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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아침과 밤의 ‘전혀 다른’ 샹젤리제 그리고 ‘노란 조끼’의 “웰컴 투 파리”

12월 1일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 유류세 인상 반대와 마크롱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하는 '노란 조끼' 시위
투석전, 물대포와 최루탄, 상점 약탈, 경찰 차량 빛 자동차, 오토바이, 상가 및 주택가 방화, 개선문 및 상가 낙서 등

입력 2018-12-02 18:00

샹젤리제
일명 ‘노란 조끼’들이 모여들던 12월 1일 오전 9시경 샹젤리제 거리와 개선문(사진=허미선 기자)

 

 

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번화가 샹젤리제에서 유류값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일명 ‘노란 조끼’(Gilets Jaunes, 사고를 대비해 차에 의무적으로 비치하는 형광 노란 조끼)라고 이름 붙여진 시위대는 3주째 토요일마다 유류세 인상 반대와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극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파리의 5500여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7만 5000여명 규모(프랑스 정부추산)로 진행된 1일의 시위는 지난 주말(11일 24일)에 비해 참여자 수는 감소됐지만 폭력성은 심화됐다. 아침 일찍부터 개선문(Triumphal Arch)부터 콩코르드 광장(Place de la Concorde) 인근까지 도로가 폐쇄됐고 11개 지하철역이 운행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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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오후 9시경 샹젤리제 거리의 전소된 자동차와 오토바이(사진=허미선 기자)

 

경찰차량을 부수는가 하면 투석전을 벌이고 상점 약탈, 방화, 폭력을 행사하는 시위대에 경찰도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응수했다. 이날의 시위는 110여명(경찰 20명 포함)이 다치고 220여명이 체포되며 2005년 이래 최악의 폭력사태로 평가되고 있다.

시위대는 정부의 무관심에 분노하고 정부는 시위대에 극우 혹은 극좌 정치세력이 개입했다 일갈하는 불통의 현장이었던 이번 시위가 끝난 후의 풍경은 처참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은 전복돼 불탔고 상가나 주택, 버스정류장 등의 유리는 산산조각 나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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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 파손되고 ‘Macron En Taule’(마크롱을 감옥으로)낙서가 된 12월 1일 오후 9시경 샹젤리제 거리 상가(사진=허미선 기자)

 


개선문을 비롯한 벽에는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비난과 퇴진 요구를 담은 낙서들로 빼곡했다. “웰컴 투 파리!” ‘노란 조끼’ 시위대 몇몇은 삼삼오오 밤까지 샹젤리제 인근을 돌아다니며 관광객, 시민 등에 고성을 질러대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석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폭력은 결코 합법적 분노에 대한 의사 표현과 관계없다. 어떤 것도 경찰에 대한 공격이나 상점 약탈 및 건물 방화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비판하며 2일 시위에 대한 긴급 각료회의를 예고했다.  

 

샹젤리제
12월 1일 오후 9시경 샹젤리제 거리. 왼쪽 유리가 파손된 상가, 오른쪽 위부터 여전히 불타고 있는 오토바이와 거리를 가득 메운 유리 파편이 박힌 여행자의 신발(사진=허미선 기자)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 시장도 자신의 SNS에 파리의 상징인 개선문 낙서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고 분노하기도 했다.

 

 

“저는 그 시위에 대해서는 전혀 몰라요.” 혹은 “저는 관심이 없습니다.” 100명이 넘게 다치고 거리가 파괴된 듯한 시위에 대해 묻는 질문에 몇몇 파리 시민들에게서는 이같은 반응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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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각) 오전 9시경 물청소 중인 샹젤리제 거리. 어제 시위의 잔해들은 수습되고 차들도, 사람들도 거리를 오가고 있다(사진=허미선 기자)

 

 

TV뉴스를 보며 혀를 차는 이들도 있었지만 ‘노란 조끼’ 시위가 벌어지는 동시간대 샹젤리제 거리를 제외한 파리 시내는 평온했다. 샹제리제까지 걸어서 20분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한 튈르리 정원(Tuileries Garden)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성황을 이뤘다.

 

 

에펠탑 등 관광지, 카페, 상점, 음식점, 극장 등도 사람들로 넘쳐났다. 그리고 2일 오전 9시경 파리 샹제리제의 평범한 일상이 다시 시작됐다.

 

파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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