌내기 어려워 자살시도를 하기도 했다. 대학입학도 24세가 돼서야 할 수 있었다. 

 

“공부도 정말 못하고 주위도 산만하고 방황도 심했고…하지만 저는 지금 그 말하는 기술로 강연을 하고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님들께 위안이 되고 있잖아요. 초중고를 거쳐 20대 초반까지 문제아로 사느라 책 읽을 일이 없었는데 지금은 책 읽는 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늦게 깨달은 만큼 더 열정적으로 책을 읽었고 방황하는 그의 삶이 전환점을 맞은 계기 역시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었다. 급기야 ‘대통령 기록전쟁’ ‘정보사냥’ ‘투명사회 정보도시’ 등을 직접 집필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이름은 전진한, 한국 최초로 ‘정보공개전문가’라는 직업을 만들었고 평생의 꿈이었던 참여연대에서 활동했으며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협동조합 알권리연구소를 창립한 시민운동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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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혁명 시대, 우리 아이의 미래는? | 전진한 지음 |다림 출간(사진제공=다림)

최근 신간 ‘4차 산업 혁명 시대, 우리 아이의 미래는?’을 집필해 출간한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은 “누구나 사람들마다 그런 능력이 있다”고 단언한다.

 

“자존감만 다치지 않으면 언젠간 발현이 돼요. 남들처럼 스무살에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해도 반드시 스스로 깨닫고 발현하는 날이 오죠. 현재 우리나라의 직업이 1만 2145개(2017년 12월 기준, 워크넷 참조)에 이르고 계속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하지만 부모님들이 알고 있는 직업은 저 수의 2%도 안돼요. 왜 모두가 의사·변호사, 대기업직원, 공무원이 돼야 해요? 저마다 자신에 맞게 이 시대에 기여하면 돼요. 모두가 기술에 열광하고 있지만 4차 산업 혁명은 결국 사람에 대한 관심이 핵심이에요. 그 관심에서 기술이 늘고 있는 거죠.”

 

4차 산업 혁명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 전 소장은 “로봇도, 인공지능(AI)도 사람에게 필요해서, 인간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기술에 집중된 관심을 ‘인간 본질’에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외우고 풀고 그 동안 인간의 머리가 했던 것들을 안해도 돼요.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모든 지식이 검색되잖아요. 컴퓨터를 켤 필요도 없어졌어요. 전세계의 브레인을 내 것처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 마음만 먹으면 검색으로도 책 한권을 쓸 수 있는 시대, 그게 4차 산업 혁명의 본질이에요. 그런데 학교교육은 여전히 머리 하나를 채워주고 평가하는 옛날 방식이죠.”

급변하는 세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교육방식에 아이들은 자존감을 잃어가고 부모들은 한숨만 늘어가는 현상을 보며 집필한 것이 ‘4차 산업 혁명 시대, 우리 아이의 미래는?’이다. ‘4차 산업 혁명은 무엇인가’부터 ‘4차 산업 혁명과 현 교육의 실태’ ‘4차 산업 혁명과 직업의 원초적 변화’ ‘4차 산업 혁명 시대,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4개 파트에 4차 산업 혁명의 본질부터 현실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까지를 나눠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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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사람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기술을 따라갈 수는 없어요. 제가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는데 영어로 된 50쪽짜리 프린트물을 주면서 번역을 해오라고 시켜요. 학생들을 그걸 데이터화해 번역기술을 활용하죠. 번역이 되고 안되고가 아니라 그 내용을 이해하는지가 중요하잖아요. 번역, 계산, 자료수집 등을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시대를 살면서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시키고 있죠.”

 

이에 그는 자존감, 인성, 공감능력을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경쟁력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지방대 학생들은 자존감을 다친다. 6년 가까이 끊임없이 열등생으로 살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현재의 교육방식이 4차 산업 혁명시대와는 맞질 않으니 자존감을 다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부모님들은 아직도 학교 공부를 못하면 사회적 열등생으로 산다고 걱정이시죠. 하지만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갖는 직업인 변호사, 기자, 교수, 의사 등은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어요. 그런 시대에 왜 우리는 공부가 안되는 애들을 억지로 학원에 보내고 그로 인해 아이들이 자책하게 할까 싶은 생각에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을 시작했어요. 강연을 들으시면서 엄청 우세요. 드디어 답을 찾았다고. 이제 아이들을 닦달하지 않아도 먹고 살 길이 있는 걸 깨달았다고.”

 

‘4차 산업 혁명시대, 우리아이의 미래는?’의 저자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그리곤 아기가 우는 원인을 분석해서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크라잉 베베’를 예로 들었다. “산모가 겪던 1년 동안의 고충이 사라졌다. 엄청난 공감능력이 아니면 개발할 수 없는 기술”이라며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기술이 전인류에 도움이 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공부 잘하는 명문대생들이 단톡방에서 나누는 반인륜적이고 혐오스러운 대화들이나 세월호 참사를 조롱하는 현상 등은 공부하는 기술만을 가르친 학교 교육의 폐해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아이들이 무엇을 해서 세상에 도움이 돼야겠다 깨닫는 순간 스스로의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게 돼요. 그 바탕에는 공감능력과 자존감이 있죠.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정작 가르쳐야할 건 사람에 대한 배려, 기본적인 예의, 부채의식, 측은지심, 책임감, 죄의식 등이에요.”


이에 전 소장은 “이 책은 부모들을 위한 조언들이다. 인권, 다르다고 틀린 것이 아니라는 자존감, 공감능력을 주제로 대화하고 토론해야할 때”라며 “부모와 사회 인식 및 교육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 혁명시대, 우리아이의 미래는?’의 저자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제 친구의 딸이 고등학교 3년 동안을 침대에서 나올질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학교도 안가고 집밖으로 나가질 않는 통에 정신병까지 의심했었죠. 그 아이가 시나리오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엘 갔어요. 그 3년 동안 시나리오를 집필 중이었던 거죠. 별다른 교육도 받지 않고 혼자서.”

 

그리곤 “자존감은 스스로가 남들과는 다른 사람이며 자신만의 방식을 살아가겠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자존감만 세면 괴물이다. 약자에 대한 공감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요즘은 두 가지 다 상실된 애들 너무 많아요. 콤플렉스 덩어리에 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불행한 아이들이 늘고 있죠. 부모와 학교 그리고 사회가 할 일은 그들에게 공감해주고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대단하고 특별하다고 알려주고 기다려 주는 거예요.”

매일 잠만 자는 큰 아들이 벌떡 일어날 정도로 좋아하는 아이린과 레드벨벳에 함께 열광하며 콘서트를 즐기고 작은 아들과 추석 가족당구대회에 팀을 이뤄 참가하는가 하면 스마트폰도, 컴퓨터도 할 수 없는 열흘 간의 크루즈 여행을 함께 하는 것. 전 소장은 이를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교육이다. 아이들에 공감해주고 함께 하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책의 핵심은 ‘걱정 안해도 된다’예요. 학교 교육 강요해 자존감을 다치게 해서 평생 집밖에 나오지 않는 아이로 만들면 안돼요. 제 인생의 목표가 참여연대에서 일하기, ‘말’지에 글쓰기였는데 다 이뤘어요. 그렇게 목표를 이루니 자신감이 생겨요. 꿈같은 날들이었죠.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정말 다양한 삶의 방식이 공존하고 끊임없이 창조된다. 누구나 자신만의 삶이 있고 아이들은 그 삶을 위한 인재다. 우리 아이들이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열정은 누가 만들어주지 않아도 돼요. 아이들 안에 이미 있거든요. 제 안의 엄청난 열정을 잠, 나태함, 산만함 등으로 위장하고 있죠. 그 보물을 찾는 심정으로 아이들을 키우면 좋겠어요. 그러면 아이들도, 부모들도 삶이 재밌어지거든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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