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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금융맨에서 칼국숫집 사장님으로…“원하는 일 해야 인생2막 성공”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한승양 ‘칼국수 한마당’ 대표

입력 2018-12-03 07:00   수정 2018-12-02 15:11
신문게재 2018-12-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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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양 대표가 주방에서 칼국수 조리를 위해 직접 국물을 내고 있다. 작은 사진은 한마당 칼국수 대표 메뉴인 '해물칼국수'.

요즘같이 추운 날,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을 때 ‘호로록’ 부드러운 면발이 일품인 칼국수가 떠오른다.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메뉴지만, 한 남자는 유독 칼국수가 좋았다고 한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20년 가까이 금융맨으로 일하며서도, 그는 가슴 한 구석 ‘칼국숫집 사장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간직하고 살았다. 결국, ‘좋아하는 것을 해보자’는 모토에 따라 안정적인 회사를 박차고 나와 진짜 꿈을 이룬 한승양 ‘칼국수 한마당’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한 대표는 1985년부터 쌍용투자증권(현 신한금융투자) 채권부에서 일했다. 이후 국민연금 채권 팀장으로 일하면서 금융맨으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40대에 증권사 임원까지 오르며 남부럽지 않은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30대에는 틀에 박힌 삶에서 주어진 상황에 맞게 인생을 살았어요. 매 순간 최선을 다한 덕분에 금융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막상 해보고 나니 제가 원했던 삶은 아니었어요. 더 늦기 전에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보자는 생각을 했죠. 되돌아보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DNA가 강했던 것 같네요.”



2003년 당시 한 대표의 나이는 40대 중반으로 자녀들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였지만, 하고 싶었던 외식업에 도전하기 위해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뒀다. 주변에서는 격려 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증권사 임원이라는 직책을 내려놓고 회사 밖으로 나오는 일이 주변에서는 ‘무모한 도전’으로 보였지만, 사실 한 대표에게는 ‘새로운 시작’이었다.


◇ 칼국수로 인생 2막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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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양 대표가 ‘칼국수 한마당’ 메뉴인 팥옹심이를 직접 만들고 있다.

“직장인의 삶도 어려웠지만, 창업을 하는 것은 상상 이상이더라고요. 일을 그만두고 원래 관심 분야였던 외식 사업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좋아하는 칼국수를 메뉴로 정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유명한 곳에서 먹어보고 산지와 계약해 직접 재료를 선별했죠.” 


한 대표가 무엇인가를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게 ‘내가 좋아하는가’이다. 그는 주변에서도 인정하는 ‘칼국수 마니아’였다. 일주일에 2-3번 먹는 건 기본이었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이 외에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메뉴라고 판단했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템인데다 경쟁력도 있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주변에 보면 칼국수를 대표 메뉴로 운영하는 오래된 맛집이 많아요. 퀄리티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고 열심히 한다면, 평생 직업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최근 유행을 반짝 탔다가 사라지는 메뉴들이 많은 데요. 칼국수는 남녀노소 누구나 찾는 대표 메뉴로 오랫동안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칼국수 한마당의 메뉴는 해물칼국수와 들깨칼국수, 팥칼국수, 팥옹심이 등이다. 한 대표는 칼국수 창업을 준비하면서 밀가루 반죽은 물론 면을 뽑고 팥 옹심이도 직접 만들었다. 칼국수에 들어가는 재료 공수와 손질은 물론 소스도 한 대표의 작품이다.

“사람들이 어떻게 쉬지도 않고 맨날 일만 하느냐고 물어봐요. 사실 간단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 됩니다. 몸은 힘들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낼 수 있는 원동력은 ‘좋아하기 때문’이죠.”




◇ 새로운 유통 채널 “노하우 공유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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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양 대표는 팥칼국수와 팥옹심이 메뉴를 만드는 주재료인 팥을 직접 산지에서 공수해 관리한다.

현재는 칼국수를 가정간편식(HMR)으로 배달해 주고, 팥옹심이 택배까지 가능도록 해 다양한 유통채널로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요즘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가정간편식이 대세인데, 칼국수 역시 반조리 혹은 완조리 형태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 소비자들 호응이 뜨겁다.

특히, 한 대표는 배달 음식이 아직까지는 위생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칼국수에 들어가는 재료가 다 보이도록 진공포장한 상태로 배달해 신선함을 유지한다. 칼국수 한마당 식재료의 경우 팥이나 콩 등은 산지와 장기 계약을 맺어 신선한 재료를 공수해오고, 해산물은 매일 아침 들여와서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배달간편식을 시작한지 1년 정도 되었습니다. 겨울에는 사람들이 외부활동을 자제하기 때문에 4계절 중에서 매출이 가장 저조한데요. 이제는 간편식 배달이 안정을 찾으면서 겨울에만 전체 매출의 30~40%까지 차지하는 등 인기가 높습니다.”

현재 직원 15명과 함께 일하게 되면서 향후 프랜차이즈 등 구체적인 사업 구상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프랜차이즈 모델이 되는 것은 한 대표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다. 그에 따르면 프랜차이즈를 한다고 해도 매장 수를 갑자기 늘이려는 게 목표가 아니라, 정말 소규모로 외식 분야에 관심이 있고 일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다.

“40대의 나이에 안정적인 직업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 당시에는 날 이해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지금은 내 평생 직업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친구들이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건 하고 싶을 걸 해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기죠. 칼국수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온 메뉴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제는 제가 칼국수처럼 오랫동안 다른 사람들의 멘토가 되고 싶다는 게 저의 새로운 꿈입니다. ”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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