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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투트랙 전략 먹혔나…북미 물밑 접촉 움직임

입력 2018-11-19 16:12
신문게재 2018-11-20 4면

귀국해 손 흔드는 문 대통령 내외
아세안 관련 회의와 2018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회의 참석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한과 미국이 물밑 접촉을 통해 대화를 재개하려는 모습이다. 최근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극비리에 방한했고. 북한도 불법 입국해 억류하고 있던 미 국적자를 비교적 이른 시일에 추방함으로서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CIA 국장 출신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심복으로 알려졌으며, 대북 전문가로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을 물밑에서 조율했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시 동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투트랙 전략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5박 6일간 아세안(ASEAN) 관련 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해외순방 일정에 나섰다. 문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 대상국인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면담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외교를 통해 미국 달래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북측이 원하는 제재완화에 대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과의 면담에서도 문 대통령은 한미 공조와 소통 하에 국제제재 틀 범위 내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교류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북한의 비핵화 전까지 강력한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는 트럼프 정부를 자극시키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방미 성과 말하는 조명균 장관
미국을 방문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한의 비핵화 협력 방안을 논의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8일 인천공항으로 귀국, 방미 결과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문 대통령과 함께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해 뉴욕과 워싱턴 D.C에서 미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한반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고, 특히 지난 16일에는 미 국무부 청사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전하며 미국이 인내심을 갖고 북한과의 협상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북미 고위급 회담 전 협상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려는 미국측을 배려하면서, 동시에 북한에는 지난 8일 예정됐다 무산된 고위급회담 판 자체를 깨면 안 된다는 강력한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관련해 김 센터장이 판문점에서 북한 통일전선부 측 인사와 만나 무산된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과의 고위급 회담 일정을 조율 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벌써부터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까지 언급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8일 무산된 북미 고위급 회담은 11월 말쯤으로 조율 중이며, 장소는 이번에도 북한이 유엔대표부를 운영하고 있는 뉴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이 채널을 통해 내년 초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중재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9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사흘간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카운터파트너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북핵 수석대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방미에는 통일부 교류협력담당 과장급 인사와 청와대 관계자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져, 한미간의 공조는 물론 북미관계 개선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가 가감 없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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