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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리더십’ 힐만 SK 감독, '존경받는 감독상' 세웠다

입력 2018-11-13 15:59

힐만 감독 헹가래<YONHAP NO-0083>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의 6차전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트레이 힐만 감독을 헹가래 하고 있다. (연합)

한국에서의 마지막 여정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채우고 떠나게 된 SK와이번스의 트레이 힐만 감독이 선수들과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보냈다.



힐만 감독은 지난 1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코치진과 전체 선수단, 구단 직원들과 함께 어깨동무도 하고 ‘손가락 하트’ 기념 촬영을 하는 등 SK에서의 2년 일정을 벅찬 마음으로 마무리했다.

힐만 감독은 이번 한국 시리즈 우승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최초의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2006년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를 일본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바 있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힐만 감독이 환한 얼굴로 “믿을 수 없어”라고 외치는 장면을 일제히 크게 보도하며 그의 우승을 축하해 주었다. 그만큼 외국인 사령탑으로는 드물게 두루 인기를 얻었었다.

한국에서도 그의 ‘따뜻한 리더십’은 한국에서도 빛을 발했다. 감독 취임 후 특유의 조용한 리더십으로 팀을 장악했고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 냈다. ‘한국에는 없는 감독’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모두가 이별을 아쉬워하는 사람이 됐다.

팀의 단장으로 힐만 감독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합작한 염경엽 신임 SK와이번스 감독은 “2년 동안 힐만 감독에게서 야구를 많이 배웠다”며 고마움과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힐만 감독과 대화하면서 팀 운영과 관련한 세밀함과 과정에서 많은 공감대를 이뤘다”며 “힐만의 유산을 계승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년간 ‘홈런 군단’으로 자리매김 한 팀의 장점을 계속 살려가고, 부족했던 부분을 이어가 제2의 왕조 시대를 개척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창원 구단주도 힐만 감독에 무한한 감사의 표했다. 지난 12일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자축하는 선수단 축승회에서 최 구단주는 “힐만, 아이 러브 유”를 크게 외쳤다. 힐만 감독도 이에 최 구단주에게 “외국인을 믿어줘 고맙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사랑합니다' 수어로 인사<YONHAP NO-0138>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의 6차전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과 선수들이 ‘아이 러브 유(I Love you)’라는 의미가 담긴 수어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

손혁 SK 투수코치도 힐만 감독에 대한 진심어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힐만 감독님이 언젠가 어두운 내 얼굴을 보더니 따로 불렀다. 그리고는 경기 중 여러 안 좋은 상황에서도 기뻐할 수 있는 좋은 장면을 잘 찾으라고 조언해 주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야구장에 나오는 일이 괴롭다’고 했다”며 자신을 일깨워 준 힐만 감독에 고마움을 전했다.

가을 야구에 유난히 강했던 SK 1차 왕조 때의 주역 박정권과 고비마다 물꼬를 터진 베테랑 김강민도 힐만 감독에 무한한 감사를 표시했다. 박정권은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인 홈런 1방씩을 터트렸고, 김강민은 플레이오프에서 3방의 홈런을 날려 사실상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선도했다. 이들은 “노장인데도 힐만 감독이 믿고 경기에 내보내 준 덕분에 마음껏 배트를 휘두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도 힐만 감독에 남다른 고마움을 전했다. 사실 김광현은 지난해 왼쪽 팔꿈치 수술로 1년을 통으로 쉬었다. 힐만 감독 부임 첫 해에 아무런 도움이 되어 주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김광현의 의지와 실력을 맏고 기다려 주었다. 더욱이 철저히 이닝을 통제하며 짧게 피칭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그 결과 김광현은 올해 선발로 마운드로 복귀해 모두 25경기에서 11승 8패의 준수한 성적으로 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평균자책점도 2.98로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게다가 그는 팀의 한국 시리즈 우승을 결정짓는 6차전 연장전 마지막 투수로 올라가 세 타자를 모두 잡아내며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 모두 힐만 감독의 배려와 믿음이었다.

한국 시리즈 MVP를 수상한 한동민은 “내가 MVP를 받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며 김태훈, 메릴 켈리, 최정 등 팀의 동료들 이름을 거명하면서 힐만 감독에도 진심어린 존경심을 드러내 보였다. LG에서 올 여름 트레이드되자 마자 2루 자리를 꿰찬 강승호도 “힐만 감독님께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도록 편하게 대해 주었다”며 감사했다. 특히 낯선 자신을 곧바로 엔트리에 넣어주고, 계속 경기에 내보내 주면서 자신감을 키워주었다고 고마워했다.

힐만 감독은 오는 15일 감독 이취임식에서 염경엽 신임 감독에게 자리를 물려준 뒤 16일 일본으로 떠나 그곳에서 열리는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가 미국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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